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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 어뢰 추진체 속에서 동해에서만 사는 붉은 멍게의 어린 성체가 발견돼 천안함 사건 진실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한 '1번' 어뢰추진체 내부에서 동해에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생물체가 발견됐다.

 

일명 '비단 멍게'로도 불리는 붉은 멍게는 러시아, 캐나다, 미국 베링해, 일본 홋카이도, 한국 동해의 수심 20~100m 깊이 바다에 서식하고 있으며 서해에는 서식하지 않는 종이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은 23일 지난해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던 어뢰추진체를 촬영한 미공개 사진을 공개하고 "동해에만 살고 있는 붉은 멍게가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이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침몰 원인과 무관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크기·상태로 봐 11월경에나 볼 수 있는 모습"

 

신 전 위원이 이날 공개한 사진은 '가을밤'이란 이름의 블로거가 촬영한 3장의 사진으로, 어뢰 추진체에 붙어있는 지름 0.3mm 가량의 생물체가 찍혀있다. 이 사진을 찍은 블로거 박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해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던 어뢰 추진체를 두 차례 촬영했는데, 두 번째 촬영을 갔던 11월 7일에 이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사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어뢰 추진체의 뒤쪽 스크루 모서리에 붙어 있는 붉은 생명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사진을 분석한 붉은 멍게 양식업자는 "이 생물체는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로, 유생상태로 헤엄쳐 다니다가 갓 고착된 상태로 보인다"며 "크기와 상태로 보아서 (붉은 멍게의 산란기인) 11월경에나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군이 이 어뢰추진체를 인양한 것은 5월이다.

 

그는 또 "사진에 가느다란 실처럼 나타난 것은 붉은 멍게가 플랑크톤 등 먹이를 섭취하기 위한 섭이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으로, 이런 것은 붉은 멍게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국내 수산대학의 한 교수도 "사진에 찍힌 것은 어린 붉은 멍게가 확실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2009년 한국과학회지 제18권에 게재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붉은 멍게 발생에 관한 수온 및 염분의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의하면 붉은 멍게는 일본 홋카이도, 미국 베링해, 알래스카 반도, 캐나다 북부 연안과 한국 동해안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산란기는 9월과 12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동해안에서 서식하는 국내 멍게류 중 가장 대형종인 자연산 붉은 멍게는 남획되면서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서식지가 파괴돼 인공어초나 암반 등지에서 소량으로 서식하고 있는데, 지난 2009년 8월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양식 방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전히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아 양식업체는 동해와 주문진 일대에 극히 한정되어 있다.

 

"인천수협 관내에는 멍게 양식장 단 한 군데도 없다"

 

실제 우리나라 멍게의 최대 산지인 경남 통영 멍게 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통영 일대에서 주로 양식을 하는 멍게는 우렁쉥이로, 붉은 멍게는 이 일대에 서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 지역을 관할하는 인천수협 관계자도 "인천수협 관내에는 멍게 양식장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강의하는 한 교수는 "멍게라는 종 자체가 탁한 물에서는 살기 힘들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서해에서 멍게를 기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어뢰추진체 내부에서 백색 침전물이 붙은 가리비가 발견된 데 이어, 동해안에서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의 존재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과 관련된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3일 한국기자협회·한국피디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아래 언론검증위)는 신 전 위원과 블로거 가을밤이 공개한 사진에 대한 검증을 마친 후 "어뢰추진체 맨 뒤에 있는 두 번째 프로펠러 내부에 조개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조개 끝 부분에 백색 물질이 꽃 피듯 생성돼 있다는 점에서 이 조개는 정부가 공개한 어뢰추진체가 천안함 공격과 무관함을 강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즉 어뢰추진체를 뒤덮고 있는 백색 물질이 정부 주장대로 폭발 과정에서 생성된 용액 상태의 물질이 어뢰추진체에 들러붙어 굳은 흡착물질이라면 조개 끝에 백색 물질이 꽃 핀 듯한 형태를 띨 수 없다는 것이 언론검증위의 판단이었다.

 

당시 언론검증위는 이런 점을 들어 '1번' 어뢰추진체가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가 아니라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근거라며 "정부·여당은 어뢰추진체를 현 상태 그대로 보존하고, 어뢰추진체에 대한 국회 등 제3자의 정밀 조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가리비' 이어 천안함 사건 진실논란 재연될 듯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와 관련해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를 하는 가운데 인양된 어뢰에 '1번'이라고 적혀 있다.

언론검증위의 의혹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조개껍데기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부서진 조개껍데기(2.5cm × 2.5cm)는 비단가리비 패각 중 일부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비단가리비는 우리나라 동해·남해·서해 모두에 서식하는 종이며, 패각 형태로 보아 백령도 부근에서 자생하는 비단가리비 패각 중 우각에 해당하는 파편인 것 같다는 것이 한국 패류학회의 공식적인 소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국방부는 "부서진 조개껍데기의 끼워져 있는 상태가 느슨한 것으로 보아, 어뢰 폭발 후 해저면에 있던 조개껍데기 조각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스크루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상철 전 위원은 "프로펠러 구멍에서 발견된 조개는 비단가리비 패각이 아니라 고착된 형태의 참가리비로 동해안에만 서식하는 종"이라며 "국방부가 임의로 증거물을 훼손한 후 서해에도 서식하는 비단가리비 패각을 가져와 사실관계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위원은 "실제로 참가리비가 고착된 프로펠러 구멍의 지름이 겨우 2.0cm에 불과하고 참가리비는 그 구멍의 절반 크기여서 기껏해야 1cm 크기"라며 "국방부가 2.5cm × 2.5cm 패각을 가져온 것 역시 가리비가 발견된 구멍이 아닌 어뢰 앞부분의 지름 5cm 구멍과 착각하여 빚어진 오류"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방부가 요원을 보내 임의로 증거물을 훼손한 것에 대해 언론검증위는 "국방부가 증거보전 요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조개를 떼어내고 백색 침전물을 부숴버리는 비상식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며 "의문을 해소하려 했다면 제3자 입회하에 충분히 검증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15일부터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던 어뢰추진체는 12월 중순경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로 옮겨졌다. 당시 국방부는 부식 등 증거물 훼손 우려를 들어 어뢰추진체를 옮겼다고 설명했지만, 이 속에서 조개를 발견한 블로거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후에 이루어진 조치여서 논란을 빚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붉은 멍게로 추정되는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어뢰추진체에서 가리비 이외의 다른 생물체가 나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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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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