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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는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속에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당이 한국사회에서 커갈 수 있게 시민과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런 정당, 한국에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부탁했다.
 "한국 사회는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속에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당이 한국사회에서 커갈 수 있게 시민과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런 정당, 한국에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부탁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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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은 두 당 연대 논의의 장에서 아예 배제됐다. 매우 유감이다. 더구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진보신당이 통합진보당이 있는 한 야권연대를 논할 수 없다고 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언론은 3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이 공동대표의 허구성조차 지적하지 않았다. 유감이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는 통합진보당과 언론을 향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14일 여의도 진보신당 당사에서 만난 홍 대표는 "통합진보당은 상대적으로 가깝고 약한 쪽을 누르거나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분노보다는 서글픔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에 합의했지만 진보신당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홍 대표는 "협상이 타결됐는지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진보신당과의 야권연대 논의는 진척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언론은 사안을 분석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현실적으로 힘을 가진 사람만 쫓아 그의 동향을 보고하는 보고자로 전락했다"며 "진보신당은 동향 보고에서조차 왕따를 당한다, 진보좌파정당의 유의미성을 이렇게까지 백안시할 수 있구나 놀랍다"고 날을 세웠다.

이러한 언론의 무관심 속에 진보신당의 지지율은 1%에 머물고 있다. 정당법상 총선에서 당 지지율이 2%를 넘지 못하면 당을 해산해야 한다. 진보신당이 해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홍 대표의 4·11총선 정당지지율 목표치를 3%로 잡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1명을 배출할 수 있는 기준점이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 등 진보신당의 얼굴 역할을 했던 전 대표들의 탈당 전인 지난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의 지지율은 2.94%였다.

홍 대표는 "대단히 어렵다는 걸 알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며 "'배제된 자의 이야기'를 보여주자는 비례전략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줘 3%를 돌파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순자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비정규 노동자를 비례대표 1번에 배치하는 등,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도 비례 출마 결심을 굳힌 상태다.

홍 대표는 "한국 사회는 극심한 불평등과 양극화 속에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당이 한국사회에서 커갈 수 있게 시민과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이런 정당, 한국에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부탁했다. 

다음은 홍세화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정희 대표 고소한다니까, 그제야 언론이 우리 얘기를 받더라"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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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바깥에 있다가 4개월 전인 11월 당 대표를 맡으며 정치 안으로 들어왔다. 어떤가.
"직업정치인이 아니어서 사실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상황의 부름에 응답해서 당 대표로 섰으니 대표로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하자는 게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특히 한국사회에 진보좌파 정당의 뿌리를 내리는데 밀알이 되고자 한다. 진보는 현실을 바꾸자는 것이기 때문에 입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분당 상황 등에 의해 진보좌파 정당이 유의미성을 갖고 현실적 역량을 갖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어떻게 평가하나.
"매우 유감이다. 진보신당은 야권연대에 논의의 장에서 아예 배제됐다. 두 당이 야권연대에 합의했다는 얘기를 보도를 통해서 봤다. 우리에게는 가타부타 아무런 통보도 오지 않았다.

더구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시선집중>에 나와 '진보신당이 통합진보당이 있는 한 야권연대를 논할 수 없다고 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유감이다. 여기에 한국 언론 역시 3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허구성조차 지적하지 못하는 한국 언론의 눈도 유감이다. 어떻게 가장 취약한 당이 '타 당이 참여하면 야권연대에 함께 하지 않겠다'고 말을 했겠나.

이 공동대표의 거짓말에 대해 논평을 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거기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이 나오니까 그제서야 언론이 받더라. 언론이 우리의 반론을 제때 들어주기만 했어도 고소까지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대표단 회의에서는 일단 이정희 대표 입장을 들어보자는 것인데, 아직 이 공동대표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약자를 배제하는 당이 과연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신뢰할 수 있겠나. 나오미 울프는 '우리가 저항하고 싸우는 과정은 싸움과 저항을 통해 획득하고자 하는 사회 모습을 닮아야 한다'고 했다. 야권연대 방식도 마찬가지다."

- 양 당은 정책 합의에서 '재협상과 폐기라는 양당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체결·비준한 한미FTA의 시행에는 전면 반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어떻게 보나.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가 아니라 재협상을 얘기하고 있는데도 통합진보당은 정책 합의를 했다. 원전문제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검토야 항상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결국 통합진보당이 의석수를 교섭하기 위해 물러선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총선이 끝난 후 한미FTA 문제도 재협상 쪽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의 아쉬움은 야권연대 테이블에 진보신당도 함께 들어가 정책적 문제에 대해 민주통합당을 더 압박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 그런 기회는 지역구 몇 자리에 의해 소멸되어버렸다."

- 야권연대 국면에서 아무래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섭섭함이 더 많을 것 같다.
"분노보다는 서글픔이 느껴진다. 통합진보당은 상대적으로 가깝고 약한 쪽을 누르거나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진보신당에 몸담았던 분이 '통합진보당을 그냥 진보당이라고 부르자'고 했다고 하더라. 이건 금도의 문제다."

- 야권연대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리가 가장 크게 관심 갖는 지역이 경남이다. 이 지역은 지역 내부에서 나름의 논의 과정이 있어왔고 그 과정대로 가면 된다. 또 다른 관심 지역은 수도권이다. 부대표단이 출마한 지역이다. 그 곳에는 어떤 공식적인 제안도 없다. 대표단에서 계속 논의해야 할 일이지만, 상대 측에서 아무런 접촉이 없는데 우리가 미리 어떻게 하겠다고 할 상황이 아니다."

