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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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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도올은 최근 설악산을 비롯해 지리산과 월출산 등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환경부와 지자체를 향해 "쇠말뚝을 박은 일제의 행위는 케이블카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지만 지금은 국가가 자연을 돈벌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며 국민을 그 식민지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올과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회원 등 20여 명은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의 안내로 이날 오전 6시쯤 설악산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오전 11시쯤 정상인 대청봉에 도착했다.

"이명박 대통령 생각을 바꿔라"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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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은 산제 제문에서 "오늘 우리나라의 국가운영은 주체인 국민을 이익추구의 수단으로 비하시키며 민의를 조작하여 그들의 생활세계를 식민지화 하고 있다"며 "신성하게 영구보존해야 할 영토를 이권개발의 터전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존립이유는 국민의 삶의 공익적 측면을 보장하는 데 있다"며 "국립공원은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사적 개발에 대비해 보호해야 할 곳으로 국토의 생명혈에 해당하는 명당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국립공원 내에는 단 한 군데도 케이블카가 없다"며 "환경부가 3개월 내에 국립공원 6개소에 케이블카 설치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이는 국토운영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국립공원과 환경부의 존립이유 그 자체를 거부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엎드려 눈물로써 호소한다"며 "어떠한 이유로든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만드는 결정을 내리는 데 일조한다면, 사직신의 저주와 오명이 자손만만대에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올은 "이명박 대통령이여, 생각을 바꾸소서"라며 "국민은 더 이상 무리한 개발을 원치 않는다. 바른 정치를 펴서 남북을 화해시키고 주변 강대국들을 화해시키고, 홍익인간의 개국이념과 여민동락의 인정을 펴서 양극화를 막고 상생의 화해를 구현하라"고 호소했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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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도올은 그가 직접 광목천에 먹으로 쓴 격문을 일행들과 함께 펼쳐 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한(韓)민족의 생명근원 백두대간(白頭大幹) 사직(社稷)의 하느님께서 진노! 정부가 앞장서서 국립공원(國立公園파괴). 국토(國土)의 원칙이 무너진다! 사소한 이권과 탐욕에 국민(國民)을 눈멀게 만드는 기만술 이제 그만! 남북(南北)을 화해시키고 홍익인간(弘益人間) 여민동락(與民同樂) 실현하고 전 세계(世界)를 품에 안는 상생(相生)의 정치(政治) 펴라! 국립공원 파괴 공무원, 이권집단 자손만만대 벌 받는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정말 안 됩니다! 국민(國民) 모두가 깨어나야 합니다! 분노해야 합니다! 이 나라의 사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환경부, 3개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추진... 19일 공청회

설악산의 케이블카 건설 논란은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지리산국립공원 4곳(남원, 함양, 산청, 구례), 설악산국립공원 1곳(양양), 월출산국립공원 1곳(영암) 등 총 6곳에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 선정절차'를 확정하며 불거졌다.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문제는 지난 수년 동안 환경파괴와 비경제적 효용성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 돼 왔다. 특히 '자연생태계와 자연 및 문화경관을 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국립공원 지정의 이념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또 산 정상으로 다수의 사람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정상부근의 파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 된다. 케이블카가 건설될 경우 현재 연간 30만에 이르는 대청봉 방문 인원은 70여만 명이 더 늘어나 100여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거기에 건설로 인한 대규모 벌목과, 케이블카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으로 국립공원 전반의 생태계와 환경도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는 장애인, 노약자 등을 위한 이용형태의 다원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 정산 부근이 파괴된다는 지적에는 폐쇄형전망대를 설치해 정상으로 접근을 막겠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20여 년 전 건설된 덕유산 케이블카의 경우도 처음에는 정상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했지만 이후 허용됐다. 케이블카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만 이용하는 게 아닌 이상 이용형태의 다원화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환경부는 오는 1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케이블카 건설 해당 지역의 지자체들과 함께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8일 오전 도올 김용옥 교수(이하 도올)가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산제를 지내고 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격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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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도올이 대청봉 산제에서 낭독한 제문 전문(원문대로 전재함)이다.

