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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 미황사 가는 길. 해원마을 입구에는 노란 염주알처럼 알알이 달려있는 멀구슬나무의 열매가 가는 겨울을 붙잡고 서있다. 앙상한 가지에는 노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 노란 염주알처럼 알알이 달려있는 멀구슬나무의 열매가 가는 겨울을 붙잡고 서있다.
ⓒ 조찬현
목질이 단단하여 악기나 가구에 사용되며 제주도에서는 집에다 이 나무를 키워 딸이 출가할 때 장롱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될 때까지 열매가 매달려 있는 것은 새 생명의 탄생을 보려는 간절함 때문이라고 한다.

갈아엎어 놓은 논에는 볏단이 쌓여 있다. 갈대의 마른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해원저수지는 겨울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채 저수지 한 가운데에 외딴 섬이 생겼다. 인적이 별로 없는 시골길을 한참을 달리다 미황사 입구에 다다르자 등산객이 보인다.

▲ 해원저수지, 겨울가뭄으로 드러난 저수지 한가운데에 외딴 섬이 생겼다.
ⓒ 조찬현
입구에서 바라보는 달마산은 병풍을 두른 듯 미황사를 감싸 안고 있다. 사찰로 이어지는 도로는 경사가 가파르다. 동백 숲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린다. 쏴~아 스치는 바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가 정겹다. 동백은 동안거 중인 듯, 아직 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사찰에 이르는 도로는 아직 꽁꽁 얼어 있다.

▲ 미황사 너머 달마산이 병풍처럼 서 있다.
ⓒ 조찬현

▲ 미황사 명부전의 불상
ⓒ 조찬현
작은 대화도 수행에 방해가 되니 말을 삼가라며 ‘묵언’ 침묵하라는 팻말이 곳곳에 놓여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 미황사 대웅전은 보물 제 947호로 자연미가 돋보이는 조선후기 건축물이다. 대웅보전은 단청을 하지 않아 나무의 질감과 나무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미황사 응진당은 보물 제 1183호이며 대웅전 뒤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일명 나한전이라 불린다.

▲ 보물 제 947호로 자연미가 돋보이는 조선후기 건축물인 대웅전
ⓒ 조찬현

▲ 보물 제 1183호인 미황사 응진당은 일명 나한전으로도 불린다.
ⓒ 조찬현
절의 이름은 소가 울 때 그 울음소리가 지극히 아름다워 미자를 썼고, 의조화상의 꿈에 나타나 절 지을 곳을 알려준 금인의 황홀한 빛을 상징하여 황자를 취해 미황사라 지었다는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고색창연한 대웅전에서 스님의 독경소리가 들려온다. 사찰을 감싸고 있는 달마산은 기암괴석과 어울려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다. 풍경소리, 신이대숲을 지나는 바람소리, 독경소리가 들려오는 미황사에 들어오니 저절로 엄숙해지고 마음 또한 편안하다.

▲ 동박새의 비상
ⓒ 조찬현
해양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자연사 박물관을 찾았다. 전 세계 바다에 서식하는 각종 어패류 및 희귀생물 등을 종목계통별로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좌측 조그마한 막사에는 곰과 다람쥐 오소리 공작새 금계 동박새 등도 볼 수 있다.

해남 들녘에는 봄동 배추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밭둑길을 걸었다. 봄이 물씬 느껴진다. 배추밭 밭둑에는 들풀이 꽃대를 올렸다. 하얀색 꽃이 피고, 보라색 꽃도 예쁘게 피었다.

▲ 봄동 배추밭의 풍경
ⓒ 조찬현

▲ 봄의 전령사 광대나물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 조찬현

▲ 장흥 억불산에 떠오르는 보름달
ⓒ 조찬현
집으로 오는 길에 장흥 부근에서 보름달을 만났다. 억불산 정상에 두둥실 떠오른다. 가는 길을 계속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한다.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다. 행복하게 건강하게 해 달라고.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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