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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현장 : 이한기 이성규(방송회관) 이병한(민주당) 최경준(한나라당) 최유진(명동입구, 서울역) 허미옥(대구) 기자
- 사진 : 권우성 이종호 기자
- 편집 : 김경년 김시연 배을선 기자
- 토론정리 : 김종철 박수원 손병관 기자
- 진행 : 정운현 김병기 기자


▲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TV토론이 끝난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하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 정몽준 후보 부부가 토론이 끝난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박수치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제10신=최종:22일 밤10시 20분>

노-정 후보, '동지적 경쟁관계'서 TV토론 끝내


토론 직후 <오마이뉴스> 사이트 '마비'

노-정 토론회가 끝난 후 시청자들은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사이트로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오마이뉴스>는 밤 9시부터 사이트가 거의 마비됐다.

독자들은 초기화면에 접근하는데 약 20여초가 걸렸고, 내부 상근기자들은 편집을 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특히 <오마이뉴스>는 '나도 정치평론가! 노-정 토론 점수매기기'를 실시했기 때문에 이에 참여하려는 네티즌들로 트래픽이 더욱 급증했다.

토론회 후반부였던 밤 8시20분부터 창을 연 이 점수 매기기에는 1시간만에 약 2천5백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주로 노무현 후보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 / 오마이뉴스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 방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한지 1주일만에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노-정 두 사람은 22일 오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패널 없이 사회자만 참석한 가운데 상호토론 방식으로 열띤 공방을 벌였다.

토론은 우선 두 사람의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문제를 시작으로 정치·
경제·외교안보·사회문화 등 총5개 분야에 걸쳐 진행됐다.

노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해 정격유착 문제와 향후 검증문제를 집중 거론한 반면 정 후보는 노후보의 이념적 편향성을 거론하는 등 상호 아픈 구석 찌르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후보는 '동지적 경쟁관계'에서 사안별로 공격하였고, 또 사안에 따라서는 상호 이해를 돋구는듯한 발언으로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토론회를 마쳤다.

이날 토론회장 주변에는 양측 당직자, 경호요원, 취재진 등 2백 여명이 북새통을 이뤘다.

정몽준 "10번정도만 했으면 좋을텐데"
노무현 "토론 방식이 좀더 자유로웠으면"
[TV토론 평가①]토론 직후 두 후보 표정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토론을 마치고 스튜디오를 나오면서 토론 평가에 대한 질문에 "10번 정도만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정 후보는 또 '노무현 후보는 어떠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다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1층 로비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노 후보나 저나 단일화가 되어 이회창 후보를 이기는 것이 목표이다. 어느 정도 자제했다고 본다. 자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좋은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다"라며 다소 흡족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노 후보는 현실 정치인으로서 좋은 말씀을 많이 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좀 아쉬운 것은 저에 대해 잘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또 노 후보의 토론 점수를 매겨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이 점수를 잘 매겨주길 바란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방송회관 1층 엘리베이터 주변에는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60여명이 양쪽으로 나란히 줄 서있다가 정 후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노 후보도 오후 8시55분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공세를 받았다.

- 오늘 토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충분한 검증이 됐는지 모르겠다. 토론 방식이 좀더 자유로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정 후보와의 차별성이 잘 드러났다고 보나.
"노력을 했는데 차이가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다."

- 오늘 토론에 참여한 정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안 하는 게 좋겠다."

노 후보 역시 방송회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노사모 회원들로부터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 이성규 기자

두 후보 진영 서로 "우리가 잘했다"
[TV 토론 평가②]민주-국민통합21 당직자 촌평

▲ 목동 방송회관에서 두 후보의 TV합동토론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통합21(위)과 민주당(아래) 관계자.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은 전반적으로 노 후보가 훨씬 잘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매우 아쉽다는 분위기다.

미디어선거특별본부의 관계자는 "우리의 기본 전략은 공격은 하되 역효과를 우려해 최대한 부드럽게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후보가 여유롭게 잘 한 것 같다"고 촌평했다.

반면 후보 비서실 관계자는 "너무 각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고, 국민참여운동본부 관계자는 "너무 각을 세웠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토론의 논리적인 우세 여부와는 별개로 과연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를 놓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론회 직후 당직자들은 여기저기 모여서 토론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정 후보가 시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선대위원장실 관계자는 "정 후보측 정책팀은 이제 엄청 깨질 것"이라며 "어떻게 사회문화분야 질문을 하라는데 준비해온 질문이 모두 끝나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디어선거특별본부는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던 TV 토론이 막상 끝나자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미디어선거특별본부의 한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주제를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끝내니 너무 아쉽다"면서 "이번 한번을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이 황당하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정몽준 후보가 워낙 서두르고 거칠게 토론에 임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통합 21 신낙균 의원은 "오늘 정 후보가 참 잘 했다"면서 "전체적인 부분에서 전반적으로 잘 했다고 본다"고 흡족해했다.

