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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매체 '진보누리'에 실린 송태경 민주노동당 정책국장의 '놈현스럽다 의미분석'.
ⓒ 구영식
노무현 대통령이 결정한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인터넷상에서는 '놈현(노무현)스럽다'는 용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송태경 민주노동당 정책국장은 인터넷매체 '진보누리'에 '놈현스럽다의 의미'에 대한 글을 정리해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전범국의 국민이 된 자의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정리한 것"

송 국장은 먼저 '놈현스럽다'의 의미를 분석하기 전에 "이 글은 믿거나 말거나 틀리거나 옳거나 하는 것과 관계가 없다"며 "그저 졸지에 전범국의 국민이 된 자의 스트레스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 국장은 이어 "특히 노무현 지지자 또는 추종자들에게 발설했다가는 완전히 왕따돌림 당할 수 있으므로 따라하거나 넷상에 유포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게 신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 국장은 '놈현스럽다'의 의미를 풀이하면서 "의미를 풀이하기가 간단치 않다"고 전제하면서 "다소 비슷한 어법으로 '치사하다' '간사스럽다' '배신 때린다'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이들 어법들은 품질면에서 비교도 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고 비꼬았다.

송 국장은 이어 '놈현스럽다'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계기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대선기간 중 DJ 친인척 비리와 관련된 노무현의 이중적 태도 (부패척결?)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노무현의 읍소 (낡은 정치 청산?)
침략전쟁지지 및 참전에 대한 노무현의 변명 (평화? 국민참여? 상식과 윈칙?)


'놈현스럽다'='상식과 원칙'을 말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뒷통수 친다

송 국장은 '놈현스럽다'가 '표현되어 나오는 논리전개 방식'을 통해 좀더 상세한 뜻풀이를 시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놈현스럽다'는 다음과 같은 의미와 함께 더욱 확장된 용법을 갖는다.

▲자기편 아니면 모두 적으로 간주, 보수든 진보든 모두 나쁜 놈이고 틀렸다고 우긴다.
▲즉흥적인 판단 오류도 무언가 '깊은 뜻'이 있는 것으로 포장하고 옳다고 우긴다.
▲'상식과 원칙'을 말하고 실제로 실천하기도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뒷통수 친다.
▲'노무현'에 대한 또는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 믿음 등 종교적인 색채를 띤다.
▲입장이 다른 경우 말이나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특히 '진중권'이라는 용어는 듣기도 싫어 완전히 격리 처리한다)


송 국장이 글을 올린 이후 많은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이 '놈현스럽다'의 뜻을 새롭게 해석해 쪽글로 올려놓았다.

▲ 지난 2일 국회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 오마이뉴스
▲무슨 말을 해도 '맞습니다, 맞고요'를 외치다가, 다른 행동을 하는 사오정을 일컫는 말
▲자기가 보는 현실만 현실이라고 박박 우기는 사람
▲상식과 원칙을 지맘대로 바꾸는 사람
▲김민석보다 한수 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뒷통수치는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
▲자기를 한번 지지해 준 사람들은 자기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지해줄 거라고 믿는다
▲정당한 이의제기로 당황했을 때 "이거 막하자는 거지요?"라는 논리로 상대를 공포감에 휩싸이게 한다
▲가끔 눈물로 땜질하면서 상대를 현혹시킨다


송 국장은 또한 "놈현스런 사람들"을 "반대입장을 펴는 듯하면서 사실상 한통속인" '김근태·유시민류'와 "자신의 입장이 무조건 옳다는 전제하에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변호론을 설파하는" '서프라이즈의 변희재류'로 분류했다.

특히 유시민 개혁국민당 위원장의 경우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노 대통령의 결정은 존중한다'며 결국 파병에 찬성하는 논리를 펴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놈현스럽다'에는 애정과 증오가 동시에 들어 있다"

송 국장은 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놈현스럽다'는 용어에는 노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증오가 엇갈려 있다"며 "이는 '영삼스럽다'라는 용어가 저주나 힐난의 의미였던 점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른 용어와 다르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동시에 교차하는 용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송 국장은 또한 "'놈현스럽다'라는 용어는 이라크전 파병을 둘러싸고 생겨났다"며 "'부시스럽다'나 '검사스럽다' 등의 용어가 노무현 지지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놈현스럽다'는 노무현 반대파나 이탈파들에 의해 생겨났다"고 밝혔다.

'놈현스럽다'는 용어의 등장은 이라크전 파병이 노 대통령의 비판세력에게는 비판의 근거를 제공해주고 그의 지지세력 중 일부가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특히 노무현 지지층의 내부균열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들을 희화화한 대표적인 용어로는 몇해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대 앞 사건' 직후 생겨난 '영삼스럽다'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김민석 전 의원을 '철새정치인'으로 비꼰 '김민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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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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