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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블로거의 글에서 낙하산 때문에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 YTN 돌발영상의 한 장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짧은 영상에는 지난 2006년 3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미국과 일본 등을 격파하며 연승행진을 거두고 있는 한국대표팀에게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이모 국회의원이 브리핑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당시 그는 아래와 같이 한국팀에게 '농담성 음모론'을 곁들여 칭찬했다가 네티즌과 국민들에게 호되게 비판받았다.

 

"한나라당이 걱정 하는것은..."

"이번 한국야구의 연속 승리가 중요한 무역 상대국인 일본을 자극하여 새로운 무역 장벽 생기거나..."

"미국을 자극하여 동북아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한국의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국들만을 골라서 차례로 꺽은 것이 우발적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가장 엽기적인 발언은 뭐니뭐니 해도 한국 야구선수들이 선전한 것을 '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냐'고 터무니 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워낙 참여정부와 각을 세우고 딴나라 걱정만 하던 정당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황당한 의혹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웃음까지 섞어 브리핑을 마쳤다. 그리고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제2회 WBC에서 한국야구팀이 일본을 꺽고 4강에 진출하자, 한나라당은 3년 전과는 너무나 다른 축하 논평을 내놓았다. "승리의 여세를 몰아 더 큰 기쁨과 희망을 국민께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말이다.

 

관련해 3년 전 한나라당의 엽기논평 소식을 접한 블로거들은 "역겹기 그지없다" "일본에 충성도가 높은 건지 모르겠다" "이러니 한나라당이란 말밖에..."란 반응을 보였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나라당 논평 전문>

 

한국 야구의 승리에 대한 또다른 시각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한국 야구가 매우 중대한 사태를 유발시켰다고 본다. 한국 야구는 아시아 최강인 일본을 격침시킨데 이어 미국의 맹방인 멕시코를 이겼고 이어서 세계최강이며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야구를 이겨버렸다.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에 이겨서는 안되다는 야구규칙은 그 어디에도 없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 사실이며 경기를 앞둔 여타의 참가국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세계 외교무대에서 선린을 중시해야 하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한나라당이 걱정하는 것은 이번 한국 야구의 연속승리가 중요한 무역상대국인 일본을 자극하여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기거나, 전통적 맹방인 미국을 자극하여 동북아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WBC에 출전 중인 우리의 야구 선수들은 매우 겁이 없다.

 

연습으로 대만과 중국을 꺾은데 이어 본격적 경기에서 1차로 일본야구의 자만심을 꺾었고 야구와는 무관하지만 피겨에서 일본의 희망을 꺾었으며 그에 앞서 토리노에서는 쇼트트랙으로 미국 등을 무참히 눌렀다.

 

한국의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국들만을 골라서 차례로 꺾은 것이 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 점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하하하...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나라당, #WBC, #야구, #논평,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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