또 김민석 전 의원도 "정 후보가 솔직하고 당당하게 대응했다고 본다. 국민이 정말, 정몽준 토론잘 했구나'라고 생각했으리라 본다"라면서 '노무현 후보는 어땠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잠시 망설이며) 잘 하셨다고 본다. 단일화 앞둔 상태에서 점잖게 잘 해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 이병한 이성규 기자

남 대변인 "이 후보 인신공격 실망했다"
텅빈 한나라당 당사, 대변인단 등 TV 시청
[TV 토론 평가③] 한나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이 주요 방송사에 생중계되고 있는 시각, 한나라당 당사는 예전과 다름없이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퇴근한 상태로 텅 비어있었다.

다만 남경필 대변인과 배용수 부대변인 등 대변인실 당직자 4∼5명이 3층 기자실 한 켠에 앉아 기자 3∼4명과 함께 TV를 시청했다. 또한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공보업무를 담당하는 후보언론보좌역 5명도 9층 특보실에 모여 노-정 토론회를 지켜봤다.

남경필 대변인은 노무현·정몽준 후보가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했다는 듯 비교적 차분하게 토론을 지켜봤다. 남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이 정 후보에 대한 의혹을 더 가지고 있지만 나를 두려워해 다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자 "어떻게 알았지"라며 웃음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후보가 "후보단일화에 대한 얘기보다 이회창 후보가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지에 대해서 얘기하자"며 이 후보를 공격하자 남 대변인을 비롯한 당직자들은 "이거 안되는데...반칙이야"라며 발끈했다.

남 대변인은 "당사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TV토론회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토론회 내용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남 대변인은 또 "우리 국민들은 남 욕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정책토론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서로 헐뜯기만 하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서 무척 실망했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이어 "우리 국민들은 이런 토론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 시청자들이 드라마 등을 보고 싶을 텐데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대변인단은 토론회가 끝나갈 즈음 토론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논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도 방송사측에 같은 조건의 방송시간 할애를 요구할 예정이어서 강한 톤의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 최경준 기자

<제9신:22일 저녁 9시40분>-[마무리 발언]

정, "단일후보의 목적은 이회창 후보 이기는 것"
노, "서민대통령이 있어야…이 후보 이기겠다"


2시간여에 걸친 '노-정 단일화 TV토론'이 오후 9시경 끝이 났다.

먼저 마무리 발언에 나선 정 후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잘 지켜 보셨는가. 솔직히 이같이 딱딱한 자리보다 포장마차에 가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데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 경기, 인천, 충청 등에서 단일후보로 (내가) 이회창 후보를 앞서고 있다. 단일후보가 아니더라도 영남과 울산에서는 앞서고 있다. 단일후보의 목적은 이회창 후보를 이기는 것이다. 세계의 지도자가 젊어지고 있다. 중국도 50대로 바뀌고 있다.

이제 새로운 꿈과 희망이 필요하다.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민족이 승리하는 운명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모두 같은 꿈을 꾸면,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이어 노 후보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 발언을 했다.

"오래동안 지켜봐 줘서 감사한다. 이번 토론은 어려웠다. 본선 경쟁력은 검증이 돼야하며, 검증이라는 것은 까다롭게 해야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는 협력해야 되는 관계다. 그리고 토론과정에서 나온 질문들은 경쟁력을 검증하는 것으로 한 것이니 이해해달라. 경쟁력있는 후보는 의혹이 없어야한다. 의혹이 있으면 경쟁해 나갈 수 없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그동안 얼마나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살아왔느냐,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자기 몸을 바쳐 노력해왔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의혹이 없다. 떳떳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두분(정몽준과 이회창후보)은 특별한 사람이다. 저같이 서민 대통령도 있어야 한다. 이회창 후보는 제가 이기겠다. 믿고 맡겨 달라."

정 후보 거의 매번 시간초과
"룰 안지킨다" 언론사 항의 빗발

토론 에티켓 차원에서 두 후보가 가장 두드러지게 대비된 것은 시간준수 문제였다. 노무현 후보가 거의 완벽하게 시간을 준수한데 비해 정몽준 후보는 거의 매번 시간을 초과했다.

