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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하천에 인위적으로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서 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을 의미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가문 봄에 논과 밭에 물을 대기 위해 사용했으며, 최근에는 보의 규모과 설치 형태가 방벽을 건설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어 댐과 매우 유사하여 용도와 규모 자체가 구분이 없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가동보 조감도, 댐이나 하구둑과 매우 유사한 형태이다.
▲ 4대강 가동보 조감도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가동보 조감도, 댐이나 하구둑과 매우 유사한 형태이다.
ⓒ 국토행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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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흐르는 물을 가둠으로 하천에 토사와 유기물들을 퇴적시켜 수질오염을 유발시킨다. 유기물과 퇴적물들이 수몰되어 햇빛과 공기의 소통이 없어 오니가 되어 버린다. 하지만, 이 퇴적물들이 모래톱이나 비오톱의 형태로 노출되어 있다면, 오염물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공기와 햇빛의 소통이 되면서 하천수를 정화시키는 거대한 필터 역할을 한다.

보는 사실상 현재 많은 도시에 별로 필요한 시설물이 아니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물을 가두어 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재 보가 설치된 이유는 사람들에게 친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잘못된 가치관이다. 자연하천의 모습과 보로 갇힌 인공하천의 모습! 어떤 것이 사람들에게 심리적으로 더 안정을 가져다 주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무튼 보의 용도에 대한 문제는 차재로 치더라도 보의 수질은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나?
이런 대안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 가동보이다. 보 자체에 수문의 형태를 만들어 퇴적되는 토사와 유기물들을 쌓이게 되면 하류로 일시에 방류하여 수질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생각은 참 그럴 듯한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가동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 설치 또한 이런이유에서 가동보를 채택했다. 그러나 물을 가두는 이유는 차재로 치고 수질을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강의 본류를 막고 가동보를 설치한 대전의 유등천만 보더라도 쉽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유등천에는 2008년 5월 완공된 가동보가 있다. 대전천 유지유량을 공급하기 위한 역펌핑사업으로 만든 가동보. 환경단체에서는 보에 물을 가두면 썩기 때문에 썩은 물을 상류로 보낸는 꼴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가동보로 운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정색의 썩은 물이 밖으로 드러났고, 멀리 퇴적된 검은 오니가 보인다. 가동보 수문에도 검은색 오니가 쌓인 흑적이 남아 있다.
▲ 유등천에 설치된 가동보! 검정색의 썩은 물이 밖으로 드러났고, 멀리 퇴적된 검은 오니가 보인다. 가동보 수문에도 검은색 오니가 쌓인 흑적이 남아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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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가동보는 2008년 5월 통수식을 시작으로 물을 가두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채 한달도 되지 않아 가동보의 수질에 문제가 생겨 역펌핑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물을 빼고 있으며, 수차례의 준설을 진행했다. 준설의 현장은 처참했다. 검은색의 오니가 쌓여 악취와 오염물을 유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벌써 오니를 준설하기 4회의 준설을 진행했다.

검은색 오니가 삽과 바퀴에 묻어 있는 것이 보인다.
▲ 유등천 가동보 상류에서 준설중인 흡입차와 굴삭기 검은색 오니가 삽과 바퀴에 묻어 있는 것이 보인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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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역펌핑 중 일일 6만톤을 가동보에서 취수하고 1만톤을 대청호 원수로 희석하기로 되어 있었던 원래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저니와 오니가 역펌핑되어 하루 1만7500t만 취수하여 올리고 있다.

수질이 맞추어지지 않아 본래계획의 1/3수준으로 펌핑을 진행한다. 2009년 10월 평균
▲ 유등천 취수보 취수량 수질이 맞추어지지 않아 본래계획의 1/3수준으로 펌핑을 진행한다. 2009년 10월 평균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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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 보를 20개를 더 만든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사업이 정녕 4대강 살리기라는 말인가? 몇천만 원짜리 가짜 물고기를 띠운다고 해서 보로 막혀 썩어가는 강물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시화호 역시 막힌 물길을 열면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외국은 이미 강 살리기는 한국처럼 강을 파고 보를 쌓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를 허물고 주변에 백사장과 습지를 되살리는 방식으로 전화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에서는 이미 곡룡2 수중보 철거이후 수질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물을 막아서 물이 맑아질 수 있다면 수많은 댐들에 녹조는 왜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야 하지 않을까?

4대강 마스터플랜을 계획한 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한 곡룡 2보 철거 후 수질 비교
▲ 곡룡2 보철거후 수질 비교 4대강 마스터플랜을 계획한 건설기술연구원에서 발표한 곡룡 2보 철거 후 수질 비교
ⓒ 건설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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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습지와 모래톱이 잘 발달된 강이다. 4대강 살리기에서는 보를 통해 모래사장은 수몰된다. 이곳에서 겪었던 많은 추억과 함께... 모래사장은 하천의 수질을 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천수가 모래를 통과하면서 정화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보로 수몰된다면 수시로 공급되는 햇빛과 공기가 차단되어 오니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금강을 진정 살리겠다면, 이런 모래사장을 지속적으로 보전하여 자정작용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더 필요하다. 지천들에 막힌 보를 트고, 금강과 바다의 물길의 소통을 막은 금강하구둑을 트는 것이 진정 4대강을 살리는 길이다.


태그:#4대강 가동보,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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