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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녀석의 이야기는 이곳저곳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어느 지하철 안 내 옆 두 아저씨의 대화로부터 나에게도 흘러 들려왔다. 그리고 4대강 사업. 뭔가 녀석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사람들의 움직임은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화려한 선전 광고들, 그리고 정책의 진실성에 대한 많은 의혹들 속에서 일관되지 않은 기대감을 내비췄고, 난 그러한 루머들 속에서 녀석을 향한 일방적인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스스로를 경계해 갔다. 사실 난 그 녀석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그 녀석이 궁금해졌다.

 

녀석을 찾아간 늦은 오후, 그는 420년간의 추억과 세월들을 삶으로 담아온 할머님들의 때 묻지 않은 웃음과 싱그러운 자연의 속삭임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다. 오랜만이었다. 바쁜 일상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은 이러한 조화는... 녀석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나로 그 아름다움에 더더욱 젖어들게 했다. 

 

지난 세월의 성숙 때문이었을까? 그는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대한 내색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았다. 단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흘러갈 뿐... 그렇게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그의 곁을 거닐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을까? 녀석과 나는 언어의 한계를 뛰어 넘어 소통의 방식을 찾아가는 듯했다. 모든 감각을 통해 말이다. 녀석은 나에게 그의 마음을 내비추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이젠 그녀석의 마음이 내 마음인 듯, 어느새 외로움은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아간다.

 

'녀석도, 할머니도, 나도 외롭다. 힘이 빠진다.'

 

아무도 녀석의 이야기에, 할머니의 이야기에,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듯했다. 단지 무관심과 냉냉한 미소만을 지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생명력을 잃어 가고, 서서히 우리 곁에 성큼성큼 다가오는 어둠 속에서 함께 눈물 흘린다. 그 어두움은 과거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개발이라는 언어 뒤에 인간의 판단을 조장하며 망각의 상태로 몰고 갔다. 인간의 언어가 이렇게도 이기적이며 일방적인 소통의 매개로 여겨질 때가 없었다. 마치 눈앞에 놓인 음식을 먹기에 급급한 돼지 같이 보일 뿐이다.

 

4면이 단단한 철창으로 덮여진 듯하다.

외롭다..

어떻게 그 녀석을 도울 수 있을까?! 녀석을 돕고프다... 


태그:#공정여행, #낙동강, #꿈틀,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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