정몽준 후보는 모두발언 2분과 첫 답변부터 시간을 초과했다. 정 후보는 그 후에도 발언할 때마다 거의 대부분 "땡" 소리를 들었다. 게다가 정 후보는 사회자 송지헌씨가 "시간 초과됐습니다, 정리하십시오"라고 말려도 길게는 20여초나 막무가내로 자신의 발언을 이어갔다.

또 정 후보는 노무현 후보의 발언 도중에 끼어들어 자기 말을 길게 이어가려고 해 노 후보로부터 "제 답변시간에 그러시면 안됩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압권은 정 후보가 정해진 질문분야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려는 대목이었다.

8시37분경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질문 후반부에 정 후보 차례가 돌아왔을 때 정 후보는 준비해온 메모지를 뒤적거리면서 "사회문화 분야에 대해 내가 준비해온 것은 다 했는데..."라고 약 10여초간 머뭇거렸다. 사회자가 질문을 재촉하자 정 후보는 "괜찮다면 정치분야를 다시 질문하면 안되겠습니까"하고 물었다. 노 후보와 사회자의 동의를 얻어 정치분야에 대한 질문은 하기는 했지만 '룰'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만했다.

정 후보가 계속 시간을 지키지 않자 사회자 송지헌씨는 마지막 답변을 하는 정몽준 후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꼭 시간을 지켜서 답해주십시오."

그러나 정 후보는 교육부 폐지에 대한 자신의 마지막 답에서도 시간을 초과해 끝까지 "땡" 소리를 들었다.

반면 노무현 후보는 거의 완벽하리만큼 시간을 준수했다. 노 후보는 질문도중 "민자당에 참여하지 않았습니까?"라는 대목에서 "땡"하고 시간초과 소리가 울리자 질문을 다 하지 못했는데도 "그것까지가 질문입니다"라고 정리했다.

토론회가 계속되는 동안 방송사 등 언론사에는 정 후보의 '룰 어기기'를 비판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 오마이뉴스


▲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22일 밤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토론.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제8신:22일 저녁 9시20분>-[사회·문화 분야]

노, "교통 불편해서 직장탁아 어렵다"
정, "교통 불편해서 어렵지 않다" 동문서답


사회, 문화 분야에서는 고교평준화의 존폐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노 후보가 "고교평준화 폐지 주장에 변화가 없는가?"라고 묻자 정 후보는 "'형편 닿는 학교는 자립형 사립교로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 정책특위의 지적에 공감한다. 사립교가 많아지면 평준화 문제는 해결된다"고 답했다.

이에 노 후보가 "고교평준화가 폐지돼 부자 아버지를 둔 사람만 일류학교에 가게 되면 사회적 지위와 학벌이 세습되는 사회로 가는 부작용을 어떻게 대비하려고 하나?"라고 재차 묻자 "평준화해도 학벌 세습의 위험이 있다. 평준화가 없어진다고 학벌 문제가 계속되나?"라고 응수.

노 후보는 또 "직장 탁아를 장려하겠다"는 국민통합 21의 공약에 대해 "우리나라는 교통사정 때문에 직장인들이 얘들 데리고 출근을 못한다. 왜 사정에 안 맞는 공약을 하나? 또 정부 융자받아 보육원 하다가 망한 사람들도 많은데 또 융자를 해준다는 말인가?"라고 공박했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직장탁아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가 많이 있다. 서울은 교통이 안 좋으니까 (아이들) 데리고 다니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엉뚱한 답변을 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정 후보는 사회, 문화 분야 질문 대신 정치분야 보충 질문으로 '선관위의 노사모 폐쇄'에 대한 노 후보의 생각을 물었고 노 후보는 "과열선거를 막는다는 이유로 자기들끼리 돈 써서 모이는 조직까지 막아서야 되겠나? 산악회 식의 사조직을 막겠다면서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까지 막아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제7신:22일 저녁 9시>-[외교안보·남북관계]

노, "미국에 굽신거릴 이유 없다"
정, "대통령 후보가 말씀 다듬었으면"


토론 전 실시 <한겨레> 21일-22일 여론조사
노무현 '단일후보 경쟁력'에서 정 후보에 8% 앞서

노-정 텔레비전 토론 직전인 21일과 22일 양일간 <한겨레>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 경쟁력'과 '바람직한 단일후보' 항목 모두에서 정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에 대항하는 단일후보 경쟁력'에서 노무현은 48.4%로 정몽준의 40.0%보다 8%이상 높았다. 또 '바람직한 단일후보'에서 노무현은 정몽준에 비해 10.3%가 높았다.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었을 때, 노 후보는 44.5%로 이회창 후보(41.8%)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후보로 단일화가 됐을때는 정후보는 43.0%로 이회창 후보(43.1%)와 비슷했다.

