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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대통령님,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개조론은 아시면서

청년들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은 모르십니까?

務實(무실) 力行(역행)의 정신으로

반값 등록금 약속을 실천해 주십시오.

 

대단히 철학적인 문구가 시선을 끈다. 이명박 대통령도 평소에 존경을 표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정신을 담은 피켓이라며, 1인 시위 14일차 주자 서울 흥사단 이영일 사무처장은 이 피켓 문구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새로운 피켓 문구를 들고 나오신 이영일 사무처장. 그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그리고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들어보았다.

 

 

- 우선 1인 시위 동참 배경을 이야기해주세요.

"등록금 문제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생이 자살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대학생들이 공부할 시간도 없죠. 이로 인해 대학생들이 사회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온전히 믿지 않지요.

사회의 주요 현안이라고 해서 다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등록금 문제는 정말 남 일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여기에 대해서 코멘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릴레이 1인 시위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흥사단이 생각하는 교육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흥사단은 시민 사회, 보훈 단체, 수련 단체의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흥사단은 교육 운동 단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창호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인권, 양심, 수행. 이 모두가 교육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지요. 더 나은 사회로 바꾸기 위한 이슈들은 참 많습니다. 투명 사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제죠. 그런데 그러한 기저에도 교육문제가 있습니다. 교육이 안 되니까 부정부패가 생기는 것이지요. 그만큼 교육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흥사단은 교육, 특히 청소년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현 정부는 교육 철학이 없습니다. 학원 교습 시간을 10시까지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계속 말을 바꾸는 지금의 상황이 그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등록금 인하, 반값 등록금 또한 해결되지 않는 것이지요. 교육은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것이지, 공무원과 같은 관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 마음대로 하면 안됩니다. 그것을 바꾸어내야 합니다."

 

- 교육적 관점에서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 좀더 이야기해주세요.

"단순히 비싸니까 돈을 내려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현재의 등록금 문제는 사회에 건강하게 참여하는 사람을 키우는 것에 역행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졸업하기도 전에 빚쟁이가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회 불만 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등록금 얼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건강한 인재 양성해야 하는 곳이 오히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양성합니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등록금 문제는 큰 사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혹시 대학 등록금은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저는 뒤늦게 대학에 갔습니다. 2000년도에 경희 사이버 대학 NGO 학과를 갔지요. 오히려 최근이어서 대학생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이버 대학이라고 하면 보통 등록금이 쌀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직장인이 상당히 많은데도 등록금 걱정을 많이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대학생들은 얼마나 등록금 걱정을 많이 하겠습니까? 그래서 당시에 대학 가서 등록금 카드로 납부하기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죠?"

 

- 피켓에 대단히 많은 말이 적혀있는데요, 피켓에 적혀 있는 문구에 대해 해설해주십시오.

"무실역행, 충의용감은 흥사단에서 강조하는 4대 정신입니다. '무실'은 사심없이 진실을 추구하라는 것이고 '역행'은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등록금을 내리겠다고 약속했으니 지키라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에 안창호 선생님의 강산 개조론을 이야기 많이 하십니다. 많은 자리에서 이명박 도산 안창호 선생님을 존경한다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강산개조론은 아시면서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라는 말은 모르시는건지, 저는 정말 안창호 선생을 존경한다면 그것을 실천하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피끓는 대학생, 청년들이 돈 걱정 때문에 제대로 그 기개를 펼치지 못하는 나라.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잘 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약속한 것을 지키면 됩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반값 등록금 하라고 우리가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먼저 반값 등록금 해주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걸 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반값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대통령이 현재, 이러한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전국의 대학생들, 국민들이 이렇게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 소통이 전혀 되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평소에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 얘기 많이 합니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고 있지요.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보좌하시는 분들이 뭘 잘 모르시는 듯합니다. 사회와 소통하고, 시민과 학생 마음을 아는 것에서 정치를 하실 수 있도록 해야할 텐데요.

앞서 말한 것처럼, 등록금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면 되는 문제입니다. 지키지 못하겠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진정성은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등록금 어떻게 내릴 수 있을까?'보다 '왜 비싼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교육의 구조에 대해서 먼저 분석해야 합니다. 대학 등록금은 점점 올라가는데, 실습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예대, 체대는 더욱 그렇지요. 등록금은 많이 올리면서 기자재는 너무 부족합니다. 정부가 세밀하게 신경써야 합니다. 이렇게 제반 환경부터 짚고 가야 등록금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등록금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의 요구는 단순히 '비싸서 내려라'가 아닙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구도 속에서 과도하게 비쌉니다. 그러니까 '등록금을 내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비정상적이니까, '내려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려라'는 것입니다.

 

- 학생, 학부모, 시민사회단체에 한 마디 남겨주세요.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등록금 문제로 인해 가정에서는 여러 문제가 생기죠. 등록금 문제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등록금은 청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가정을 파탄내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지요. 그리고 이는 청소년,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에게도 곧 닥칠 문제입니다. 결국 전국민의 피해로 되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여론을 하나로 형성해서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러한 1인 시위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선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안 낮춰지면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얼마 전 흥사단에서 미래사회 리더스 스쿨에 주철환씨가 오셔서 자신은 안창호 선생님을 존경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도산 선생님은 '힘을 기르라'고 했는데,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은 키우면 생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힘을 키우기 위해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등록금을 낮춰라'라고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반드시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행.

'맞다고 생각하면 실천하라'는 말 대로 행동이 필요한 때가 아니겠냐고 밝힌 이영일씨.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국민들에게도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조민경 기자는 등록금넷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록금넷의 더 많은 활동 소식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등록금넷 카페로 오세요. cafe.daum.net/downstop 


태그:#등록금, #등록금넷,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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