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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8월 11일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일교조 산하 구마모토 고교조 역사 방문단
ⓒ 이정희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한 일본 구마모토현 고등학교교직원조합 교사 방문단(단장 쇼바야시 다미오)이 전교조 충남지부의 초청으로 11일 오후 입국하여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독립운동 유적지 방문과 학술활동 등을 시작하였다.

이들의 한국 방문은 2001년 일본의 왜곡 역사교과서 채택을 공동으로 저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교조 충남지부와 일본 교직원 조합 구마모토 고교조 사이의 상호 교류협정에 의해 수년째 방문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올해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양국 교사들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과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를 위해 특별히 마련되었다.

특히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는 구마모토현 고교조는 '구마모토 현민회' 등 일본 내 다른 단체들과 함께 후소샤 교과서 불채택운동을 벌여온 단체여서 이번 방문 이후 일본 내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입국 첫날 독립기념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하였다. 방문단 교사들은 독립기념관 내의 '근대민족운동관'과 '일제침략관'을 둘러보며 구한말 열강들의 제국주의 침략과 자주적인 민족운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특히 이들은 일제침략관에서 1910년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병탄한 후 자행한 경제적 수탈과 독립운동에 대한 비인도적 탄압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꼼꼼히 메모하기도 하였다.

▲ 독립기념관 일제 침략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방문단
ⓒ 이정희
방문단 소속의 하라구치 나호코(41·구마모토농업고 교사)씨는 독립기념관 관람을 마치고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가슴이 미어지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하고 "비록 지금 일본에서는 극우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한일의 민간이 나서서 교류와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혀가야 할 것이며 일본에 돌아가 학생들에게 그러한 점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단을 맞이한 김화자 전교조충남지부 수석부지장은 "이번 교류는 한·중·일이 새롭게 만든 '미래를 여는 역사' 교재를 한일 양국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은 12일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모신 충의사 방문,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한일 양국 민중의 피해'를 주제로 하는 학술발표회, 양국 고등학생들의 역사문화에 관한 공동 설문결과 발표 등을 진행하고 13일 경복궁 관람을 하고 출국할 예정이다.

"역사 왜곡 교과서 1% 못 넘길 것, 한국의 친일파 청산 작업 인상깊어"
[인터뷰] 쇼바야시 다미오(正林民雄) 구모토 교사 방문단장

이번 교사 방문단을 이끌고 있는 쇼바야시 다미오(56)씨를 독립기념관 방문 후 인터뷰를 했다. 그는 "새역모에서 만든 역사 왜곡 교과서는 채택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며 지속적인 교류와 이해 증진으로 진실 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과거사 청산 작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일본이 과거사를 올바로 청산하지 못해 지금 우경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쇼바야시 다미오 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재 소속과 담당하고 있는 교과는 ?
"현재는 구마모토현고등학교교직원조합 집행위원장(지부장)으로 파견되어 전임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원 소속교는 구마모토 상업고등학교에서 정치경제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 방문단을 이끌고 온 소감은 ?
"우리 방문단 소속 교사들은 지난 1930년대 40년대 시기 일본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되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기 와서 알게 된 것이지만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거 친일파들에 대한 청산 작업이 감명 깊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와 같이 과거 침략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청산작업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일본이 우경화의 길을 걷게 되었고 급기야 고이즈미 수상이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해도 별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 새역모 측에서 발행한 역사왜곡 교과서가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의 채택률과 구마모토현의 구체적 상황은 어떤가?
"새역모 교과서는 다분히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도쿄를 제외하고는 채택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새역모 측에서 당초 10% 이상을 목표로 했다고는 하지만 1%도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 구마모토 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8월말이면 교과서 채택 작업이 모두 끝나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새역모 간부 지자들이 있는 한두 곳을 제외하면 거의 채택될 가능성이 없다. 그러나 교과서는 교사들이 아니라 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 그러면 예상외로 이렇게 채택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 구마모토현 지역신문에도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를 위한 한국의 광고가 실렸다. 또한 일본 내 양심적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저지활동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우리 고교조에서도 각 지역을 돌며 저지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욘사마(한류)일 것이다.(웃음)"

- 한류의 영향이 컸다는 말인가?
"그렇다. 한류가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한 것 같다. 나도 드라마 <대장금>을 보면서 한국의 음식과 의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으며 결국은 그 문화가 일본에 전래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특히 우리 구마모토현에서만 보더라도 특별히 역사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일반인들조차 한국 관광객이 이렇게 많이 오고가는데 그들을 자극해서 좋을 게 뭐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낮은 수준이지만 실제로 대다수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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