다자구도 때는 이회창 37.4%, 노무현 23.8%, 정몽준 22.3%였다. / 이병한 기자
4번째 외교안보·남북관계 순서가 되자 정 후보가 먼저 "노무현 후보께서 좋아하지 않을 것 같지만 중요해서 묻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 후보는 "지난 관훈 토론에서 남쪽 정부와 북한 정부를 싸잡아 분열세력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공세를 취했다.

노 후보는 "그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과거 냉전주의자들이 많았다"면서, "합법정부 인정과 분열정권이라는 구분은 별개의 문제"라고 응수했다. 노 후보는 또 "남한 정부는 북한 정부에 대해 민주적 정통성 있는 정부"라며 "그렇지만 민족적 관점에서 보면 분열적 요소가 있는 만큼 역사적 평가는 엄밀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노 후보는 정 후보에게 북한 핵문제에 대해 물었다. 노무현 후보는 "북한과 교류, 협력, 지원해야 한다는 분이 핵 문제로 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현금 지원을 중단해야 하고, 인도적 지원과 중유지원은 난방을 위해 12월까지 지속해야 한다"며 서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자신이 가장 합리적인 북핵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대미관계와 관련 "미국에 가서 사진을 찍지 않겠다고 했는데 좋든 싫든 정치인으로 미국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노 후보는 "대통령이 되지 않아서 안갔다"면서, "미국에 굽신거릴 이유는 없다"고 응수했다.

'미국에 굽신거리는다'는 표현이 나오자 정 후보는 곧바로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인데, 말씀을 다듬었으면 좋겠다"며 "미국도 굽신거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말투까지 지적하는 것이 과연 예의바른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미국이나 러시아에 가서 자신을 과시하는 분이 있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대답했다.

이 대답이 나오자 정 후보는 노 후보의 말을 가로채 "그런데 러시아로 사진 찍으러 간 후보는 누구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민감한 문제인 '4억 달러'에 대해 노 후보가 진상을 묻자 정 후보는 "민주당 후보인 만큼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제6신:22일 저녁 8시 40분>-[경제분야]

노 "법인세 문제 대기업 편드는 것 아닌가"
정 "행정수도 이전 공약 선거용 아닌가?"


경제분야와 관련해, 노-정 두후보는 법인세와 경제성장률, 행정수도 이전 등의 문제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노 후보는 법인세 인하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법인세 2%인하 공약을 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정 후보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법인세는 내리는 것이 좋다고 본다"면서 "기업들에 대한 이중, 삼중 과세가 문제"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이어 노 후보가 경제성장률은 7%로 잡고 있는데, 너무 높은 것 아닌가라고 묻고, 노 후보는 "여성 노동력과 노사갈등, 재벌개혁 등을 이루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맞섰다.

행정수도 이전문제와 관련해 노 후보는 "수도권의 과밀화가 큰 문제이고, 특히 땅값이 너무 높아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면서 대전으로의 청와대, 정부 이전을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은 적어도 50~100년에 걸쳐서 해야한다"면서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이같이 중요한 것을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지적했다.

[거리표정] 명동과 서울역

▲ 서울역 대합실의 TV 앞에서 토론을 지켜보는 시민들.
ⓒ최유진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가 방송회관에서 후보단일화 토론회를 벌이고있던 시각, 명동 밀리오레 앞에는 대형 멀티비전이 세워졌다. 이 멀티비전은 7시부터 시작된 토론회를 생중계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토론회를 시작한지 25분만에 선거관리 위원회의 제지로 인해 중단됐다.

선거관리 위원회 관계자는 "이것은(멀티비전 생중계) 사전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로 인해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던 40여명의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각은 시각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4대의 텔레비전 앞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었다. 몇몇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큰 여행가방을 든 채 텔레비전 앞에 서서 토론회에 관심을 보였다.

