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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에 대해 한마디하렵니다. 그런 짓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들이 왜 원수처럼 피흘리며 서로 싸워야 합니까?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소들을 싸움질시켜 그것을 인간이라는 동물인 우리가 가당찮게도 '축제'라고 이름붙여 구경하는 짓에 대해 소의 입장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요?

기록에 의하면 미군이 베트남전쟁이나 한국전쟁에서 왜소하고 깡마른 동양인을 향해 총질을 할 때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있어서'인간'은 곧 백인만 의미하니까요.

로마의 귀족들이 콜롯세움에서 술과 음식으로 질펀하게 농탈질하면서 노예를 며칠씩 굶주린 성난 사자의 밥이 되게 하는 검투사들 이야기를 누구나 알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이 시대를 가리켜 야만의 시대, 암흑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노예들을 인간 또는 존귀한 '생명'으로 바라보지 않아서 그런 일이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오죽하면 플라톤조차 노예를 가리켜 말을 할 줄 아는 짐승이라고 했겠습니까?

소나 개, 닭을 '생명'으로 바라보지 않고 인간의 노리개로 생각하는 인간들의 오만함이 소싸움이나 투견, 투계를 한다고 봅니다. 어느 짐승도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즉, 먹이를 구하기 위한 경우말고는 피흘려 싸우지 않습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말입니다.

먹이를 창고에 쌓아두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칭 가장 고등진보한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소의 생명과 평화를 파탄내면서 '축제'라니요...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짐승만도 못한 반 생명적 생명경시 풍조를 이제 걷어내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청도 소싸움을 그 지방에서 대단한 지방 문화재인 양 하는 야만적인 모습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주봉님은 그것을 동영상까지 캡처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첫째, 무의식적으로 인간 이외의 동물, 생물들은 이 지구상에서 인간과 함께 공존 공영해 야하는 똑같은 대자연의 부산물이라는 생명사상을 크게 훼손한다고 봅니다.

둘째, 그런 싸움을, 피흘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폭력과 죽임을 그야말로 '게임'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둔감해집니다. 폭력과 살생이 알게모르게 일상화 된다고나 할까요...

소싸움을 중세의 야만과 비교하는것은 무리라고 하실 건가요? 이렇게 과도하게 비난을 할 수 있냐고 항변하고 싶으신가요? 조금만 돌이켜 생각하면 사정은 다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명경시풍조를 누구나 개탄하지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조장하는 반생명 행태의 영향을 청소년들은 받습니다. 식자들이 폭력적인 컴퓨터게임과 청소년의 정서에 대한 우려를 합니다. 이 소싸움도 같은 맥락에서 경계해야 하는 일이 아닌지요?

그래서 저는 복싱은 스포츠가 아니라고 봅니다. 한 사람이 쓰러지고... 김득구인지, 누구는 죽기까지 했던 그런 것을 어찌 스포츠라 합니까? 더구나 수억 수백억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되어 있으니 더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 글은 어쩌면 저를 포함한 우리 속에 내재되어 의식하지도 못한 채 발현되는 반 생명증상들에 대한 자성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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