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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서울지검 평검사들이 발표한 글 전문이다.

다시 한번 올바른 검찰개혁을 촉구하며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이나 당선 후에도 검찰을 개혁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천명하였고, 법무부장관도 '검찰의 정치화'를 단절하고 정치적 독립을 위하여 대대적으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검사들은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2월15일 저희 평검사들은 새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고 그동안 검찰이 잘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며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하여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대국민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검찰개혁방안을 마련하여 대검을 통해 법무부장관께 건의 드린 바 있습니다.

그 내용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검찰 인사권을 정치적 공무원인 법무부장관에게서 검찰총장으로 이관하고,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평검사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며,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구체적 사건지휘권 또한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검찰 인사를 비롯하여 검찰개혁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과연 법무부장관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줄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여망대로 검사들이 정치권력의 통제와 간섭으로부터 독립되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검찰의 정치적 예속을 가져오는 각종 불합리한 제도부터 먼저 개혁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최근 검사 인사 과정은 검찰인사위원회 등 공개적이고 투명한 검증절차 없이 정치권력의 선호에 따라 일부 검사를 편파적으로 발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검찰개혁 방식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할 검사들로 하여금 정치권에 줄대기를 조장하지 않을 수 없고, 또다시 검찰의 정치적 예속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저희 서울지검 평검사 일동은 다시 한번 올바른 검찰개혁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지난 2월 15일 평검사들이 건의한 검찰개혁방안을 조속히 추진하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2.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우선, 검사 인사권을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무부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이관하여야 하고, 검사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 인사가 검찰인사위원회의 실질적인 심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밝힌다.

3. 현재 밀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검사 인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검사의 신분보장에 역행하므로 이를 즉시 중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평검사와 외부인사가 포함된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검사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4.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수뇌부도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지 못한 점을 깊이 바성하고, 직위를 걸고 검찰을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지켜 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앞으로 우리 서울지검 평검사들은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법과 원칙대로 모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이러한 검찰개혁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제대로 실현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2003. 3. 7.

서울지방검찰청 평검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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