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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지난 17일 세리에A 리듬체조 챔피언십(세리에A) 선수 등록을 위해 이탈리아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항공권 예약이 취소돼 출국하지 못했다. 이 일을 두고 언론들은 잘못된 사실과 주관적 판단에 치우친 보도를 남발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실 관계'와 '사태의 진상'을 가늠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대한체조협회와 손연재 소속사(IB스포츠)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많은 언론에서 '협회가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렸던 이온 컵 2012 리듬체조 클럽 세계선수권대회에 손연재의 참가를 결정했으나 손연재 측이 거부했으며, 이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온 컵 참가에 대한 엇갈린 입장

9월 말 일본 이온컵 개인전 메달리스트들. 우승은 드미트리예바가 차지했다.
 9월 말 일본 이온컵 개인전 메달리스트들. 우승은 드미트리예바가 차지했다.
ⓒ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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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 컵은 참가 의의가 있는 대회였을까. 이에 대해 체조협회 김배연 전무이사는 "이온 컵은 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만큼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공인대회"라며 "그 대회에는 국제심판과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선수 측면에서 볼 때 참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올해 이온 컵 개인전 우승은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드미트리예바가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온 컵 대회 참가는 누가 먼저 요구했을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는 "그 부분은 담당자가 휴가 중이기 때문에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했지만, 체조협회 측의 입장은 달랐다. 대한체조협회 김 전무이사는 "일본 이온 컵 출전은 처음부터 손연재 소속사 측에서 요구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후 손연재 소속사가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손연재 측은 이온 컵 대회 참가를 왜 거부했을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 측은 "갈라쇼(10월 6·7일)를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참가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체조협회 측은 "갈라쇼는 이온 컵이 끝나고 7~8일 뒤에 열리는 대회였다"며 "갈라쇼나 전국체전을 대비해 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온 컵 참가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게 별로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21일, 손연재는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진단서만 제출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이온 컵 참가 거부도 올림픽 이후 계속된 부상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서, 손연재 소속사는 "부상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체조협회 김 전무이사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며 "당시 제출한 진단서(3주)도 그랬고... 가벼워 보였다"고 답했다.

항공권 취소... "대한체조협회 때문" vs. "다른 방법 찾으려 했다"

손연재의 합류 사실을 알린 이탈리아 S.G. 파브리아노 클럽 홈페이지
 손연재의 합류 사실을 알린 이탈리아 S.G. 파브리아노 클럽 홈페이지
ⓒ 파브리아노 클럽 홈페이지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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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손연재가 이온 컵에 참가를 거부한 것이 대한체조협회의 세리에A 참가 여부 결정에 영향을 끼쳤던 것일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 측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체조협회는 "그것은 이온 컵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별개의 일"이라며 영향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세리에A는 어떤 대회일까. 손연재 측은 "세리에A는 월드컵 시리즈나 그랑프리 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한체조협회 김 전무이사는 "그 대회는 2008년에 시작된 것으로 국제공인대회도 아니고, 이탈리아 체조협회가 주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탈리아에 있는 클럽들이 개최지를 바꿔가며 펼치는 이벤트성 대회"라고 평했다. 양측이 대회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체조협회의 승인 결정이 나기 전에 손연재 소속사가 세리에A 대회 참가를 언론에 발표했던 것은 적절했을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는 "그 부분은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체조협회 김 전무이사는 "협회가 승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이 때문에 9월 10일께 선수 강화위원회가 열렸고, 대승적 차원에서 세리에A 출전을 허용하기로 잠정 결정을 내렸다, 확정 결정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손연재 소속사가 세리에A로부터 초청을 받은 것은 지난 7월 30일이었고, 초청장을 협회에 전달한 것은 8월 28일이었다. 손연재 소속사는 협회의 승인이 있기 전인 8월 29일 세리에A 참가를 발표했다(이는 8월 29일 치 <머니투데이>에 보도된 바 있다).