"대단히 어렵겠지만, 정당 지지율 3% 이상을 기대한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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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자 교수의 비례대표 출마는 홍세화 대표의 아이디어였나.
"진보신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의 지식인들은 정치적 지향을 밝히는 것에 인색한데 박 교수는 흔쾌하게 응했다."

- 홍세화 대표는 출마 결심이 섰나.
"그렇다. 비례대표로 출마할 생각이다."

- 4·11총선에서 정당지지율 목표치가 얼마인가.
"3%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대단히 어렵다는 걸 알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볼 것이다. 우리의 비례전략은 '배제된 자의 서사'를 보여주자는 것이다. 한 번 배제되면 사회에 포함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제된 자들의 정치 세력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진정성을 담아 3%를 돌파했으면 한다."

- 현재 당의 지지율은 1%다.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뭐라고 분석하나. 
"언론이 너무 박대한다. 녹색당도 비례대표를 낼 테니 표도 분산될 것이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문화·예술 지식인의 지지 선언을 이끌고 SNS 등을 통해 진보신당을 적극 알리는 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

- 대표가 되고 나서 언론의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한겨레>에 있을 때도 후배들에게 기자 정신을 가진 기자가 돼야지 동향 보고자가 되지 말라고 했었다. 현재 한국의 기자들에게서는 기자 정신을 갖고 분석과 전망,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모색 등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동향 보고자로 전락했다. 현실적인 힘을 가진 사람만 쫓아가고 있다.

진보신당은 동향 보고에서조차 왕따를 당한다. 진보좌파정당의 유의미성을 이렇게까지 백안시할 수 있구나 놀랍다. 문화, 지식, 출판 쪽에서는 외국의 진보 학자들의 책을 소개하고 진보된 나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와 같은 정책을 하겠다는 정당성은 완전히 무시한다."

- 그런 문제의식에서 <R(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을 창간한 것인가.
"진보신당을 더 알리기 위함이다. 진보신당이 '게임 언어'로 논평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와 유사한 시도가 <R> 창간이다. 칙칙하고 무거운 이미지인 진보좌파를 젊고 발랄한 쪽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모두 좌클릭 해 입지 좁아져...그러나 총선 끝나면 모두 제자리로 갈 것"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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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의 언어는 매우 어렵다. 다수 대중과 소통하려면 진보의 언어가 쉬워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나.
"공감한다. 그런 면에서 <R>을 창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진보는, 왜 바꿔야 하는지, 왜 이대로 가면 안 되는지 얘기해야 한다. 그 과정을 설명하려면 복잡해지고 말이 길어지고 어려운 개념어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 좌파통합의 1차 관문인 사회당과의 합당이 매듭지어졌다. 어떻게 평가하나.
"사회당과는 이념과 가치를 같이하기 때문에 통합했다. 통합진보당은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모인 것이고 총선을 앞둔 세 불리기다. 우리의 통합과는 달리 봐야 한다. 좌파정당 건설을 위해 1차적으로 총선 전에 사회당과 통합 이룬 것이고. 총선 이후에 다른 지식인 그룹, 문화예술인 노동계와의 결합을 이뤄나갈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통합진보당의 진보성과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인사들과의 결합도 이뤄질 것이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치적 주체로 내세우는 것에 장기적 목표를 두고 시작해나갈 것이다."

- 녹색당과는 함께 가는 것인가.
"대표에 취임하면서 녹색당과 함께 가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좌파 세력은 탐욕과 착취, 파괴, 소외가 옳지 않다고 주장해왔는데 녹색의 가치는 '지속 불가능성'을 결합시키는 관점이다. '옳지 않다'와 '지속가능하지 않다'가 결합해 자본주의 극복에 대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녹색의 가치와 진보의 가치는 만날 수밖에 없다. 현재도 탈원전, 탈핵이라는 가치를 함께 안고 있다."

- 진보신당이 예전에 민주노동당 시절 만들었던 정책들을 여야 가릴 것 없이 채택하며 현실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정치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왜 필요하다고 보나.
"삶이 팍팍해지고 총선 국면이 다가오니 다른 정치 세력도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것 자체가, 지금은 진보신당이 현실적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20~30년 뒤에는 우리 끝없이 외쳤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기에서 우리 당의 존재 이유를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가만히 있었는데 모두 다 왼쪽으로 와 갑자기 우리 입지가 좁아진 것처럼 보인다. 버스가 급정거를 하니까 쓸려와 몸만 찌그러든 것이다. 그러나 버스가 다시 출발하게 되면 몸은 원래 발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게 돼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로 좌클릭했던 당들이 총선 후에는 다시 제자리로 갈 것이다."

-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돈은 힘이 있고 권력도 힘이 있는데 정의는 힘이 없다. 정의력이라는 말은 안 쓰지 않나. 결국 역사라는 것은 힘없는 정의가 어렵사리 힘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여기서 정의란, 약자나 소수자가 인간의 존엄성을 갖고 주체로 설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모색들이 끝없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한국 사회는 말할 수 없는 불평등과 양극화 속에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출산율 최저에 경쟁의 늪에 빠져 최장의 학습시간에 시달리고 어렵사리 일자리 구하면 최장의 노동시간을 견뎌야 하고, 아이 교육비에 치이고 정리해고의 불안 속에 살아야 한다.

'이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때다. 더 이상 반찬고로 봉합할 수 없다. 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 동의한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정당이 한국사회에서 커갈 수 있게 시민과 유권자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정당, 한국에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태그:#진보신당, #홍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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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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