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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지역재단

 

1980년대에 엄청난 돈을 번 뉴욕의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폴 투돌 존즈(Paul Tudor Jones)는 1987년 어느 여름날 초조해했다. 그해 9월 그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이 1929년의 대공황과 같은 공황상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10월 어느 날 주가가 하루에 23%가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는 동료인 글렌 더빈에게 곧 엄청난 불황에 빠질 것 같다고 전화하면서 "우리가 뭔가를 해야만 해, 나는 자선단체를 만들 셈인데 당신도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 시민들이 주식시장 붕괴로 대공황에 대한 불안에 떨 때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어려움을 돕고자 3명이 의기투합하여 당시 6만불로 시작한 것이 오늘의 로빈 후드재단의 탄생 서곡이다.

 

다음은 재단에 입사하기 전 가정폭력 여성들을 위한 쉼터에서 8년간 일했다는 오 코너(De O' Connor)여사의 설명이다.

 

통계에 의하면 뉴욕시민의 ¼이 빈곤층으로 현재 로빈 후드 자산으로는 빈곤층의 13%밖에 지원하지 못한다. 지금은 연간 1380억원 정도의 자산으로 아동과 청소년, 교육, 일자리와 경제적 안정, 생존, 가정 폭력, 주택 등에 지원한다.

 

모금의 86%는 일반시민들로부터 기부를 받고, 나머지는 이사회가 담당한다. 대부분의 이사회멤버는 맨하탄에 사는 금융가들이거나 변호사,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사람들이며 한 해의 운영비는 240억 정도이다.

 

재단에서는 '비용대비 효과'를 강조한다. 1달러를 기부했을 경우 평균 12달러의 효과가 있고, 일자리 창출의 경우는 1달러에서 55달러까지, 노숙인 지원의 경우 1달러에서 18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른 재단과 다른 점은 모금의 100%를 뉴욕의 빈곤 문제 해결에 사용해 재단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재단이라는 의미는 자산의 운영수익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재단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뉴욕의 빈곤 문제와 그 주변 문제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알린다. 또한 당장 먹고 사는 생계를 해결해 주는데 그치지 않고 빈곤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뉴욕 재단센터  

 

자선이 민주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며, 투명성과 책임성이야말로 신뢰의 열쇠라고 여기는 뉴욕 재단센터는 1956년도에 설립됐다. 뉴욕재단센터는 미국의 기부와 자선문화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수집하고 정리 교류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또한 현장의 추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단체들의 기금모금과 배분사업에 대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다음은 뉴욕재단에서 근무하는 최주원 박사의 설명이다.

 

현재 50개 주의 정보를 관리하고 약 9만 3천개의 배분단체 중 660곳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2만개 정도의 재단에서 지원받아야 하며 노력중이다. 센터에서는 전국에 5곳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최근에 지역단위인 시, 구, 동 등의 활동영역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자료를 조사·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원받은 단체의 활동지역은 어디인지, 수혜를 받은 지역은 어떤 지역단위인지까지 정보를 분석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찾고자 하는 자금 제공자는 누구인지, 신청서는 어떻게 작성하는지 등의 정보제공과 교육훈련에 대한 활동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편, 연구자나 학자, 언론 등을 위한 정보를 세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미국 - 유니언스퀘어 공원에서

 

맨하탄의 중부 밋타운에는 시끄러운 도심 속에 아담한 공원 유니온 스퀘어 파크가 있다. 두 재단과 가까이 있어 일행은 이 공원에서 잠깐 쉬며 구경하기로 했다. 이 공원은 대학가가 바로 옆에 있어 베트남 반전시위가 일어났었고 노동절 시위를 최초로 한 곳이다.

 

조지 워싱턴과 링컨 대통령의 동상 밑에는 노숙자인지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자고 있다. 밤에는 위험한 지역으로 얼마 전에도 총격전이 벌어져 사람이 죽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주눅이 들어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이런 중심가 공원 옆에 그린마켓이 선다. 그린마켓은 뉴욕시 외곽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자동차에 농산물을 싣고와 파는 곳이다. 야채, 꽃, 치즈, 잼 등의 농산품들이 유기농제품이라는 팻말을 달고 널려 있다. 한국에서는 구경도 못한 여러 가지 형태의 호박이며, 가지 등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일행은 피자케이스처럼 생긴 선물 박스를 공짜로 두 개씩 받았다. 먹을 것이면 호텔에 돌아가 술안주를 하든지 아니면 한국으로 갖고 돌아올 예정이었다.

 

각자 옆구리에 박스를 끼고 서있던 일행 중 누군가가 박스 뒷면을 살펴봤다. 강아지 그림이다. 아! 이런 낭패가! 글씨를 읽어보니 강아지 사료 판촉 선전물이었다. 하마터면 개 사료 먹을 뻔했다.

    

미국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매케인 후보가 선거 파트너인 페일린의 딸 임신으로 타격을 입을 거라는 내용이 실린 신문이 굴러다니고,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한 흑인이 배지와 티셔츠 및 사진을 파는 노점상이 보인다.

 

오바마를 선전하는 티셔츠를 고르는 한 백인 여성에게 물었다.

 

"왜 오바마를 지지합니까?"

"나는 이민 전문 변호사예요. 민주주의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입니다."

 

가이드의 설명이다. 

 

"미국은 정말 다양한 나라예요. 뉴욕에서는 흑인과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오바마가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백인만 사는 중부 지역이나 보수적인 동네에서는 전혀 다른 여론이 형성되지요. 누가 될지는 모릅니다."

 

다양한 인종이 사는 인종의 용광로 '멜팅폿'(melting pot, 다인종사회). 서로에게 무관심하며 사는 것 같은 미국인들을 연결해 주는 고리는 고통을 나누려는 아름다운 마음씨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2008 지역재단 해외탐방 '박원순과 함께하는 미국지역재단 둘러보기' 일행으로 참여하여 쓴 글입니다. 


태그:#지역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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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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