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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서울 거리 곳곳에서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올해만 등록금과 관련해서 목숨을 끊은 사람이 4명에 달할 정도로 고액 등록금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이 커져가건만, 현 정부는 생색내기용 대책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학생, 학부모, 등록금넷은 이번 추경에서 반값 등록금 공약의 이행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추경안에 3조~5조의 등록금 지원액을 마련하면 반값 등록금 공약이 가능하며, 최소한 등록금 후불제, 학자금 대출 무이자 실시, 장학금 확충을 위한 재정이 편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결국 지난 4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등록금 지원액은 2519억 8500만원이었다. 28조 4천억원이라는 슈퍼 추경의 1%도 채 되지 않는 금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생, 학부모, 시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꾸준히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결국 5월, 대학생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오늘, 학부모, 시민들은 '등록금 인하' '반값 등록금 이행 촉구'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분수대 앞을 찾는다.

황금 연휴를 마치고 다시금 시작되는 등록금 릴레인 1인 시위.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의 이번 주인공은 바로 한국진보연대 상임 공동 대표이자 전 여성연대 대표인 이강실씨이다.

이강실대표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이강실대표 이강실대표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조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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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등록금 릴레이 1인 시위에 4번째로 참가하시게 되었는데요, 이번 1인 시위에 동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돈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 그것은 기회 균등, 사회 평등이 보장되는 사회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에 대학 등록금은 폭등했습니다. 돈 없으면 공부할 수 없습니다. 교육 기회 균등이 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적 불균형을 야기시키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하루 빨리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알바, 휴학에 시달려야 하고, 졸업해도 빚 때문에 고통받는 현실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벌써 5월입니다. 대학으로 치면 한 학기의 절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정부가 등록금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이 핵심입니다. 부자 감세 4년에 96조 단행하면서 고액 등록금을 낮추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없다고 밖에 얘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대학 안 가면 안 되게 우리 사회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이럴 수록 학생, 학부모가 나서야 하는데... 정부가 모르쇠하고 다른 정책들을 밀어붙이기 급급한데 이러한 상황이 국민들에게 여론화가 잘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등록금을 아무래도 학부모가 많이 내다주니, 등록금 문제를 자기의 문제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있는 듯 합니다. 부모가 등록금을 마련해주겠지, 라는 식의 생각도 있는 듯합니다. 부모들의 경우에는 제일 심각하게 등록금 문제를 느끼나, 직적 실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쉽지 않네요. 그러다보니 등록금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이자, 전국여성연대 대표이기도 한데요, 고액 등록금이 여성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최근 50대 여성들의 재취업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우리 사회에서 대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대부분 학부모의 나이는 40-50대입니다. 그러한 분들이 뒤늦게 다시 취업을 하는 것이지요. 그들이 취업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연히 다 사교육비와 고액 등록금 때문입니다. 대학 보내지 않으면 사람 노릇할 수 없는데, 부모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연히 돈을 벌어서라도 보내야 하지요.

이러한 상황에 만약에 지방에서 서울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면 하숙비, 생활비까지 줘야하니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등록금으로 인한 빚은 계속 늘고, 학부모들은 한계를 더욱 느끼게 되죠. 그리니 장학금 받으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는 상황이 옵니다. 30-40대에는 사교육비로 50대에는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삶입니다. 뒤늦게 직장을 가지고 고생하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액 등록금은 여성들의 노후 준비까지 막습니다. 고액 등록금 내기 급급한데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힘이 아직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조금 안타깝지요."

- 진보연대는 등록금 인하를 중요한 과제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민주, 민생, 통일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등록금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있나요?
"지금의 등록금 인상 문제는 우리 사회의 민생, 민주와 다 맞닿아 있습니다. 고액 등록금은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사회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등록금 문제에 고통을 받지 않습니다. 중산층, 저소득층은 고액 등록금으로 고통 받고, 그로 인해 가계는 더욱 어려워지지요. 이러한 우리 사회 문제에 당연히 진보연대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열심히 못해서 미안할 뿐이죠. "

- 대학생들이 실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등록금 문제, 실천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나 혼자 문제를 해결하고, 돌파하려고 하면 어려움이 가중될 뿐입니다. 힘을 모아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더 어려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자손들까지 고통스러워할 문제이겠죠.

그와 함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학생들이 실천해서 성과를 얻도록 하는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 제정 운동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통해서 실천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되면 좋겠습니다. 이슈 화이팅만이 아니라, 생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활동, 점진적으로 문제를 개선되는 활동이 2가지 다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아요."

이렇게 4번째 등록금 릴레이 1인 시위가 마무리되었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각계각층을 만나면서 등록금 문제는 단순히 비싼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이고,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적 문제라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쉽게 해결되지 않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 전국민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실천,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만이 지금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일 것이다. '질긴 놈이 이긴다'는 말이 새삼 더 떠오른다.

덧붙이는 글 | 등록금넷은 5월 22일까지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합니다.



태그:#등록금, #등록금넷, #1인시위, #반값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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