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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이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낙동강 유역 중 대구 성서공단과 경남 함안 지역이 침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이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낙동강 유역 중 대구 성서공단과 경남 함안 지역이 침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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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정부 계획대로 강행될 경우, 대구 성서공업단지와 경남 함안군 가야읍을 포함한 5개 읍·면의 농경지 수천만 평이 침수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26일 오전 '진정한 강 살리기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하고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 방식'으로 보가 건설되면 보의 상류에서 관리되는 수위가 인근 지역의 지하수위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저지대의 인근 지역을 습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낙동강 유역에서 습지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면적은 약 42㎢, 약 1300만 평. 박 교수는 이 중 대구 달성보 건설 지역을 중심으로 이날 지하수위 상승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하수 유동 시뮬레이션 모델(MODFLOW)을 이용해 달성보 인근 지역을 계측한 결과 보가 건설될 경우 대구 성서공업단지의 지하수위가 3m 이상 상승해 지표면과 매우 근접한 높이에 이를 것"이라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어, "대구 성서공업단지가 원래 표고가 낮은 저지대에 흙을 쌓아 성토한 지대라서 지반구조가 취약한 편"이라며 "지하수위가 상승할 경우 단지 전체가 침수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고 지하구조물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하수위 상승으로 주로 콘크리트로 구성된 지하구조물에 균열이 생기고, 지하에 매설된 전기, 통신시설들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또한 "지하수위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보를 중심으로 상류지역 양안 제방에 차수벽을 설치해야 한다"며 "(차수벽을 설치할 경우)공사기간이 늘어나 공사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인구 2만 8천 명 경남 함안군 5개 읍·면도 침수 위험 놓여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지하수 유동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경남 함안군 지역의 하천수위 및 인근 지역의 지하수위 변동을 분석했다.

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경남 함안군 지역도 앞서 대구 달성보의 경우처럼 함안보 설치 후 관리수위 유지에 의해 남강과 함안천의 하천수위가 상승하고 인근 지하수위 역시 상승했다. 박 교수는 "계산에 사용한 자하수 함양량, 하천수두(수위 표고) 등은 정부에서 인정할 정도로 보수적인 수치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분석 결과)보 설치 후 하천 인근 지역에서는 지하수위가 약 6m 상승하고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과 가야읍 묘사리는 4m, 가야읍 도향리는 3.6m, 신인면 내인리는 2.3m 지하수위 상승이 예측됐다"며 "이 경우 지표면보다 지하수위가 높아져 이 지역이 습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가 지목한 5개 읍·면엔 약 2만 8천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박 교수는 "이 지역 주민들이 만약 이곳에서 연꽃을 심거나 미나리를 재배하는 경우엔 큰 문제가 없겠지만 논·밭농사·시설재배를 주로 하는 이상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지하수위 상승에 대한 정부의 사전조사 및 분석을 통한 적절한 대책수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천년 간 평형을 유지해왔던 자연에다 정부가 2~3년만에 인위적으로 '쇼크'를 주는 것이다. 이후 '쇼크 상태'에서 '평형 상태'로 자연 환경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지하수위 문제도 그 중 하나다. 여러 차례 지적해왔지만 정부가 관리수위만 계산하고 이 문제를 계산하지 않았다."

한편, 대한하천학회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짚고 진정한 강 살리기 대안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당장 오는 11월 2일에는 '선진국 생태하천정비 사례 소개'를 주제로 유럽과 일본의 경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수원대 이원영 교수는 "MB 정부가 불도저와 같이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최선을 다해 이를 막아보려고 한다"며 연속 세미나 기획취지를 밝혔다.


태그:#4대강 사업, #대구 성서공단, #달성보, #함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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