발길을 멈추고 토론회를 시청하던 김명자(40·여)씨는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다른 당이지만 단일화하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단일화 토론회를 1회로 제한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토론회를 제지하는 것은 선거를 돕는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천안에 가는 중이라는 황흥석(44·남)씨는 "기존 당론대로 하지 않고 후보단일화 하는 것은 대권에 대한 욕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능력있고 거짓말하지 않는 대통령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역과 명동에서 후보단일화 토론회를 시청하는 시민들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과 대학생에서부터 중·장년층,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TV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특히 서울역 대합실에서 토론회를 시청하던 한 할아버지는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토론회를 시청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명동에서 2시간 내내 토론회를 시청하는 시민들은 드물었다. / 최유진 기자


<제5신:22일 저녁 8시 30분>-[정치분야]

노 "부정부패, 친인척 비리 좋은 대책있나?
정 "이익치 주장 사실이면 후보 사퇴할 것"


두 번째로 <정치분야>에 대한 두 후보간 문답이 이어졌다.

먼저 정 후보가 질문에 나섰다. 정 후보는 "노후보는 지난 1월에는 'DJ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했다'가 6월에는 다시 '나는 꾀가 있어서 필요하다면 DJ를 밟고 넘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11월에는 다시 '탈 DJ할 필요 없다. 이는 감정적 모독'이라고 했는데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 자주 말을 바꿔도 되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노후보는 '부처님론'을 들고나왔다. 노후보는 "부처님도 만나는 사람마다 다르게 설득하고 대화하라고 했다. 과거 대통령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과 저를 비교해봐도 내가 그래도 야박한 짓은 안 하지 않는가? 민주당을 버리고 당명만 바꾸자는 논의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속이면 안된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피해갔다.

또 정후보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부산 시민의 자존심을 팔았다' 'YS는 정권을 음주 운전했다'고 했다가 대선 후보가 된 후에는 YS 찾아가서 시계를 보여준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재차 따지자 노후보는 "YS에 대해서는 솔직히 애증이 교차한다. 나를 정계에 진출시켜줬고, 한편으로는 3당 합당을 했지만, 그래도 민주화 운동 선배인데... 정치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하는 일이다"며 인간적 고민을 내비쳤다.

특히 노후보는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면 정치를 못한다. 나는 부처님 반열은 아니지만,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밝히고는 "정 후보 역시 이회창 후보와 손잡을 수 있다고 했고, 4자 연대도 한다고 했고, 장세동씨와도 함께 하겠다고 했는데 이도 역시 일관성을 지적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폈다.

이번에는 노 후보가 질문에 나섰다. 노후보는 "정치 부분에서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은 부정부패와 친인척 비리"라고 지적하고 "정 후보가 경영, 소유해 온 회사에도 주가조작 사건, 비자금 사건이 있어서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부정부패와 확연히 단절해서 일 처리하기 힘들 것 같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정경유착은 이회창 후보가 될 경우 우려된다. 서상목 의원을 시켜 국세청을 동원해 몇백 억원을 거뒀다"고 지적하고는 "내가 대통령 되면 재벌이 청와대에 돈 가져오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어 "노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한나라당이 공작 차원에서 이익치를 데려왔는데, (이익치의 주장이) 사실이면 내가 후보 사퇴하겠다"며 "노 후보가 당에 가서 한나라당과 함께 이익치 주장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도록 촉구하라"고 맞섰다.

정 후보는 이어 "일전에 노 후보가 '기업가나 대학교수는 전부 물놀이 가서 빠져 죽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며 국민통합 방안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노동자들에게 '여러분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강조하기 위해서 비유적으로 한 말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즉 동창회 모임에서 마음놓고 가볍게 한 얘기를 마치 국정의 장에서 한 것은 비유한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며 "내가 그 정도 양식이 없다면 나나 나를 후보로 뽑은 당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노 후보가 "90년 3당합당으로 결정적으로 지역감정이 악화됐는데, 당시 호남을 고립시킨 민자당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이냐"며 정 후보의 정치역정을 문제삼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그때 나와 서경원 의원과 나, 둘만 무소속이었는데, (3당합당으로) 평민당을 고립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88년에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국가발전의 기회로 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되물었다.

"서로 헐뜯기만 한다" "토론 수준 낮다"
[대구 거리 표정]대체로 평가절하 분위기

▲ 동대구역에서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는 대구시민들.

정·노 후보 단일화 토론이 진행되던 시각, 대구 시민들도 촉각을 곧추세우면서도 토론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절하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동대구 역사 등에서는 TV를 중심으로 30∼40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토론회를 지켜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자가 동대구 역사로 가기 위해 잡아탄 택시의 운전사는 라디오를 통해 정몽준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세풍 관련 이야기를 하자 "그게 어디 이회창이 했나?"라고 반문하면서 "국정운영과 관련된 것은 이야기도 하지 않고 서로를 헐뜯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전체적으로 토론 수준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라고 중얼거리면서 초반 20여분 동안 청취하다가 채널을 돌렸다.

