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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중부 이사카와현 노토 지방에 진도 6.9의 강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큰 피해를 입었다. 진앙지 인근 나카노토마치에 살고 있는 <오마이뉴스 재팬> 시민기자가 지진 발생 당시의 생생한 체험과 직접 취재한 현장의 피해상황을 전해왔다. <편집자주>
ⓒ 오마이뉴스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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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24일) 새벽부터 일요일 아침까지 영국 BBC 시민토론 프로그램을 보느라 늦게까지 깨어있었다. 영국시민들과 '반전 투사' 토니 벤이 노골적으로 존 볼튼을 공격하는 장면을 보자 통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늦잠을 느긋하게 즐길 생각으로 잠자리에 든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몇 시간 후 갑자기 집이 흔들흔들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42분이었다.

1년 전부터 세키도산 단층에 의한 지진이 예측되어 왔다. 그래서 나는 예전부터 "지진이다!" 고함을 치면서 2층 침실에서 뛰어내려오는 장면을 여러 번 상상해 보았다. 그러나 막상 지진이 나자 그저 상상으로 끝이 났다. 마음 한 구석에는 '아무 일 없이 지나가겠지, 아니 지나가야만 해'라는 생각이 가득할 뿐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집은 무너지고 길은 갈라지고

ⓒ 오마이뉴스 재팬
내가 사는 이시카와현 노토 지방 나카노토마치는 진도가 6이라고 했다. 재난재해 경보 시스템인 '방재무선'은 지진이 발생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작동했다. 그것도 "물 부족 가능성이 있으니 물을 아껴씁시다"라는 안내 정도가 전부였다.

나카노토마치의 방재담당 총무과에 들러 피해상황을 알아보니 울타리가 붕괴되고 약간의 부상자가 발생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직접 피해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차에 싣고 인근 나나오 지역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간에 계획을 바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시가마치를 지나 와지마로 가기로 했다.

라디오에서는 시가마치의 피해 상황도 보고되고 있었지만, 차로 달릴 때는 별다른 피해 상황이 목격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최초의 등대로 유명한 후쿠하라항에서 노토 지역의 관광 명소인 관몬을 지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도기항 부근은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그 곳에서 후지 TV 취재팀과 만났다.

다음 관광 명소인 요시쓰네노 후네카쿠시, 세키노하나는 여기저기 지붕 기와 파편이 굴러다닐 정도로 피해 정도가 심각했다.

처음 무너진 집 더미를 목격한 곳은 몬젠마치 기타카와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 차를 세웠다. 그리고 이웃 아주머니에게 당시의 경험을 들어보았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땠나요?"
"무서웠어요. '쿵'하고 엄청난 소리가 나더라고요"

아주머니는 집이 기울어져 문을 열 수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더 북쪽으로 올라가보았다. 와지마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곳이었다. 이 부근은 마을 가옥이 거의 반 정도 붕괴되고 전봇대가 넘어지고 도로가 균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하늘에는 헬리콥터 두 대가 와지마 방면에서 날아왔다. TV 방송국과 신문사들의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바다 쪽을 보자 무슨일인지 전투기 한 대가 북한 방면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사진의 대부분은 거의 이 부근에서 찍은 것이다.

ⓒ 오마이뉴스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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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 #지진, #이사카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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