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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사회연대노총'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얼마 전 노동절을 연대대회, 범국민대회로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 국민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등록금 문제 해결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이렇게 1인 시위에 나왔다. 오늘(14일)의 1인 시위 주자는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이다.

 

선생님처럼 조목조목 등록금 문제와 사회연대 전략을 이야기하는 김 부위원장은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노학 연대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자신의 문제라고 말한다. 김 부위원장이 생각하는 등록금 문제, 민주노총의 사회연대 전략과 등록금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해서 1시간 동안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어 보았다.

 

 

- 민주노총에서 이렇게 1인 시위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 힘이 됩니다. 평소에 민주노총이 '등록금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대기업의 경우, 대학 등록금을 많이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도 일어나고 있는데, 그러한 정리해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많은 대기업에서는 복지 혜택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자금 지원 일시 중단 등과 같은 형태로 말입니다. 결국 이제 등록금 문제는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이렇게 순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결국 유일한 해법은 단결입니다. 내 문제가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도 정규직과 함께 해야 하고, 중소하층 노동자 문제도 대기업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지금 진행되는 문제들이 내 발등에 떨어질 때까지 불구경하면 늦습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 문제가 시작될 때 함께 하면, 더욱 확대되기 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등록금 문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등록금 문제가 전체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더욱 큰 문제일 텐데요, 비정규직 노동자와 등록금 문제의 상관성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비정규직의 임금이 턱없이 적으니, 그 임금으로는 등록금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월급만으로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고액 등록금은 사회 양극화를 더욱 고착시킬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부자 엄마, 아빠를 둔 자녀들만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런 견지에서 저는 영어가 대학 입시 과목이 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부의 대물림이 특히 '영어'라는 과목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영어권에서 살면 금방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영어는 3년 정도 외국에 살다오면 금방 잘합니다. 그런 경제력을 가진 부모들의 자녀들이 당연히 영어를 잘할 수밖에 없죠.

 

영어 전공을 하는 사람들을 뽑는 경우라면 몰라도 전체 대입에서 영어가 필수 과목인 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우수한 아이라고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영어권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우수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결국 영어를 입시 과목으로 한다는 것은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는 것이 아니라 부자 엄마, 부자 아빠의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과외 선생님을 만나고 좋은 학원을 다녀야 좋은 대학 입학이 가능하고, 그래서 좋은 곳에 취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그래서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됩니다. 비정규직 부모는 사교육을 감당할 수도 없고, 대학의 고액 등록금도 마련할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 부모들은 대학을 잘 보낼 수 없습니다. 결국 그 자녀들도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판 신분제도입니다.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더니… 경제 신분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고등학교까지는 사교육이 필요없는 공교육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은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해서 다닐 수 있는 최저선의 등록금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 민주노총은 최근 '사회연대 전략'을 이야기하면서 '사회연대 노총'으로 거듭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사회연대 전략'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더 이상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임금 100만 원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세금, 직접세와 간접세 모두 오르고, 등록금도 오르고, 병원비도 올랐습니다. 결국 실직 가계 소득은 -100만 원이 되는 거죠.

 

민주노총은 출발할 때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습니다. 먹고살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서 정권과 자본은 분리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임금은 차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의 입금은 많이 오르고 하층 노동자들의 입금은 거의 오르지 않고… 그렇게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임금이 아무리 올라도 세금과 전세값도 같이 오르니, 결국 모든 노동자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거죠. 결국 대기업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살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과거와 달리 사회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모든 이가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세금 문제에 대해, 직접세가 많은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학창 시절에 배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간접세가 많죠. 그때마다 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하면서 간접세가 많을까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납니다.

 

직접세는 누진세죠. 결국 돈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내는 세금입니다. 간접세는 전 국민이 똑같이 내는 거죠. 세금 제도를 개선해서, 누구나 대학을 다닐 수 있고 누구나 최소한의 돈만 낼 수 있도록 등록금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의료보험도 마찬가지지요.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주거 문제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합니까? 주택 3가구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보유세와 양도세의 완화, 즉 부자 감세를 단행합니다. 오히려 세금 인상을 하면 집값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직접적인 임금 인상 투쟁을 넘어, 전 국민이 잘 사는 사회를 요구하는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 바로 사회연대 전략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만이 아니라, 연대할 수 있는 모든 단위들과 연대해서 활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겠네요?

"등록금 문제는 중요한 의제이지요.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등록금 1000만 원 시대, 그 천만원을 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학부모입니다. 대다수가 노동자들입니다. 따라서 등록금 문제는 대학생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등록금 문제는 노학 연대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자신의 문제입니다. 당연히 전 국민적 문제이기도 하죠."

 

- 앞으로 '사회연대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속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요? 

"5.1 대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회연대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시작한 것이죠. 사회연대헌장 제정 운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각계각층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죠. 그것을 진행하면서 의견을 모아가려고 합니다.

 

등록금 문제의 경우 대학에서만 해결책을 찾아야 할 사안이 아닙니다. 학생, 대학의 협상만으로도 한계가 있지요. 그러니까 대학들은 신입생들의 등록금을 차등해서 올리는 편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 문제로 인식하고, 그런 방향으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민주노총과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민주노총은 대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한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앞에서 공동 선전전 같은 것을 해서 노동자들의 문제, 학생들의 문제들을 함께 알리고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마디 남기신다면?

"작년에 중·고등학생들은 광우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지요. 하지만 대학생들은 어떠했나요?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아는 교수님이 있는데, 교수님들이 대학생들의 우경화, 개인주의적인 부분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렇게 하면 대기업, 혹은 공공부문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경쟁률이 '100:1'이 넘는 경우도 있었지만, 뽑긴 뽑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전혀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졸 초임 삭감까지 합니다. 인턴제를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제는 개인주의적으로 나만 잘 살겠다고 공부만 해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죠. 왜냐하면 사회적,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대졸 초임 삭감을 시작하면서 연봉마저 삭감되고 있습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시작으로 저임금 문제를 개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그 이전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대학생들이 등록금 문제를 중요한 문제로 두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합시다."

 

한쪽 팔이 다쳤음에도 1인 시위에 나온 김 부위원장. 김 부위원장의 그 열정적인 모습에서 사회연대노총을 실현하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조민경 기자는 등록금넷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록금넷의 더 자세한 활동을 보고 싶은 분들은 등록금넷 카페(cafe.daum.net/downstop)으로 오시면 됩니다. 


태그:#등록금, #등록금넷, #반값등록금,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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