세리에A 대회 선수등록을 위해 선수가 직접가지 않고, 온라인 등록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한 것은 대한체조협회의 독선이었을까. 이에 대해 체조협회 소정호 사무국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나중에 확인한 11일 치 소속사 협조 공문에는 선수 등록을 위해 선수가 직접 가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10월 13일 전국체전에서 손연재 소속사로부터 '이탈리아에 선수가 직접가지 않고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협회가 도와 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대한체조협회도 선수가 직접가지 않고 등록을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손연재 소속사 역시 "선수가 직접가지 않고, 선수 등록을 할 방법이 없는지 소속사도 알아보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대한체조협회는 지난 15일에 선수 측이 '17일 출국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린 적이 있었을까. 이에 대해 체조협회 김 전무이사는 "15일 김지희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선수가 17일 이탈리아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강화위원회의 확정 결정이 난 것이 아니므로, '단지 선수 등록만을 위한 이탈리아행은 허락하기 어렵다'는 보류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속사는 통보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체조협회가 선수를 보낼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세리에A 주최 측이 항공권을 취소한 것일까. 손연재 소속사는 "지난 17일 확인한 세리에A의 이메일에서는 '대한체조협회가 17일 선수가 못 간다고 했기 때문에 항공권을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체조협회의 입장은 다르다. 소 사무국장은 "단정적으로 못 간다고 하지는 않았다, 16일 이탈리아 대회 주최 측에 전화했을 때도 협회에서 이메일을 보내주면 다른 방법을 협의해보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17일 공문을 영어로 작성해서 보낼 예정이었다, 선수 등록은 17일에서 20일까지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7일 출국 당일, 손연재가 공항에 갔다가 되돌아온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는 "오전 9시께 협회로부터 공항에 가라는 말을 듣고, 공항에 갔다가 항공권 예약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되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반해 체조협회 사무국장은 "오전 9시 30분께 선수 소속사에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조속히 결정하겠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40여 분 후에 소속사에서 다시 전화가 와 '빨리 결정을 해 달라, 비행기 시간에 늦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급한 상황 같아서 일단 공항에 가서 기다려달라고 했다, 나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행 항공권은 언제 도착했으며, 소속사는 항공권이 온 사실을 협회에 알렸던 것일까.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가 항공권을 받은 시기는 10월 초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너무 세세한 일이라 협회에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조협회 사무국장도 "소속사는 비행기 표가 왔다는 사실을 사전에 협회에 알리지 않았다"며 "협회는 17일 출국 당일 (항공권 수령 여부를) 알았다"고 설명했다.

항공권 취소를 알리는 이메일이 도착한 시점과 이를 확인 시점은 언제였을까. 손연재 소속사 관계자는 "이메일은 17일 새벽에 도착했으나, 확인은 17일 오후에 했다"는 입장이지만, 대한체조협회 소 사무국장은 "세리에A는 표가 취소됐다는 이메일을 협회에 보내지 않았다, 17일 선수 소속사로부터 전달받았을 뿐"이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갈등 부추기는 언론보도 행태도 문제

2012 런던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체조요정 손연재가 지난 8월 14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2012.8.14
 2012 런던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체조요정 손연재가 지난 8월 14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2012.8.1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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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종합하면 지난 15일 선수측은 '17일 선수 단독 출국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선수 강화위원회의 승인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속사는 출국을 계획하는 등 절차를 무시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세리에A 주최 측은 국제대회에도 없는, 선수 본인이 현지에 와 직접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는 규정을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조협회도 선수의 대회 출전에 대한 확정 결정을 빨리 내리지 못했고, 이 때문에 업무의 혼선이 있었다. '손연재 사태'라 불리는 이버 일은 언론의 일방적 보도 때문에 양측의 갈등이 더 심각한 국면에 봉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17일 출국 당일 과열 보도가 없었다면 양측 간의 원만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었다.

대한 체조협회 김배연 전무이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선수가 스타나 연예인처럼 광고·방송에 자주 노출되고, 쇼 같은 이벤트성 행사에 출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당장 2013년 세계선수권을 보더라도 지금처럼 연습을 게을리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선수와 소속사는 선수를 위해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체조협회는 지난 20일 '협회 관련 위원(기술·강화·경기·대표코치 포함) 연석회의'를 열고, 손연재의 세리에A 대회 불참 결정을 확정지었다. 이 회의에서 연석회의는 "손연재 선수는 2012년 11월 새로운 룰 변경에 따른 작품 구성에 대비해야 하고, 컨디션 유지를 위해 무리하게 이 시점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석회의는 "향후 대한체조협회는 손연재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2013년도 주요 공식 국제대회에 대비한 준비에 만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합의했다고 한다. 또 이 자리에서 국가대표 코치는 손연재 소속사의 지나친 관여로 인해 선수훈련 및 통제에 한계를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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