유維 세차歲次 단기 4345년 6월 8일 대한국인 도올 김용옥은 한민족의 생명근원 백두대간白頭大幹 사직社稷하느님께 감敢히 소고昭告하나이다. 한 국가의 대본大本은 영토와 주권을 가진 국민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나라의 국가운영은 주체인 국민을 이익추구의 수단으로서 비하시키며, 민의를 조작하여 그들의 생활세계를 식민지화 하며, 신성하게 영구보존해야 할 영토를 이권개발의 터전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립이유는 국민의 삶의 공익적 측면을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공원이란 국토 중에서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사적 개발에 대비하여 보호해야 할 곳으로 지정한 국토의 생명혈生命穴에 해당되는 명당처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국토대비, 일본 5.2%, 대만의 9.6%에도 못 미치는, 3.9%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국립공원 내에는 단 한 군데도 케이블카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세계가 국립공원 내의 케이블카는 없애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환경부가 3개월 내에 국립공원 6개 소(지리산국립공원 4곳, 설악산국립공원 1곳, 월출산국립공원 1곳)에 케이블의 설치를 심의·결정한다고 합니다. 국립공원은 형식적으로 사적 기관이 손댈 수 없는 곳이므로, 개발이권을 환경부가 앞장서서 챙기겠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국립공원의 이권개발의 주체가 되겠다는 발상은 국토운영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국립공원과 환경부의 존립이유 그 자체를 거부하는 폭거입니다.

갯벌을 없애버려 바다를 황폐화하고, 강물을 막아 국토혈맥의 흐름을 인위화 하여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과 함께 인민의 삶을 황솔荒率하게 만들고, 이제 남은 산마저 철근을 박아 국토유기체 생명의 혈맥을 끊어 왜놈이 저지른 만행보다 더 끔찍한 포역暴逆의 죄업을 제 땅에 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포만暴慢한 짓을 계속할까요? 소수의 이권을 위하여 국고를 탕진시키고, 국가를 한 사기업과도 같은 영리집단으로 전락시킨 그 악업을 은폐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이권개발사업을 제시하여 국민들을 현혹시키고자 함에 있습니다.

국민들은 혹시 돈 좀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현혹되게 마련입니다. 보편적 민생을 국가가 보장하지 아니 하고 개발사업의 제시로써만 끊임없이 국론을 분열시켜가면서 관계자들은 이권의 사기술책에만 광분하여 배를 불립니다. 어리석은 백성들은 계속 속기만 합니다. 자연의 파괴는 가속화되고 국민은 점점 구리求利의 탐욕에 예속되어가면서 빈곤화되어 갑니다.

민생은 국토개발로써 증진되거나 확보되지 않습니다. 국토개발은 더 이상 불가합니다. 추상적 문명의 가치를 확대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으며, 물질적 기반의 확충은 땅의 조작을 넘어서는 두뇌의 실력에 있습니다. 땅은 우리 유기체적 삶의 몸입니다. 내가 잘살겠다고 내 몸에 칼자국을 내는 미친놈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연自然은 스스로自 그러하게然 내버려둘수록 그 가치를 영속화시키며 구원한 생명生命의 장場으로서 창조를 계속합니다. 자연이 없이는 인간도 문명도 문화도 정치도 존립할 수 없습니다. 자연自然은 성誠 그 자체입니다.

나 도올은 국민 앞에 엎드려 눈물로써 호소합니다. 정말 죽고 싶도록 슬픕니다. 왜 이 민족이 이 지경의 타락에 이르게 되었는지 정말 자책과 회한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환경부 공무원님들, 그리고 이권사업에 관련된 사람들, 그리고 지자체의 사람들, 그리고 행여 땅값 오를까, 돈 좀 벌 수 있을까 생각하는 선량한 시민들, 조금만 멀리 생각합시다. 대의大義를 위하여 사리私利의 조급한 마음을 버립시다. 만약 그대들이 어떠한 선善한 이유로든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만드는 결정을 내리는 데 일조한다면, 사직신의 저주의 오명이 그대들의 자손만만대에 미치게 될 것입니다. 국토, 국가, 국민의 원칙이 모두 허물어지는 재앙을 그대들 스스로 자초했다는 사실을 그대들의 족보에 기입하게 될 것입니다. 양심의 포폄은 그대들 자신과 그대들 자손을 영원히 따라다닐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시여! 생각을 바꾸소서! 이제 이 국민은 더 이상 무리한 개발을 원치 않습니다. 바른 정치를 펴서 남북을 화해시키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강대국들을 화해시키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개국이념과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인정仁政을 펴서 국민의 양극화를 막고 상생相生의 화해를 구현하소서! 그리고 백두대간을 온전히 지켜 우리의 자손들이 창조적 삶을 구현할 수 있는 스스로 그러한 터전을 물려주소서.

자랑스러운 조국의 천기지혈天氣地血을 지키는 모든 신명의 은덕을 추원追遠하고 감통感通하여 청작淸酌으로써 공신전헌恭伸奠獻하오니 하느님이시여, 상향尙響하시옵소서. 이 민족의 구원한 미래를 축원하나이다.

설악 대청봉 정상에서
도올 김용옥 읍소泣訴 제향祭享


태그:#도올, #설악산, #대청봉, #케이블카,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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