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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희 여사(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 부인)의 1주기 추모식을 다룬 15일자 동아일보 사회면 기사
동아일보 사주의 부인 고(故) 안경희씨의 죽음은 정의를 빙자한 권력의 폭력에 대한 항거였는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작년 7월14일 투신자살한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부인 안경희씨의 1주기 추모식에서 "권력의 자의적 행사에 죽음으로 항거했다"고 과도한 의미를 부여, 드러난 사실 관계조차 왜곡한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14일 오전11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묘소에서 열린 안씨의 1주기 추모식과 추모비 제막식 광경을 그린 동아일보 15일자 사회2면 사이드톱 기사는 김 사장의 추모사에 드러난 안씨에 대한 평가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고인은 정치도, 권력도, 경영도 몰랐던 평범한 주부였으나 권력의 비정(秕政)은 그 소박한 꿈마저 일찍 접게 만들었다. 조세 정의라는 이름 아래 언론 사상 전대미문의 가혹한 세무조사로 동아일보의 비판정신을 잠재우려 한 권력의 노골적인 핍박에 집안과 동아일보를 대신해 유명을 달리했다.

…(중략)…지난해 세무조사는 독선과 아집의 권력 행사를 비판하는 언론을 견제하려는 속셈으로 법과 정의를 빙자해 행사했던 물리적 폭력이었으며 고인은 권력의 이 같은 자의적 행사에 죽음으로 항거했다.

…(중략)…고인의 살신성인이 동아일보를 구했고, 우리는 그 정신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다."


동아일보는 "추모식에 김 사장을 비롯, 김 전 명예회장과 장남 김재호 전무 등 유족과 친지, 동아일보 사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고, 이날 제막된 안 여사 추모비에는 '한 사랑으로 동아일보 아껴오신 님/어둠 속에 빛 더하고 스러졌으니/그 넋 자유언론으로 영원하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부인을 잃고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명예회장 역시 지난 1월14일 1심 최후진술에서 "내자(안경희 씨를 지칭)는 핍박받는 동아일보와 남편을 대신해 스스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러나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내자 안경희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김 사장의 추모사와 일맥상통한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동아일보의 '열사 만들기'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국세청에 고발된 언론사 사주들의 재판중 김 전 명예회장에 대한 재판이 가장 신속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전 명예회장은 이미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박용규 부장판사)는 지난 3월4일 김 전 명예회장에 대해 징역 3년6월에 벌금 45억원의 실형을, 김 전 명예회장의 동생 김병건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억원, 동아일보사 법인에는 5억원의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동아일보와 김 전 명예회장 등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납세 의무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임에도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기업의 대주주로서 사회 각 분야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피고인들이 '사회 지도층의 도의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망각한 채 거액의 조세를 포탈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이들의 행위는 성실납세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커다란 배신감과 허탈감을 안겨줬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실형을 선고하지만, 김 전 명예회장이 이미 횡령금액을 변제하고 종합소득세를 전액 납부한 점, 고령인데다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잃는 아픔을 겪은 점 등을 참작,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


<동아> 신임 편집국장에 어경택 씨
대선 앞두고 논조 변화 예상

▲ 어경택 동아일보 신임 편집국장
ⓒ동아일보
어경택 전 심의연구실장이 지난 12일 동아일보의 신임 편집국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전임 김용정 편집국장은 10일 출판담당 이사대우로 발령받고, 어 실장이 같은 날 편집국장에 발탁됐다.

그러나 어 편집국장은 12일 실시된 편집국 기자 신임투표에서 재적 233명 중 130명의 신임을 받아 57.3%의 저조한 찬성률로 신임을 얻었다. 동아일보 기자들의 이날 투표 참가율은 97.5%(227명 투표)에 달했고, 신임 130명, 불신임 95명, 기권 6명, 무효 2명으로 나타났다. 전임 편집국장들의 재적 대비 신임률은 김용정 국장이 66.4%(2001년), 최규철 국장이 53.7%(2000년)를 기록한 바 있다.

신임 어 편집국장은 충청북도 청원 출신으로,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한 후 대한일보(1967∼73), 경향신문(73∼75)을 거쳐 75년 동아일보에 안착했다. 어 국장은 이후 사회부 차장, 문화부장, 특집부장, 편집국 부국장, 출판국장 등의 요직을 거쳐 99년 2월 논설위원 실장에 안착했다.

논설실장 시절 어 국장은 작년 세무조사 정국에서 정권에 비판적인 사설, 칼럼을 많이 썼다가 작년 7월 심의연구실장으로 지면 제작에서 잠시 물러났는데, 어 국장의 전격적인 편집국장 임용으로 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동아일보 논조에도 일정한 변화가 예상된다. / 손병관 기자
익명의 동아일보 전직기자는 이에 대해 "남편과 친지들을 걱정하다가 신경쇠약이 악화돼 자살한 것을 법과 정의를 빙자한 권력 행사에 대해 죽음으로 항거했다고 비약해서 해석할 수 있는가?"라며 "이 기사는 명백한 지면의 사유화다. 단순한 추모기사 같지만, 신문이 기록으로 남는 이상 후세에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이것을 진실로 볼 것이다. 그렇게 역사가 날조되어 가는 거다"라고 혹평했다.

반면, 동아일보의 관계자는 '사원 한 사람의 입장'이라고 전제하고 "안 여사가 세무조사 정국에서 친지들까지 계좌 추적으로 수난을 당하는 것을 보며 괴로워하다 자살한 것은 사실 아닌가? 대부분의 사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추모사에 대해 내부에서도 전혀 문제제기가 없었다. 그러나 안 여사에 대한 추모의 뜻이 동아일보에 대한 재판부의 유죄 선고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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