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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교통부가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한 영암군 영암읍에서 군서면 구림리 구간에 피어난 벚꽃. 이 곳에서는 8일부터 나흘 동안 '왕인문화축제'도 열려 푸짐한 볼거리와 즐길 것을 제공한다.
ⓒ 강평기
봄을 가장 봄답게 만들어주는 꽃은 누가 뭐래도 벚꽃이다. 매화와 달리 한창 봄이 무르익을 무렵 피고, 향기가 없어서 귀빈대접을 받지는 못하지만 봄을 가장 확실하고도 황홀하게 장식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꺼번에 우르르 피어나는 모습은 산천을 숨 가쁘게 한다. 봄날로 들뜬 상춘객들의 마음까지 한껏 부추긴다.

벚꽃은 매화와 산수유가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이맘때 활짝 피어나 이내 '하얀 세상'을 연출한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저만치 물러난 뒤, 완연한 봄날과 함께 찾아오는 꽃이다.

하여 벚꽃은 봄날 연인끼리, 가족끼리 함께 떠나는 단골 여행테마다. 바람이라도 불면 벚꽃은 '꽃눈'이 되어 내린다. 자그마한 바람에도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 잎은 봄을 즐기러 나온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준다.

요즘은 거리마다 벚나무를 가로수로 심어 놓아 어디에서나 비교적 쉽게 벚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참맛을 지닌 곳은 몇 손가락에 꼽힌다. 남도에서 환상적인 벚꽃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영암 구림마을과 구례 섬진강변 그리고 보성 대원사와 장성 백양사, 순천 송광사 들어가는 길 등이다.

▲ 영암 벚꽃거리. 봄바람이라도 불면 하얀 꽃비가 우수수 떨어지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 이돈삼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영암. 영암군 영암읍에서 학산면 독천리에 이르는 50리 길은 이미 '명소' 반열에 올라 있다. 독천에서 다시 2번 국도를 따라 대불산업단지에 이르는 길도 온통 벚나무로 가득하다. 건설교통부는 월출산의 기암괴석과 보리밭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을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하기도 했다.

활짝 펴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꽃이나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꽃망울을 아슬아슬하게 머금고 있는 벚나무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도는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까지 온통 '벚꽃의 세상'이 될 것이다.

영암, 벚꽃과 함께 즐기는 왕인문화축제

때맞춰 봄바람이라도 불면 하얀 꽃비가 되어 우수수 떨어지면서 꿈속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8일부터 이곳 구림마을에 가면 왕인문화축제도 보고 즐길 수 있다. 축제는 11일까지 계속된다.

▲ 영암왕인문화축제의 최대 볼거리가 되고 있는 '왕인박사 일본 가오'의 행렬.
ⓒ 강평기
▲ '왕인박사 일본 가오'. 행렬은 영암도기문화센터 옆에 있는 상대포에서 왕인박사가 배에 올라 일본으로 떠나는 장면까지 이어진다.
ⓒ 강평기
왕인박사가 일본 응신왕의 초청으로 일본으로 건너가는 행렬을 재현한 '왕인박사 일본 가오!' 퍼레이드는 가장 화려한 볼거리다. 왕인공원 주무대에서 시작되는 행렬은 왕인로와 왕인사당을 거쳐 항구 상대포까지 2.4㎞ 구간에서 열린다.

솟대를 만들어 솟대숲에 심는 '가족희망 솟대 세우기'를 비롯 도포제 줄다리기, 우리종이 공예전, 왕인 등 달기, 도전! 천자문 250계단, 역사알기 판화체험, 다도체험, 꽃마차 여행 등 관광객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행사도 푸짐하다. 여석산쌍패농악과 정동정호제 공연 등 볼거리도 많다.

보성 대원사 벚꽃터널도 환상적

주암호와 함께 어우러지는 보성 대원사의 벚꽃터널도 환상적이다. 보성군 문덕면과 화순군 남면, 순천시 송광면이 만나는 경계지점에서 대원사까지 6㎞에 걸쳐 아름다운 벚꽃터널이 이어진다.

이곳 벚꽃길은 천봉산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이다. 봄날 대지의 기운을 느끼며 삶의 의욕을 재충전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벚꽃이 만개할 때 대원사에 가려면 차를 백민미술관 주차장에 세워놓고 아예 걸어가는 것이 좋다. 자동차들이 붐빌 뿐만 아니라 한적하게 벚꽃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9일 벚꽃축제를 겸한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주암호 주변의 15번 국도를 따라 창문을 열고 달리는 것도 봄날의 상쾌함을 두 배로 맛볼 수 있는 방법이다.

섬진강변과 나란히 펼쳐진 구례 벚꽃길
장성 백양사, 순천 송광사도 절경


▲ 섬진강 벚꽃길. 강과 어우러진 꽃무더기가 운치를 더해 준다. 여느 길보다 연인끼리 손을 잡고 걷거나 드라이브 하기에 좋다.
ⓒ 김인호
구례 벚꽃길은 섬진강변과 나란히 펼쳐진다. 섬진강을 끼고 도는 도로의 가로수가 온통 벚꽃이어서 강과 어우러진 꽃무더기가 운치를 더해 준다.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 입구에서부터 간전면 대평리간 9.5㎞를 거쳐 하동군 화개면으로 이어지는 길은 벚꽃 드라이브, 강변 드라이브 둘 다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차량 통행 또한 비교적 적어 봄날의 느긋함까지 맛볼 수 있다.

여기서는 7일부터 섬진강변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9일까지 품바, 농악 등 공연과 함께 쌀엿, 메주콩두부, 전통한지부채, 짚신슬리퍼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푸짐하다.

가을단풍으로 널리 알려진 장성 백양사 또한 산을 휘어 감는 벚꽃으로 화사하게 단장한다. 순천 송광사 들어가는 길목도 빼놓을 수 없는 남도의 벚꽃거리다.

▲ 순천 송광사 들어가는 길목의 벚꽃.
ⓒ 이돈삼

▲ 영암 구림마을 벚꽃 관람객들. 전국적인 벚꽃 명소로 알려진 이 곳에는 해마다 많은 상춘객들이 찾아와 벚꽃을 보고 즐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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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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