TV토론 내용에 대한 함량미달을 지적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회사원 윤광섭(27)씨는 "경제분야 주제를 논할 때 서민과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국민들은 세금 때문에 허리가 휘고 있는데 기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두 후보의 견해는 차이가 있고 서로의 장단점은 분명한 차이가 난다"면서도 "대통령 후보가 바뀔때마다 정책 연계가 없었지 않느냐? 이번 정권때 햇볕정책으로 인해 남북관계를 이만큼 개선시켰으면 차기 대권 주자가 이를 계승하거나 또다른 형태로 발전시킬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후보마다 제각각인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는 박종수(60)씨는 "서로가 자신들의 주장에만 매몰된 것 같다"면서 "상대방을 너무 비방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한 후보가 '터무니 없는 질문'을 하면 또다른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으로 부인하고…제한된 시간이 모자랄텐데, 이와 같은 내용으로 토론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내가 보기에는 후보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후보들은 국민을 위한다는 목적보다는 일개인의 욕심이 너무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 대구 허미옥 기자

<제4신:22일 저녁 8시>-[후보단일화 2]

정 "국민경선에서 동원된 인력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
노 "정 후보는 '월드컵 인기', 검증되지 않은 후보"


▲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정 단일화 TV토론'은 후보단일화 문제로 시작됐다. 주요 쟁점은 민주당 국민경선과 여론조사의 문제점이었다.

노 후보는 정 후보가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았고, 월드컵 인기에 힘입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고, 이에 정 후보는 '국민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회창 후보와의 상대적 경쟁력을 부각시키려 했다.

우선 정 후보는 "국민경선 후보로 뽑혔는데 같은 당에서도 국민경선은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원됐다고 얘기되고 있다"며 국민경선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노 후보는 "국민경선에서 어떤 동원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지만 이를 접겠다"면서 정 후보측에서 보여준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따졌다.

노 후보는 특히 "그 방법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도 제가 여론조사를 수용했다"면서 "합의된 것을 재합의 하자고 하고...상거래도 약속하는 것이 도리인데, 여러 조건들을 내세우며 또 재합의하자고 나와 (정 후보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해찬, 이철 의원의 합의(소식)을 새벽에 연락받았고, 합의된 내용을 물어보지도 않았다"면서 "어느쪽이 유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비밀을 유출되면서 소위 객관성 있는 여론조사는 불가능했다"고 응수했다.

두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와 본선 경쟁력에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후보 단일화한다니까 일부 신문들이 후보단일화 정책과 이념, 성장배경 등에 있어서 사설에서 지적했다"면서 "하지만 소수파 대통령은 국가적 불행이다. 단일화해서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나다. 정몽준 사퇴하면 많은 표가 노무현로 가지 않지만, 노무현 후보가 사퇴하면 표가 정몽준에게 온다. 나를 중심으로 단일화되면 이길 수 있지 않느냐"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노 후보는 "정몽준 후보가 월드컵 분위기로 가고 있지만 어떤 후보인지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면서 "이인제 후보가 경쟁력이 강하다고 했지만 토론 과정에서 달라졌고, 나는 개인적으로 의혹이 없어서, 공격을 많이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 후보는 "월드컵 인기가 아니다. 2월 갤럽 조사에서 경제, 국제관계, 국정운영 많은 기대를 받는 후보로 나왔다"면서 "한나라당이 지난 석달 동안 저를 공격한 것은 한나라당이 두려워하는 후보이기 때문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노 후보는 "이익치 전 회장이 (정 후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야박해서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그 검증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거리"라면서 "사심 없이 해왔고, 결단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검증과정에서의 불안감 때문에 이렇게 토론하고 있다"며 정 후보가 검증받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어 노 후보가 이날 토론이 노-정간의 싸움으로 비춰질 것같다는 내용의 발언을 시작하려하자, 정 후보가 갑자기 말을 끊고 나와 "단일화는 승리하는 게 목적"이라면서 이회창 대통령 후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댔다.

"첫 번째 연세가 많다. 미국과 이라크 문제인데. 이회창 후보가 되면 북한관계가 껄끄러워 냉풍이 불어서 북한 관계 위축이 된다. 경제 문제에도 타격이다. 이회창 후보는 지역감정에 의존한다...정치 증오와 보복이 계속될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독선이 심하다. 그 분 얼굴에 (그렇게) 표시가 되어 있다."

