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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우익 인사들이 `인터넷 안보전사 5만명 사이버 군단`을 조직, 인터넷에서 안보활동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11일 오전 서울 신천동 향군회관 2층 대강당에서 `코나스 창간 1주년 기념식 및 인터넷 범국민 구국협의회 발대식`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이하 향군)', '북핵저지시민연대', '독립신문' 등 93개 보수·우익단체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향군회관에서 '인터넷범국민구국협의회(이하 구국협)' 발대식을 갖고 사이버 공간에서 친북·좌익세력을 몰아내고 자유민주주의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훈 향군회장은 기념사에서 "1년 전 인터넷공간은 개혁, 진보, 민족주의로 위장된 반미·친북의 목소리가 주도하고 이 나라 안보를 걱정하는 애국의 목소리는 취약하기 그지없었다"며 "1년이 지난 지금, 코나스(향군 안보사이트)를 통해 3만여명의 애국 네티즌을 확보함으로써 반미·친북 이념으로 오염된 네티즌 공간이 '안보청정제'로 점차 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인터넷은 시대의 흐름을 변혁시킬 만큼 가공할 위력을 갖고 있다"며 "소리없는 사상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 존치와 같은 법적,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사이버 공간을 주도할 수 있는 애국사이트와 네티즌을 대폭 증대시키고 결집시켜야 한다"고 사이버 사상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관철(향군 안보사이트 '코나스' 편집장) 향군안보부장은 인터넷 상황보고 순서에서 인터넷 공간이 친북·좌파세력에 의해 적화(赤化)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마이뉴스>와 <민중의 소리> 등 진보 성향의 인터넷매체를 친북·좌파언론으로, <독립신문>와 <업코리아> 등 보수·우익성향의 인터넷매체를 애국언론으로 분류했다.

김 부장은 "경찰청이 발표에 의하면 친북사이트가 43개에 이를 정도로 사이버 공간이 적화돼 있다"며 "북한은 남파공작원으로 하여금 친북 단체에게 주한미군철수와 국보법철수 등의 투쟁을 지령하고 있으며 김정일은 네트워크 중심의 사이버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색깔공세를 폈다.

김 부장은 특히 "5만 명의 사이버전사(향군 및 베트남참전전우회 네티즌 등)를 육성해 적색 인터넷공간을 청색 광장으로 만들어 레드 바이러스가 사라지게 해야 한다"며 "애국 네티즌들은 자유민주 이념으로 사상무장, 적진을 향한 불굴의 공격정신, 우군끼리 협조와 희생정신을 갖고 대한민국 침몰을 막아야 한다"고 구국협의 성격을 강조했다.

보수우익이 수구꼴통? ..."보수·우익 네티즌은 국가를 구한 의병"

이날 발대식에서는 '월간조선'이 제작한 '국보법 왜 필요한가'라는 제목이 동영상이 방영됐다. 월간조선은 제주 4·3 사건과 여순사건 당시와 70∼80년대 학생운동 현장의 깃발과 화염병 등의 자료화면과 북한의 법률을 인용하며 국보법 존치를 강조했다.

이어 류현태 애국청년대표는 구국협 발기선언문 낭독에서 "대한민국은 지난 2000년 6·15선언 이후 4년 여 동안 이념적 정체성이 크게 훼손되어 좌향좌(左向左)하고 말았다"며 "이 나라를 건국하고 온몸을 던져 수호해왔으며 근대화를 이끌어온 보수우익을 '반민주' '반통일' '민족반역자' 수구꼴통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동복 전 국회의원이 `인터넷 범국민 구국협의회 발대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들은 또한 "남한에는 북한 직영 사이트만도 43개에 이르는 등 인터넷이 적화야욕을 확산시키는 무기가 되어있는 것"이라며 "편향된 공영방송과 홍위병 노릇을 하는 운동권 시민단체가 친북·좌경세력의 군대이고 손발이며 이에 더해 수많은 인터넷매체가 이들을 엄호사격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가보안법 폐기 움직임 강력 반대 ▲미국 등 서방 민주진영과 공조를 중시하며 북한과 공조는 반대 ▲보수언론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일부 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 ▲친북세력의 홍위병인 시민단체의 '촛불시위' 등으로 여론호도 중단을 엄중 경고한다 등을 결의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 모두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이 충만한 조국의 내일을 위해 인터넷전선에서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는 격려사에서 "보수세력들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사이버공간을 친북·반미·좌경세력에게 내주면서 인터넷 공간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홍보처 구실을 하고 있다"며 "위기 의식을 느낀 보수·우익세력이 2년 동안 노력한 끝에 나아졌지만 아직 보수·우익 사이트는 미약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한 "임진왜란 7년 동안 국가가 왜적의 수중에 들어갔을 때 의병들이 나서 국가를 되찾았다"며 "국난에 처한 국가를 구하기 위해 나선 보수·우익 네티즌들이 그런 의병들이다"고 추켜세웠다.

불굴의 사상전? 보수-우익세력 사이버 활동 강화 후 욕설난무

보수·우익단체들이 친북·좌익세력에 의해 인터넷 공간이 적화(赤化)되었다며 자유와 민주이념으로 중무장한 애국 네티즌을 결합, 불굴의 정신으로 사이버 사상전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그리고 구태 의연한 방식에 사로잡혀 있다가 소위 친북·좌파세력의 공세에 밀리기 시작했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수·우익진영의 네티즌들은 노년층 중심의 행사와 경직된 모습으로는 좌파세력을 이길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관철 향군안보부장은 이날 "진보단체 집회에는 연예인의 자발적 참여로 흥미를 유발, 언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며 "하지만 보수단체 집회는 70∼80년대 반공궐기대회 행사분위기로 경직돼 젊은이들도 언론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특히 보수·우익 진영에는 '네티즌'이 아닌 '노티즌'이 많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건강한 논쟁이나 사상전이 어려움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보수·우익진영이 사이버 활동을 강화한 후 나타난 현상은 사상전이 아니라 욕설이 난무였다며 사이버 사상전의 혼탁함을 우려하고 있다.

사이버 사상전을 선포한 이날 발대식 행사장에는 여느 우익집회와 마찬가지로 노년층 참석자가 대다수였다. 행사를 주최한 재향군인회측은 참석자들에게 점심식사와 함께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했다.

'심판을 기다리며'라는 ID로 재향군인회 안보사이트인 '코나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보수 네티즌은 '평일만 골라서 애국집회를 여는 이유나 좀 알자'고 항의했다. 이 네티즌은 평일에 집회나 행사를 하는 것은 노년층만 참석하고 젊은층 참석을 배제시킨 것이라며 "이동복 박사도 월간조선 강연에서 젊은이들이 와야된다고 역설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 네티즌은 또한 "위대한 노인세대 운운하면서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연사, 똑같은 집회를 몇 번씩 하십니까? 방법론을 제시해도 듣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라며 "진짜 이 나라를 살리고자 하는 집회입니까? 아니면 스트레스 해소,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며 우리끼리만 모이자는 집단주의이고 배타주의적 대규모 모임입니까"라고 반문했다.

▲ 11일 오전 향군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코나스 창간 1주년 기념식 및 인터넷 범국민 구국협의회 발대식'에서 우익인사들이 인터넷 공간에서의 안보활동을 강화하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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