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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이주호 차관은 직접 2009년 10월 일제고사 결과를 브리핑했습니다. 브리핑 내용에서 기자의 눈을 끈 대목은 "일제고사(전집으로 실시하는 국가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의 주목표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기초 미달 학생이 준 이유를 분석한 오마이뉴스 기사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신은희 기자는 "청력 테스트'했을 뿐인데 학력이 향상됐다고?"에서 시험문제가 쉬웠다는 상식을 구체적인 문항 분석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했습니다. 이어서 송경원 기자는 "기초 미달 학생이 정말 크게 줄었나?"를 통해 03년부터 09년까지의 결과를 비교 분석하여, 기저효과에 기댄 교과부의 아전인수식 해석을 지적했습니다.

 

교과부는 일제고사는 일제고사인 08년 결과하고만 비교분석해야 한다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대하여 윤근혁 기자는 "중3 '기초학력 미달률', 노무현 때 더 낮았다"를 통해 '문항동등화' 과정을 거친 평가에서 전년도 일제고사 결과와만 비교해야 한다는 교과부 주장의 옹색함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월요일 교과부가 이번에는 무어라고 변명할지 자못 궁금합니다.

 

양구의 초6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몇 명일까요?

 

이주호 차관이 제시한 기준에 의하면, 충북 옥천과 강원 양구의 결과는 너무도 고무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강원 언론은 '양구의 기적'이라는 타이틀을 뽑기도 했습니다. 과연 학업성취도평가의 주목표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는 것이냐는 학술적 지적은 논의로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양구의 기적'을 분석하여 본받아야 할 내용을 추려보고자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의 결과를 보면 '양구의 기적'의 내용은 '사회'에서 기초 미달이 0.5%고 나머지 교과는 모두 기초 미달이 'Zero'라는 겁니다. 이는 충북 옥천이 국어, 수학, 영어에서 기초 미달이 0.3%고 사회와 과학이 Zero인 것보다 더 높은 성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발표에서 영광의 월계관은 양구 교육청에 돌아가야 합니다.

 

먼저 수치 뒤에 숨어 있는 생생한 인간을 봅시다. 양구에서는 단 한 명이 사회에서 기초 미달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옥천에서도 단 한 명의 학생이 국어, 수학, 영어에서 기초 미달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단 한 명입니다. 그 한 명이 몇 개 교과에서 기초 미달이었냐 이것에 따라 금메달이 양구로, 은메달이 옥천으로 간 것입니다. 바둑으로 치면 피 말리는 반집 승부의 계가바둑에 비교될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만약에 '양구의 기적'이 그저 그런 결과가 되려면 몇 명의 기초 미달 학생이 더 있으면 되는지 계산해 보았습니다. 그저 그런 결과란 전국에서 116등이 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교과부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국어에서 4명, 사회에서 1명, 수학에서 2명, 과학에서 2명, 영어에서 3명입니다. 결국 2명의 학생이 기초 미달에 걸리면 금메달이 순위에도 기록되지 않는 평범한 결과로 전락한다는 것입니다.

 

양구의 기초미달 학생 2명의 통계적 의미에 대하여

 

한겨레 진명선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233명의 모집단에서 15명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응시자가 218명입니다. 그러므로 2명이면 어림잡아 1%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나라 장터'에서 검색한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의 비율이 1%입니다.

 

2009년 초등학교 6학년 중에 특수교육대상자가 2명 있었다면, 양구에서 기초 미달 학생이 Zero라고 봐도 무관한 결과가 나온 것이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3명이 특수교육대상자였다면, '양구의 기적'은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며 적절한 특수교육을 행한 당연한 결과일 뿐입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어느 정도

 

일반학교 특수학급 담당 교사의 설명에 따르면, 학습장애 선별은 정신연령의 차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이러한 정신연령의 차를 기준으로 교육에 영향을 미친 결과물을 최초로 제공한 분은 프랑스의 알프레드 비넷(Alfred Binet)입니다. 그가 행한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IQ입니다. 즉 정신지체 아동과 정상 아동을 구분하기 위한 검사를 개발한 것입니다.

