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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9월 1일부터 6일까지 뉴욕일원의 지역재단을 둘러보고 향후 한국에서 지역재단을 창립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론과 실무를 겸하는 현장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에는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를 비롯한 전국의 시민단체 관계자 12명과 실무자들이  참가했다. - 기자 주

 

뉴욕재단은 1924년에 뉴욕 지역의 은행가 그룹에 의해 설립된 재단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지역재단 중 하나다. 뉴욕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애쓰는 시민단체에 2007년 한 해 동안 기부한 금액은 1660억원에 달한다. 다음은 재단 부총재 로버트 브이 에드가(Robert V. Edgar)씨의 설명이다.

 

"1914년 미국 중부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클리블랜드에서 최초의 개인재단이 설립됐다.  왜 큰 도시가 아닌 클리블랜드인가는 재단의 중심에 록펠러가문이 있었고 그가 여기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서 엄청난 부를 모아 뉴욕으로 이사했다.

 

일반적으로 자선재단에서는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준다. 재단에서는 처음에 빈곤층에게 신발을 제공했다. 신발을 제공해서 더 이상 신발이 필요치 않게 되자 무엇을 줄까 고민하다가 신발 이상의 무엇을 주기 위해서 법정에 가야했다.

 

당시의 관습은 은행에 자선기금을 신탁해야 하고 기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법원의 지시를 따라야 했는데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이 너무 비쌌다. 심지어 판사가 휴지를 주자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자선재단에서는 자신들의 의지대로 하기 위해 체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이사회를 통해 지역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함으로써 더 이상 법정에 가서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사회 말고 은행 내에도 자선과 기부 전문가가 있었지만 그들은 자선 전문가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은행은 돈을 증가시키는 데에만 신경을 썼고 어떻게 써야할지 몰랐다. 지역재단이 탄생한 이유이다.

 

 

현재 50개 주 700개 이상의 지역재단에서 수천 명의 기부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최초 형태의 신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재정을 관리할  전문 투자 상담가(회계사, 변호사)를 고용한 자선법인을 이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유산을 통하거나 살아있는 동안 재단에 기부하기도 한다.

 

에드가씨는 '록펠러 자신이 직접 당사자에게 기부하지 왜 재단을 설립했느냐?'는 일행 중 한명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록펠러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 자신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지역재단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록펠러가 지역재단을 설립했을 땐 세금감면 혜택이 하나도 없었다.  당시만 해도 세금감면보다는 자선의 목적이 컸기 때문이다. 재단에서는 4가지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재단의 임의대로 배분할 수 있는 자유기금이다. 둘째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금이다. 대상은 크게 보면 건강, 복지일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는 부상당한 발레리나를 도울 수도 있다. 이 기금은 기부자가 어떤 분야의 기금인지를 알 수있다.

 

셋째, 지정기금은 수혜자를 지정할 수 있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예를 들면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한 가운데 있는 그레이트 홀에 꽃이나 나무를 정기적으로 꽂아 두도록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부자 조언기금이다. 법적으로는 재단이 마음껏 사용해도 되지만 기부자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조언할 수 있다. 뉴욕이나 보스턴과 같은 지역에 배분되도록 추천이 가능하다."

 

또 '개인재단과 지역재단의 차이점은 무엇이냐?"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개인재단은 설립자가 모든 모금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상속이 되기 때문에 자손으로 내려가다 보면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비조언기금의 4가지 관심 분야는 아동 청소년, 지역발전과 환경, 교육, 건강이다. 재단에서는 다른 재단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뉴욕 재단에서는 처음으로 에이즈 퇴치 기금을 마련했고, 9.11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공동사업을 했다."

 

뉴욕 아름다운 재단

 

 

뉴욕 아름다운재단은 한국의 아름다운재단과 그 정신을 함께 하여 설립됐으며 올바른 기부문화의 확산과 나눔 운동을 통해 모두가 풍요로운 미주 동포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나아가 지역공익재단으로서 지구촌 한인사회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더 나은 환경 속에서 다음 세대가 성장할 수 있도록 값진 유산을 전하는 데 있다.

