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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왔다. 우리의 선택만이 남아있다."

법륜스님은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에서 "통일을 이루기 위해 지금이 적기"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9일 오후 7시, 2층으로 이루어진 대강당에 2000여 명이 꽉 들어찼다. 자리가 없어 계단이나 통로에도 앉았다. 지난달 15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울산, 대전, 부산을 찍고 전국순회공연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이날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이 특별 출연했다.

북콘서트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묻고 법륜스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법륜스님은 이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를 통일로 꼽았다. 법륜 스님은 "새로운 100년을 위해 2012년이 중요하다"며, "지금이 남북통일의 적기"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한반도 세력의 교체기'를 내세웠다.

"미국은 지는 해, 중국은 뜨는 해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세력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남한은 미국 영향권 안에 있지만, 미국이 예전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반면 북한은 예전에는 자주성이 강했지만 점점 중국의 영향력이 커져 10~20년 후엔 북한의 자주성도 떨어질 것이다. '강대국 세력의 교체기'인 지금 시점이 통일의 적기이며, 남한이 주도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어 법륜스님은 차기 정부에서 남한뿐 아니라, 통일 한국을 넘어 동북아 전체를 이끌 '통합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후 7시 45분께 무대에 오른 조국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통일을 포기했다고 본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법륜식 통일'은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통합의 방식이며 통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8시 10분경 박경철 원장이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오연호 대표와 법륜스님, 조국 교수, 박경철 원장이 한자리에 모이자 강당을 가득 메운 2000여 명의 관객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박 원장은 경제적 관점에서 통일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자립을 위한 최소 인구가 8000만 명은 되어야 한다"며, "통일을 통해 긍정적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법륜스님을 통해서 통일이란 주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가슴 뛰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 법륜스님은 공동체 속에서 개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법륜스님은 "우리 공동체 전체가 염원하는 것이 뭔지 알고 같이 맞춰 나가야 이루어진다"며, 7000만 동포의 시대적 과제와 개인의 삶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동일선상에 놓고 맞춰나갈 때 진정한 성공이 도래한다"고 말했다.

또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묻는 질문에 "북핵은 자기 체제의 방어적 측면에 의한 것"이라며 "북핵 완전폐기를 앞세우면 통일이 어려워진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우리의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법륜스님은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못하면 우리에게 희망이 없느냐"는 한 청중의 질문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일과 양극화 해소를 각각 한 축으로 마련할 '통합의 리더십'을 누가, 어떤 집단이 가지고 있는지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통 받는 북한주민을 도와주고 민심을 사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다"며, "이를 위해 시민이 정부에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도록 강력히 항의하여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투표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도록 각성시켜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역사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콘서트는 예정된 시각보다 약 한 시간 가까이 넘어선 9시 50분께 마쳤다.

취업준비생 김산들씨는 "평소통일은 먼 얘기고, 다른 사람이 하는 거라 생각했었는데 나도 그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지역아동센터 교사인 최숙경씨는 "그동안은 생각하지 못했던 통일의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며, "북한의 2000만 동포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그 경로를 찾아서 지원하고, 실천할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그:#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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