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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조진래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102명이 지난 25일 한국인 원폭피해자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의료 및 생활지원,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사업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와 그 피해자 자녀의 실태조사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일본은 피해자 보호장치 마련... 한국은 개인에게 떠넘겨

김용길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이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하기 앞서 법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용길 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이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하기 앞서 법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 국회의원 조진래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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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피해자 자녀 실태조사, 한국인원폭피해자지원위원회 설치, 피해자와 피해자 자녀에 대한 연 1회의 일반검사와 정밀 암 검사 무료실시, 의료 및 생활의 실질적인 지원 그리고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인권평화교육을 위한 추모공간 조성 등의 기념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57년 원폭의료법, 1968년 원폭특별조치법, 1994년 피폭자원호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국민 원폭피해자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왔으나,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63년 동안 아무런 법적 보호장치 없이 원폭피해의 문제를 피해자 개개인이 감수해야 할 고통으로 방치해왔다. 

원폭피해자 특별법이 제정되면 일제강점시 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63년 여만에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 '환우'의 문제해결을 위한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폭피해자 관련법 제정은 지난 2004년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에서도 소외되고, 2005년 원폭피해자 특별법이 민주노동당 조승수 전 의원 대표발의로 한 번 시도된 바 있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가 폐기된 전례가 있을 만큼 험난한 여정을 밟아왔다.

"원폭피해자 1세뿐 아니라, 2세 후유증에 대해서도 지원해야"

조 의원은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는 일제 식민지 지배로 인해 야기된 문제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부는 그러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피폭자 후세들도 원폭후유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폭피해자들이 사회생활, 결혼문제 등으로 원폭후유증의 피해사실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라 드러난 인원보다 잠재된 인원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루 빨리 특별법이 제정되어 원폭피해자 1세대 뿐만 아니라 2세대의 후유증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을 비롯하여 안홍준·원희룡 의원,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곽정숙 의원 등 전체 국회의원의 3분의 1이 넘는 103명이 참여했다.

이번 특별법을 청원했던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김용길 협회장은 "원폭피해자와 피해자 자녀들의 잃어버린 권리와 명예, 인권을 되찾을 수 있는 이 법안이 18대 국회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피폭당한 70여 만명의 피해자 중 10%인 7만여 명은 한국인이었다. 현재 한국인 생존자 1세대는 26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원폭후유증으로 의심되는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며 가난과 사회적 차별에 맞서 싸우는 2~3세 피해자들까지 포함하면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의 규모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태그:#원폭피해자 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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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주부이자, 엄마입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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