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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보강 : 19일 오후 6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퇴임 후에 "열린우리당이 지금 흔들리고 있지만 어쨌든 또 열린우리당은 우리당대로 또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대로 각기 자기 구심을 굳건하게 세워서 그렇게 가는데, 멀리 뒤에서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보탤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9일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씨와 박형규 목사, 함세웅 신부 등 6월항쟁 관련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같이 한 자리에서 자신의 퇴임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실적으로 퇴임 후 정치할 수 없어"

"남은 20년 동안 얘기를 자꾸 하니까 정치 또 할 거냐 묻는데, 한국의 정서가 대통령제 국가여서 대통령을 마친 사람이 정치를 또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내각제에서는 총리를 마친 사람이 정치를 한다. 정치를 현실적으로 제가 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정치를 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노고를 아끼시지 않듯이 저 또한 대통령 한번 했다고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생각은 없다.

젊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또 제가 했던 수많은 실수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수많은 성공의 얘기도 젊은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지금 흔들리고 있지만 어쨌든 또 열린우리당은 우리당대로 또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대로 각기 자기 구심을 굳건하게 세워서 그렇게 가는데, 멀리 뒤에서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보탤 생각이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을 언급한 것에 대해 "멀리서 진보세력을 후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 차례 퇴임후 정치활동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었다.

지난 해 8월 27일 청와대로 노사모 회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언론·정치 환경이 선진국(수준)이 되도록 지금도 열심히 모색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이 문제는 제가 임기 끝나고도 손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7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초청 오찬에서도 "다음 정권 5년 내 헌법이 개정되지 않았을 때, 개정이 무산됐을 때,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반대한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병완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노 대통령의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재임 기간 동안의 경험을 어떻게 사회화 할 것인가'라는 점에서 연구도 하고 저술·강연 활동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8월 노사모 모임 발언에 대해서는 "지난 기간 참여정부에서 언론과 권력 문화에 대해 일관되게 해온 게 있으니 발전된 관계를 위해 연구할 수도 있고, 뜻을 같이 하면 사회적 발언도 할 수 있다는 취지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첫 꿈을 꾸는 것은 농촌복원 운동"이라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농촌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지역별로 커뮤니티를 만들어 도시 사람들이 정주할 수 있는 곳으로 농촌을 가꾸는 일"이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직접적인 정치활동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에서 정치적·사회적 행위를 해나갈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19887년 이래에 2007년까지 그 사이의 역사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 한국만큼 큰 업적을 가진 나라가 없다"며 높게 평가했다.

또한 "6월 항쟁의 승기를 잡고 우리 세력이 뿔뿔이 흩어지고 정치권도 갈라져서 이 상황을 굉장히 어둡게 보는 분이 많이 있고 애석해 하고 이렇게 보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서구에서 말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의 가치, 그것이 제3의 길이라고 하는 그와 같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가면서 이후 사회에 커다란 전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금 부분적으로 서로 나누어져 있지만 각기 목표를 향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헌 징검다리 건너야 다른 논의 가능"

노 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지금 저와 언론이 극단적으로 맞서고 있는데 저는 이것을 한국 사회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특권적 권력과 정치권력 사이에 갈등"이라고 평가했다. 또 17일 언론사 국장단과 오찬에서 "10년 뒤에, 20년 뒤에 언론자료와 우리정부의 자료를 갖고 누가 옳았는지 비교해보자"고 했던 발언을 상기한 뒤, "아직도 역사를 이렇게 가로막고 되돌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20년의 승부를 경쟁자로서 걸어보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간 참여정부가 펼친 정책에 대해 설명한 뒤, 개헌제안과 관련해서는 "지금이 아니면 (개헌이) 어렵고, 이 징검다리를 건너야 다른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승헌 변호사, 이규정 부마항쟁기념사업회이사장, 이홍길 5·18기념재단이사장, 정현백 전 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청화 조계종 교육원장, 오충일 목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도 자리를 같이했다.

이들은 "햇볕정책, 포용정책 등의 용어는 북한을 아래로 내려다 본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바꿔서 사용했으면 한다", "민주화의 내용적 과제를 채워야 한다", "인문학 등 기초학문 육성이 필요하다", "민주화 세력의 단합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민족문제·대북문제를 크게 진전시켜 달라"는 의견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해마다 6월 9일 또는 6월 10일에 6월항쟁 관계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해왔는데 올해는 20주년을 맞아 앞당겨서 자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말에 6월항쟁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결성됐으며 행정자치부가 기념사업에 약 20억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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