 

다음의 내용은 네이버 지식 iN에서 검색한 결과를 숫치 중심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150이상      0.02%     천재

140~149     1.5%      수재

130~139     6.0%      영재    

120~129     39.5%     평균 상

110~119     21.5%     평균

100~109     19.3%     평균 하

90~99        9.18%    경계성 ( 기초과정 재교육 요망 )

80~89        3.0       학습장애

70~79        0.5%     한계적 장애

69이하        0.2%     정신박약

 

위 내용을 기준으로 본다면, 인지적인 측면에서 특수교육 대상자는 최소한 3.7% 입니다. 한국의 평균값인 1%는 자체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특수교육 후진국의 징표일 뿐입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인지적 측면에서만 판별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장애영역별로 보면, 시각장애, 청각장애, 정신지체, 지체장애, 정서ㆍ행동장애, 자폐성장애,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건강장애, 발달지체가 있습니다(교과부, 2009 특수교육통계). 교과부 통계에 의하면, 2009년 학습장애아는 전체 장애학생 중에서 8.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양구의 기적'은 국제적 기준에 근접하려는 노력의 결과일 뿐?

 

먼저 지적할 것은 특수교육에 대한 양구 교육청의 열정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두 화면을 보면, 초등교육에는 장학자료가 하나도 올라와 있지 않지만, 특수교육에는 22개의 자료가 올라와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 교육청의 특수교육에 대한 열정이 돋보입니다.

 

다음으로, 한겨레 진명선 기자의 취재에 의하면, 2009년 초등학교 6학년 특수교육 대상자가 7명입니다. 이는 특수교육 대상자가 3%라는 뜻입니다. 한국의 평균보다 3배나 높은 바람직한 수치입니다. 그 중에서 4명이 학습장애아였습니다. 이는 2%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한국의 평균보다 너무 높은 수치지만, 위에 IQ에 근거하여 제시한 3%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통계에 근거하면, 특수학급에서 세심하게 지도해야 할 학생이 더 있지는 않은지 좀 더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핀란드 교육혁명>에서 손승헌 교수님은 핀란드 특수교육 대상자 비율은 17%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육자들은 국제적 기준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육 분야에서 너무도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이주호 차관에게 :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는 학력 향상 방안

 

교사들의 경험적 연구에 의하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은 학습장애에 해당하는 아이입니다. 예외적으로 일제고사에 반감을 표시하기 위하여 답안지를 엉터리로 작성하거나 백지를 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5지선다의 객관식 문제가 80% 정도 되는 현행 일제고사 평가라면 하나의 번호로 다 찍어도 확률적으로 16점이 확보됩니다. 기초미달의 기준이 20점 부근에 있으니, 기초 미달에 해당되는 학생이 학습장애에 해당하는 학생이라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주호 차관님, 일제고사로 학력 향상 운운하지 마십시오. 대통령의 표현인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특수교육을, 특히 학습장애아 교육을 지원하시면 차관님이 원하는 기적이 펼쳐집니다. 일제고사 예산 200억이면 얼마나 많은 아이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지 계산해보십시오. 일제고사 실시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교육청과 단위 학교에서 지출한 예산까지 포함하면 400억 이상의 예산이 매년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돈이면 자격증을 소지한 정규직 특수교사를 1200명 충원할 수 있습니다.

 

차관님이 제시한 일제고사 실시의 주목표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는 것이라는 말이 진심이라면 이제 일제고사 그만 하고 실질적으로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학습장애아 교육 발전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원인을 찾는데 3년씩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촌음을 다투는 정보화시대에 교과부 차관만 시대에 뒤떨어지게 산골 초등학교 교사도 다 아는 원인을 찾느라고 국제적 망신(유엔 사회경제문화위원회 권고사안)을 자초하고 있어서야 어디 대한민국의 격이 설 수 있겠습니까?