민주당은 '거대한 방송국'
당직자들, 노·정 토론에 촉각

▲ 민주당 당직자들이 여의도 민주당사 10층 상황실에 모여 TV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오마이이뉴스 이병한
노-정 합동 TV토론이 벌어지는 시간, 여의도 민주당사는 흡사 거대한 방송국을 연상케 했다.

민주당은 10층 상황실에 TV를 3대 가져다놓고 카메라 기자들을 위해 당직자들이 모여서 토론회를 지켜봤다. 이곳에는 이상수 총무본부장과 염동연 정무특보를 비롯해 약 30여 명의 당직자들이 지켜봤다.

하지만 '그림'을 위한 이런 연출 뿐 아니라 지상 1층부터 10층까지 당사 전체에서 TV토론 소리가 흘러나왔다.

2층 기자실은 물론, 3층 대표실, 4층 조직본부, 5층 인터넷선거특별본부, 6층 정책선거특별본부, 7층 기획본부, 8층 후보 비서실, 9층 선대위원장실, 10층 상황실. 모두 마찬가지였다. TV토론에 쏠린 민주당의 초미의 관심을 반영한다.

당직자들은 처음부터 정 후보가 답변이나 질문의 시간을 자주 초과하고 말을 더듬자 종종 웃음을 터뜨렸다.

특히 노 후보가 정 후보에 대해 각을 세울 때마가 정 후보는 "주간지를 너무 많이 보는 것 같다" "앞으로는 그런 것을 보고 나면 진짜 사실인지 저에게 전화를 해달다"라고 말하자 큰 폭소를 터뜨렸다. 몇몇 당직자는 정 후보가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반칙을 너무 많이 한다"고 불만의 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7시 TV토론 직전 당사내 구내방송을 통해 곧 TV토론이 시작된다고 안내방송까지 했다. 또한 각 지구당에 긴급 팩스를 통해 TV토론 개최 소식을 알리고 시청을 독려했다.

민주당 기자실에는 TV를 보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적는 수 십명의 기자들과 당직자들의 노트북 타자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 이병한 기자


<제3신:22일 저녁 7시 20분>-[모두발언, 후보단일화 1]

정 "내가 단일후보되면 노 후보 표도 내게 올 것"
노 "의혹많은 정 후보가 검증 견뎌낼 자신있나?"


▲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후 7시 '노-정 단일화 TV토론회'가 시작됐다. 토론은 단일화 문제, 정치, 경제, 외교안보남북관계, 사회문화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양 후보는 모두발언 이전에 간단한 인사말을 나눴다.

정몽준 : 오늘 바쁘셨다.
노무현 : 잘 하셔서 표 많이 받으십시오.
정몽준 : 감사합니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는 "후보단일화는 새로운 정치 국민요구"라면서 "운명을 국민여러분에 맡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 후보는 "노무현 후보는 저하고는 정책, 이념 살아온 길이 달라서 단일화 못한다고 했다가 단일화 생각을 바꾼 것은 잘된 일이다"라면서 노 후보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정 후보는 "단일화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라면서 "호남지지만 아니라 전국 고루 득표를 해야 한다, 다양한 정파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특히 경제와 국제감각 있는 인물 뽑아야 한다. 이념 대결의 시대는 지났다. 진보, 보수는 방법이지 목표가 아니다. 국가가 잘 사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목표다. 우리는 세계화 거센 파도 헤쳐야 한다"면서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에서 국민후보로 선출됐다. 200만 국민들이 참여해서 뽑혔다. 지지도가 60%까지 올라갔다. 그 지지가 내려가서 다시 국민들의 검증을 받고, 심판을 받기 위해서 앉았다"면서 "착잡하고,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생각도 들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노 후보는 이어 "시련을 거쳐 더 큰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국민들을 믿었고, 이번에도 국민들을 믿고 결단을 내렸다. 최선을 다하겠다. 짧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성원해 달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모두발언에 이어 후보단일화 문제,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가 등에 대해 가벼운 토론을 마친 후 이어 정치분야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제2신 대체: 22일 오후 6시 50분>-[토론장 주변]

두 후보 방송회관 도착...방송 실무진 리허설


▲ 기자들이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방송토론을 스튜디오 앞에서 지켜보며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정 단일화 TV토론'을 불과 30여분 앞두고 있는 목동 방송회관 4층 스튜디오는 매우 분주하다.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는 오후 6시18분에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분 뒤인 19분에 방송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부인 김영명 씨를 대동했으며, 노 후보의 부인은 보이지 않았다. 두 후보의 협상단 대표들도 동행했다.

