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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인물
ⓒ 오마이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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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일주일여 전인 지난 5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은 전쟁기념관에 섰습니다.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유권자들을 향해 '1번 어뢰'를 발사했습니다. 하지만 부메랑이 되어 '천안함 북풍'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것은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는 '민심의 어뢰'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천안함 북풍을 이겨낸 6·2 유권자들'을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201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PD수첩·김상곤·명진·트위터리언...

막판까지 경쟁한 올해의 인물은 ▲ 민간인사찰-스폰서 검사 등 폭발적인 이슈를 제기했던 'PD수첩' ▲ 무상급식을 전국 이슈로 끌어올리고, 정치권에 희망의 복지 아이콘을 심은 '김상곤 경기교육감'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권력의 종교 개입 문제와 4대강 문제 등을 이슈화한 '봉은사 명진 스님' ▲ 천안함 사건-지방선거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속사포를 쏘면서 인터넷 여론을 주도했던 '트위터리안'(올해의 누리꾼 후보) 등이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오마이뉴스>는 천안함 침몰 사건의 진실규명은 뒷전에 미뤄둔 채 이를 선거에만 이용하려는 MB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조중동 등 수구언론과 방송의 십자포화 속에서 빛나는 승리를 건져 올린 지방선거 유권자들을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또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MB정권의 가공할 만한 불도저에 민심의 브레이크를 달았습니다.

사실 올초부터 정치·경제·사회 전 영역의 관심사는 지방선거였습니다. 야권은 일찌감치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며 선거운동을 벌였습니다. 불법·탈법·편법을 동원해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 등 정권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한 표를 호소했습니다. 또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쏘아올린 무상급식이라는 생활 정책 이슈를 전국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런데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터진 천안함 침몰 사건이 야권의 정책 구호를 일거에 삼켜버렸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정책선거에 힘쓰기보다 '북풍'에 올인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3일 앞둔 5월 20일에 정부는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를 했습니다. 북풍은 '노풍'마저 삼키는듯했습니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깨어 있는 시민들도 북풍에 움추러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조중동 등 수구언론과 방송들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인 검증 기능을 일찌감치 포기한 채 '북의 소행'을 전제로 1번 어뢰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면서 색깔론을 부추겼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면 무차별적으로 이념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이들은 심지어 선거 당일 자신의 보도 지면에서조차 지방선거 의제를 사실상 외면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거에 임박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50%를 넘었습니다. 집권여당의 정당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과 15%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지방정부 독주체제에 균열을 내려던 야당의 기대는 북풍이라는 난공불락의 성 앞에서 맥을 못췄습니다. 

유권자들의 '평화쪽지'와 극적인 역전 드라마

 '6.2 지방선거' 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투표가 권력을 이긴다' 라고 쓰인 선전물을 펼쳐 보이고 있다.
 '6.2 지방선거' 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투표가 권력을 이긴다' 라고 쓰인 선전물을 펼쳐 보이고 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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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2 지방선거 개표함 뚜껑이 열리면서 유권자들에 의한 역전의 드라마가 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유권자들의 투표 용지는 천안함 북풍에 항거한 '평화쪽지'였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또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였습니다.

이처럼 여론조사기관조차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숨은 표. 한 누리꾼은 <오마이뉴스>의 선거 결과 분석 기사에 다음과 같은 해석을 써놓았습니다.

숨은 표는 노풍이 아니다(옥돌선생)

"숨은 표는 노풍도 북풍도 아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국민이 움직인 결과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되겠다. 더 이상의 밀어붙이기와 과거회귀는 안 되겠다. 한반도의 평화를 죽이는 신냉전의 부활도 용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도 발전하고, 한반도 평화도 진전되고, 언론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 참여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인권 환경 등 진보가치의 발전 등을 희망하는 민주진보개혁을 사랑하는 국민이 움직인 결과다..."

사실 움츠려 있던 민심에 물꼬를 튼 것은 누리꾼 수사대·트위터리언·시민기자·블로거 등 '실핏줄 언론'이었습니다. 누리꾼 수사대는 인터넷이라는 소통과 공유의 공간에서 수구언론에 맞서 천안함 침몰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 작업을 벌였습니다.

'천안함 침몰은 북한 소행'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0.0001%도 설득이 안 된다"고 비판한 도올 김용옥씨는 1인 미디어였습니다. 일요법회를 통해 천안함 의혹을 제기한 뒤 이명박 정부의 종교차별 정책에 대해 신랄한 죽비소리를 날린 봉은사 명진 스님도 정권 심판론에 불씨를 지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에 대해 기존 언론인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심층 분석 비판 기사를 쏟아내며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최병성 목사는 시민기자였습니다. 방송에서 퇴출됐던 트위터리언 김제동씨는 선거 당일 "무슨 꽃을 피울지 결정하는 자연의 투표입니다. 다들 꽃씨 하나씩 드셨지요"라며 투표를 독려했고, 이 글은 리트윗을 통해 민들레 홀씨처럼 인터넷 공간에 퍼졌습니다. 

수구언론, 실핏줄 언론에 패했다

결국 유권자들은 북풍을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MB정권에 의해 사실상 장악되거나 공생 관계인 조중동과 방송 등 기존 언론들은 '실핏줄 언론'에 패했습니다. 한반도 위기리스크를 극대화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던 시도는 무산됐고, 유권자들은 70%의 반대 여론에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을 심판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의 연평도 포격 침탈에 대한 강경 일변도의 대응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고조되고 있고, 4대강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말뚝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포폰을 통한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이 흐지부지 넘어가고, 한나라당은 민의의 전당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켰습니다.    

6개월 전, 유권자들이 발사했던 '민심의 어뢰'. <오마이뉴스>는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천안함 사건을 북풍에 활용하려고 했던 호전적인 정권에 대한 평화와 민주주의의 심판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을 받고도 여전히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이명박 정권에 다시 한번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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