 

뉴욕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세 가지의 나눔 기금 즉, 커뮤니티 기금, 한민족 뿌리 기금, 해외동포 기금을 만든다. 기금의 일부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동포 사회가 가장 필요한 곳에 쓰이고 일부는 영구 기금으로 쌓여 후손들의 힘이 된다.

 

‘1% 나눔’ - 모두를 위한 행복의 씨앗

 

1999년 설립 당시, 약 7억 규모로 시작된 1% 나눔 기금은 지금까지 약 2만 명 이상의 개인과 회사들의 동참으로 2006년에 380억까지 성장했다. 이 기금은 복지의 사각 지대에 있는 이웃과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는 단체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용된다.

 

아름다운재단 총괄 상임이사 박원순씨의 말이다.

 

"몇 해 전 미주동포들은 이민 100주년을 맞았다. 사탕수수 이민 시절로부터 아메리카대륙에 우리 동포들이 발을 내디딘지 백년, 그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련을 극복하면서 한인사회는 번영의 기초를 쌓았다. 아직은 더 발전해야 하지만 그래도 우리 동포들 중에는 꿈을 실현한 분들도 적지 않고, 훌륭한 2세 젊은이들이 주류사회에 당당한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 커뮤니티에 적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켜 가는 일, 동포 상호간의 소통과 통합을 이루는 일, 동포들의 경제적 수준을 높이는 일, 타민족 구성원들을 돕고 함께 상생하는 일 등은 앞으로 극복해 가야 할 과제다."

 

 

뉴욕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강영주씨의 말이다.

 

"뉴욕아름다운재단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업의 하나인 ‘1% 나눔’은 그 1%가 뜻하는 것처럼 액수보다는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저희 재단은 기부가 일회적이고 감정적인 행위가 아닌,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거듭나 우리 삶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뉴욕 아름다운재단의 운영 원칙을 보면 공정성, 투명성, 전문성, 종합성, 대중성이다. 공정성과 투명성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와의 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이해관계나 치우침도 없이 오로지 공익과 공동선을 위해 일하며, 기부자의 소중한 돈을 어떻게 사용했는가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한편, 특정한 개인이 아닌 한인 사회 동포 구성원 모두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종교계와 법조계, 시민사회단체와 경제계, 사회복지와 NGO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경받고 신뢰받는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여 활동한다.

 

뉴욕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하는 기업들과 개인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한인 노인 복지 향상에 대한 높은 비전을 가진 동포기업 ‘Kiss Products'는 뉴욕 아름다운재단과 뉴욕과 뉴저지 지역 한인 노인들을 위한  ‘Kiss Gold' 기금을 조성, 운영 중이다. 설립 자금 5만 달러로 시작된 기금은 매년 2만 달러 이사의 기금이 추가될 예정이다. Kiss Products는 세계 최대의 네일 제품 제조업체로 현재 세계 40여 개 국에 물품을 배급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형 판매점에서 68%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인사회의 발전 및 사회공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신한뱅크아메리카는 뉴욕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1%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에서는 뷰티플 프리체킹 및 뷰티플 쎄이빙 등 두 예금의 예수금 평균잔고 1%를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력은 자본의 논리 - 기금을 모아 파이를 키워가야

 

다음은 1992년에 발생한 LA 흑인 폭동사건 이후, 사후처리 과정 중 한인의 경제적, 심리적 보상이 흐지부지 진행되는 것을 보고 교민의 정치력 부재를 깨달아 우리말 투표 서비스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하원 통과를 성공시킨 한인유권자 센터 소장 김동석씨의 글이다.

 

"우리 한인사회에 나눔, 자선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향후 한인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커뮤니티의 정치력 향상은 몇 몇 활동가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전체가 자원을 모아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미국 정치를 움직여야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과 유태인은 참 비슷한 점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면은 특히나 닮았죠, 그렇지만, 유태인들은 커뮤니티를 위해 많은 기부를 합니다. 그 기부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건강한 민족 사회를 만들고, 또한 유태인들이 공동으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밑거름이 되겠지요."

덧붙이는 글 |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이 기사는 2008 지역재단 해외탐방 '박원순과 함께하는 미국지역재단 둘러보기' 일행으로 참가하여 쓴 글입니다.


태그:#지역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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