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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게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외통위 새누리당 간사인 정 의원은 "지난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정상은 단독회담을 했고, 그 대화록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회담내용은 녹음됐고 북한의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 라인과 공유했으며, 그 대화록은 폐기 지시가 내려왔지만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도 했다.

정 의원은 "대화록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북방한계선)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남북공동선언문 발표후 손 맞잡은 두 정상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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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노 전 대통령이 했다는 이 발언이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북방한계선 존중을 전제로 10·4 선언에서 합의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의 떠벌임이나 북방한계선 고수 주장은 남북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을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말한 10·4 공동선언의 경위와 내용"이라고 말했다.

남한인사들의 북방한계선 고수 주장을 북한이 '남북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을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이 같은 노 전 대통령의 구두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정 의원은 또 "대화록에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북한이 핵보유를 하려는 것은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로 북한 대변인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북한이 나 좀 도와달라'는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한반도 통일 문제 등에 대한 김정일의 발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의를 표하는 내용뿐 아니라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면서 대화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정 의원이 말한 대화록의 존재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이 발언 뒤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발언과 대화록에 대해서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 청와대 통일비서관 재임시절(2009년 1월~2010년 10월)에 이 내용을 파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재정 전 장관 "면책특권 있다고 함부로 얘기해도 되나"

그러나 2007년 10월 3일 오후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은 "황당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날 오후 정상회담은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어서 시작해서 오후 4시반 쯤 끝났는데, 양 정상만의 회담은 없었다"면서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그런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양 정상의 발언 녹취록은 지금 볼 수 없게 돼 있는데, 정 의원은 어떻게 그런 내용을 알았다는 것이냐"면서 "아무리 두 정상이 고인이 됐고, 국정감사장에서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함부로 얘기해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수행해서 방북했던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도 "NLL고수를 전제로 서해평화협력을 추진하고, 북한핵 불용과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노 전 대통령의 기본 원칙이었다"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이 늦어졌다는 점에서도 정 의원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북 이틀째였던 2007년 10월 3일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34분~11시 45분과 오후 2시 45분~4시 25분 2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으며, 남한에서는 권오규 경제부총리, 이재정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기록)이, 북한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태그:#2007년 남북정상회담, #정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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