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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 2일째. 오늘(29일)의 주인공은 전교조의 김현주 수석부위원장이다.

 

등록금 1인 시위가 2일째가 되었다. 하지만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그런지 여전히 1인 시위를 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 경찰, 경호원들과 옥신각신한 끝에 겨우 1인 시위 장소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살을 가리기 위한 모자까지 쓰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신 김현주 수석부위원장님. 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1인 시위를 시작한다.

 

교육세 폐지, 자율형 사립고 등 다양한 교육 현안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러 1인 시위에 동참한 전교조 김현주 수석부위원장을 만나보았다.

 

- 초, 중등 학교 선생님들의 단체인만큼, 전교조하면 고등 교육과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반값 등록금 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전교조는 예비교사분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가져오면서 대학 내에서 진행되는 교육 내용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왔었습니다. 초·중등 교육만 관심을 가진 건 아닙니다.^^

 

그런데 고액의 등록금으로 인해 이제는 교, 사대를 떠나서 대학생 모두가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도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요. 교육을 고민하는 단체로써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피켓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제자들의 등록금 고통,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후불제, 상한제 실시 정부에게 촉구합니다"라고 되어 있는데요, 혹시 고액 등록금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제자를 만나신 적은 있으신가요?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교직 생활을 한 지 20여 년이 되었으니, 대학을 간 제자들도 있지요. 시골 선생님이다보니, 부모님들의 등록금 부담이 얼마나 큰 지 많이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덜 먹고, 더 아끼고 그래야 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지요.

 

저 역시 어렵게 공부해서 그 심정을 잘 압니다. 저는 교대를 나왔으니, 당연히 학비가 다른 대학보다 쌌습니다. 한 학기에 20-30만 원 정도 했지요. 그래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간 1000만 원이라고 하니…. 시골 아이들이 대학 가면 어디 학비만 듭니까? 생활비에, 책값에… 학부모님들의 뒷바라질이 얼마나 힘들지 눈에 선합니다."

 

-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이시니, 대단한 교육 전문가일 텐데요, 교육 전문가의 입장에서 현재의 고액 등록금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독일, 북유럽은 공부만 하려고 하면 무료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교육의 공적인 기능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교육의 공적인 기능을 간과하고 규제하지도, 지원하지도 않습니다. 실력이 있어도 돈 때문에 공부할 수 없는 상황을 정부가 방관하는 것입니다. 교육조차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되고 있습니다. 교육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지요. 고액 등록금의 문제, 이러한 교육의 상황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봅니다."

 

- 등록금 문제도 교육 문제와 떼어 놓고 볼 수 없군요. 그럼 국민들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교육 문제가 바로 사교육비, 고액 등록금입니다. 혹시 둘의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중, 고등학교는 사교육비로 인해, 교육 양극화, 사회 양극화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학에 가면 등록금 부담으로 인해 이 양극화가 고착됩니다.

 

교육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공적인 기능이 있는데, 오히려 사교육비, 고액 등록금은 교육이 사람을 차별하고, 잘 살고 못 사는 층이 확고하게 고정되도록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 고액 등록금 문제는 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자녀들의 입장에서 보면 사교육비 많이 들여서 대학에 들어왔죠. 그런데 등록금은 비싸기만 합니다. 당연히 자녀들은 도움이 되려고 공부가 아니라 아르바이트합니다. 그런데 단시간 노동자들의 권익이 보장되지 않으니, 보수는 턱없이 낮고 도움이 안되지요. 그렇게 힘들게 졸업을 해도 취직마저 잘 되지 않습니다.

 

가정의 입장에서 보면 노후를 준비할 수 없게 되죠. 사교육비, 등록금 등 교육비가 많이 드니 부모들은 노후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경제 구조가 없어지는 상황까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현재의 고액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가 재원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중등 교육도 무상 교육이 되지 않는 조건에서 가능하겠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의 문제일 것입니다. 사교육비 엄청나고 등록금 커지고… 모든 교육에 드는 비용을 개인에게 지출하게 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기능은 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를 안정되게 하고 풍부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육의 공적인 책무성을 국가가 부담하지 않으니 개인의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합니다. 백년을 두고 고민해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교육이 그만큼 국가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정부는 예산을 우선적으로 교육에 편성해야 합니다. 4대강 유역 정비하는 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5월 1-2일 대규모 집회를 하는데 제자들에게 한 마디 전하신다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우선은 개인적인 것이라고 보여질 수도 있지만,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기성세대, 정치권, 국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개인의 권리를 요구할수록 오히려 그들이 올바른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결국 올바른 정책을 만들도록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도움되는 일이 될 것입니다."

 

- 5월 23일에 교육 주체 결의대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자리인 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과거에는 전교조의 창립일에 맞춰서 진행되는, 1년에 한 번 있는 전교조 돌 잔치였습니다. 올해 전교조가 20주년을 맞이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 참교육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회의 지지와 격려, 그 힘으로 전교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전교조 운동에 학부모, 학생이 빠진 적이 없었습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함께하며 전교조 창립을 되새기는 날로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등록금까지 포함한 모든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대학생들도 많이 참석해주세요. ^^"

 

연간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등록금! 단순히 비싼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고액 등록금은 사회 양극화를 만들어내는 문제이기도 했으며,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내몰고, 학부모들의 노후 준비마저 막아 전국민들을 고통으로 내모는 문제이기도 했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2일차 릴레이 1인 시위. 1인 시위가 끝날 즈음에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등록금넷은 5월 22일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계속 진행합니다.


태그:#등록금, #반값등록금, #1인시위, #등록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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