현재 두 후보는 스튜디오 밖에 마련된 분장실에서 잠시 후 시작될 토론에 대비하고 있다.

45분경 대기실에서 나온 두 후보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간단히 인사말을 건넸다. 노 후보는 "그 동안 어려울 때마다 국민들을 믿고 결단을 내려왔다. 오늘도 국민들을 믿고 최선을 다하겟습니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에 반드시 성공해서 단일후보가 돼 12월 대선에서 반드시 이회창 후보를 꺾고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는 오후 4시에 도착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송 아나운서는 "오늘 점심을 먹다가 내가 사회자로 선택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송 아나운서는 또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라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개인 의견이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는 토론 아닌가. 오프닝, 클로징 멘트도 없다. 토론 프로그램 이름과 후보 이름만 알면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사회자의 역할이 단순 진행 이상은 아닐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현재 스튜디오 안에서는 방송카메라 등이 설치된 가운데 30-40여 명의 실무진들이 참석, 리허설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 밖에는 양당 실무진과 취재진 5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 방송토론에 들어가기 앞서 악수하는 두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48분경 스튜디오에 입장한 두 후보는 악수를 나누며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한편 국민통합21 지도부 20여 명은 당사 회의실에서 TV를 보고 있으며, 노무현 후보측은 방송회관 4층 노무현 후보 대기실에서 10여 명 정도가 TV를 지켜보고 있다.

방송회관 5층 기자대기실은 기자들로 꽉찼고, 5층 스튜디오 문 앞쪽으로도 민주당 출입기자들이 빼곡히 들어차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 주변에는 경호원,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붐비고 있어 마치 시장통을 방불케하고 있다.

<제1신: 22일 오후 6시 20분>

노-정 후보, TV토론 마지막 점검중
방송회관엔 취재기자, 후보측 인사들로 분주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를 앞두고 오늘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목동 방송회관 스튜디오에서 TV 합동토론이 개최된다.

오늘 TV토론은 오는 12월19일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맞설 단일후보를 가리기 위한 검증 차원에서 여론조사에 앞서 열리는 것으로, 최근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단 한 차례 열린다.

오늘 TV토론은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3사와 뉴스전문채널인 YTN 등이 사실상 모든 거대방송이 생중계에 나서는 셈이다. 서울 명동입구와 서울역을 비롯해 대구백화점 앞, 부산역 등에서는 대형멀티비전을 설치해 이를 생중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정 두 후보는 쌍방이 합의한 대로 ▲정치 ▲통일외교안보 ▲경제 ▲사회문화 ▲단일화 등 5개 분야에 걸쳐 정책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오늘 저녁 토론 결과는 23~24일로 에정된 여론조사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두 후보는 불꽃튀는 토론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오늘 토론은 패널 없이 사회자 1명이 진행하며, 두 후보는 서로 '문답식' 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정책현안 등에 대한 후보자의 역량이 극명하게 대조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자신은 의혹이 없는 유일한 후보이며, 돈 안드는 선거를 실천하고 있고, 이회창 후보와 정책적 차별성이 있어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는 이 시각 현재 시내 모처에서 정동채, 이낙연, 최용규 의원과 이성재 전 의원, 조윤상 (미디어대책반) 등과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정몽준 후보 역시 이 시간 현재 모두발언을 최종 점검하는 등 토론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오후 3시부터 각 분야별 전문 자문교수 7~8명과 함께 당사 12층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정 후보는 이전에도 여의도 모처에 소재한 스튜디오를 빌려 리허설을 매일 1~2시간씩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저녁 7시부터 '노-정 단일화 TV토론'이 진행될 목동 방송회관 4층 스튜디오. 저녁 6시10분 현재 스튜디오 안에는 꽃장식과 방송장비 최종 점검으로 실무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4층 스튜디오 밖에는 이미 20여 명의 기자들이 노트북을 펴 놓고 취재 준비를 하고 있다. 스튜디오 바로 옆에 있는 노무현-정몽준 후보 대기실은 분장사와 경호원들이 대기하고 있으나, 아직 후보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몽준 후보는 저녁 6시께 도착할 예정.

이밖에 5층 회의실에는 40여석 가량의 기자 대기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 지난 15일 단일화 협상 회담에서 마주 앉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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