 

2010년 7월 '모모의 기적'을 이루려는 학교장에게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학습장애아 선별하여 특수학급에서 질 높은 교육 제공하시면 '모모의 기적'이루어집니다. 교육과 관련하여 세계 최고의 기준인 핀란드 기준을 따르십시오. 특수학급에 전체 학생의 17%를 편입시키십시오. 그러면 교사들 닦달하지 않아도 기초 미달 Zero의 기적을 연출하실 수 있습니다.

 

강원과 충북의 기적, 국제적 기준의 절반도 따르지 못하고도 이루어진 것입니다. 경기와 서울의 수치, 학습장애아 교육의 실패일 뿐입니다. 2010년 7월 일제고사 결과는 학교별로 공개한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교장선생님, 모두 전 과목 기초 미달 Zero를 달성하시는, '모모의 기적'을 이루는 주인공이 되십시오.

 

분석 뒤 이야기

 

2009년 전교조 강원지부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강원지역의 일제고사 파행 사례에 대해 너무도 많은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보도자료를 통해 폭로했었습니다. 특히 양구 교육청은 너무도 비교육적인 "펀치볼"이라는 군사 작전 용어까지 공문에 등장시키는 짓거리를 했습니다. 모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11시까지 야간자율 학습시키는 것을 지역 기자님들의 도움으로 이틀만에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9시, 10시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야간자율 학습시키는 것을 역사에 남기고자 카메라에 담아 두었습니다. 이렇듯 '양구의 기적'에 대해 기자의 감정은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양구의 기적'의 실질적 내용은 기초 미달 학생이 적다는 것입니다. 이를 '임실의 기적'처럼 교육청의 데이터 마사지로 혹은 기초 미달 학생을 시험에 응시시키지 않은 꼼수로 폄하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마사지로 해석하려면 오마이뉴스에 이미 보도된 '가채점' 파동을 상기시키면 되는 것이고, 꼼수로 폄하하려면 15명의 미응시생(6.5%)은 전국적인 미응시생 비율(양성광 교과부 인재기획분석관 : 미응시율 1%)보다 너무 높은 것이라고 언급하면 됩니다.

 

교과부가 작성한 07년, 08년, 09년 특수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와 09년 일제고사에서 약진한 시ㆍ도교육청의 상관관계는 한눈에도 명확했습니다(첨부문건 참고). 분석 결과에 나타난 충북의 애매함은 09년 일제고사 파행사례를 예의주시한 기자에게는 애매하지 않았습니다. 통계는 매년 4월 1일 작성됩니다. 충북은 4월 이후 10월 일제고사가 실시될 때까지 학습장애로 특수교육대상자가 된 학생이 있겠구나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충북 옥천 교육청에서는 09년 여름 2명의 학생을 특수학급에 편입시키려다 지역 방송에 보도될 정도로 문제를 야기했었습니다. 결국 그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그 2명이면, 충북 옥천도 기초 미달에서 전국 평균에 불과한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국제적 기준에서 본다면 '양구의 기적'이나 '옥천의 기적'은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내용의 중요한 한 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학습장애아 교육을 강화하자는 의미를, 담는 분석 기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학습 장애아 3%는 국제적 기준입니다. 핀란드식 기준은 이보다 더 높습니다.

덧붙이는 글 | 첨부문건에는 기자가 조사하면서 확보한 자료와 그에 근거해서 중간 가공한 자료 그리고 최종적으로 가공한 자료를 참고하도록 했습니다. 너무도 많은 교육적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료입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심층 취재를 할 출발점이 될 내용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 자료와 08년 일제고사와 09년 일제고사 관련한 교과부보도자료(지역교육청별 성적)를 견주어 보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쏟아날 겁니다. 


태그:#일제고사, #양구의 기적, #옥천의 기적, #특수교육, #기초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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