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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이휘주, 정수빈 양.
 고등학교 2학년 이휘주, 정수빈 양.
ⓒ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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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각오해라. 우리 곧 방학이다!"

최근 촛불집회에 여중고생들이 들고 나온 피켓 문구다. 이 문구는 큰 인기를 끌었고, 촛불문화제 구호로도 등장했다. '대딩'들은 이미 방학을 했지만 '중고딩'은 아직이다. 하지만 5일 열린 '7·5 국민승리선언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는 다시 여중고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기말고사가 끝났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두 달. 쇠고기 수입문제가 '생존권'의 문제임을 처음으로 알리며 촛불문화제를 이끈 여고생들은 다시 불붙은 촛불집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곽수정(18), 이보람(18), 김현아(18)양은 전경차가 길을 막아선 프레스센터 앞에 있었다. 그곳은 촛불집회 현장과 경찰의 영역이 갈라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에선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얼핏 보기엔 같은 반 친구인 듯했으나, 알고 보니 두 달 전 촛불집회 현장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고 한다. 

곽수정양은 최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과 관련 "늘 있던 일"이라며 방패로 맞은 자리를 보여줬다. 표정과 말투에서 그간의 경험과 여유가 묻어났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섬길 때까지 촛불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국민들의 의견을 듣길 바란다"

6·10 촛불항쟁 이후 두 번째로 촛불집회에 참가한다는 정수빈(18), 이휘주(18)양은 "그동안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폭력사태로 많이 걱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으로 시작된 종교계의 참여를 계기로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미 쇠고기 수입 이외에도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휘주양은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만 문제가 아니다, 공기업 민영화 추진도 문제"라며 "이 대통령은 말을 자주 바꾸고 국민의견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의 의견을 좌파, 우파 등 색깔로 구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자신이 회사의 경영자가 아니라는 걸 빨리 깨닫고 국민들의 의견을 듣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수능을 불과 5개월여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고3인 김정원(19), 서은영(19), 김효정(19)양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계속 '촛불 중단론'을 이야기 하지만 정부가 계속 국민 의견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이 자리에 서겠다"고 밝혔다.

'촛불, 어디로 가야 하나'는 최근 많은 사람들의 큰 고민이다. 촛불을 이제 꺼야 한다는 의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처음 촛불에 불을 당긴 여중고생들은 "아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곧 방학이 다가온다.


태그:#여고생, #고등학생, #촛불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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