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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sorryeverybody.com 메인화면
지난 11월 2일 막을 내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을 재선시킨 데 대해 세계인들에게 사과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 웹사이트에 미국인들의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

이 사이트의 이름은 '모든 사람에게 사과한다'는 뜻이 담긴 '쏘리 에브리바디 닷컴(www.sorryeverybody.com)'으로, 제임스 제틀렌이라는 남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대학생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이 사이트에는 지난 14일 "매우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든 2200장의 개인 또는 그룹의 사진들이 올려졌으며, 접속 회수는 27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로 이 사이트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더욱 높아져 18일 현재(미국시간) 총 1만5000장의 사진이 들어왔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인 내용이 담긴 1만여장을 제외하고 5430장의 사진만 올렸다고 사이트 운영자가 밝혔다.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만 계산할 경우 14일 이후 4일 동안에만 종전의 두 배 이상이 증가한 셈이다. 접속회수도 6천만회가 넘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사이트에 올려진 '사과의 글'을 보면 상당수의 미국인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이라크전과 관련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자신을 '텍산'(텍사스 주민)이라고 밝힌 한 미국인은 "다가올 여러해 동안 우리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할 사람들에게 사죄합니다"는 내용을 쓴 플래카드를 든 사진을 이 사이트에 올렸다.

"미국은 극우세력에 의해 하이재킹 당했다"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미국은 극우세력에 의해 하이재킹 당했다"고 썼으며, 한 여성은 "미국민의 51%가 눈먼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세계인들에게 참회한다"고 적었다.

플로리다에 사는 한 백인 할머니는 "플로리다의 노인들은 너무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뉴잉글랜드 지역의 한 주민은 "믿어주세요, 우리들 중의 거의 반절은 죄송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고 적었으며, 또다른 주민은 "부시의 하느님 아래서 우리는 2개의 나라를 이루고 있습니다. 모든 이에게 죄송합니다"고 밝혔다.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친애하는 세계인 여러분, 내 나라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바보는 아닙니다. 믿어 주십시오. 우리도 또한 그 X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중년 여성은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나 여러분들의 가슴을 찢어 놓았다"고 사죄했으며, 4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은 "친애하는 세계인들이여, 우리를 용서하라. 우리는 2008년에 이번 실수를 만회할 것이다"고 적었다.

한편 이 사이트에는 한국계 미국시민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계 미 시민권자 "대한민국 시민권 원한다"

20대쯤 되어 보이는 한 한국인 2세 여성은 한글로 "정말 정말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라고 쓰고 바로 아래에는 영문으로 "나는 대한민국 시민권을 회복하기를 원한다"고 적었다.

한 한국인 동포는 한복을 입힌 어린 아들 손에 들려진 플래카드에 "우리는 (미국을) 너무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아서 사과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고 적었다.

한편 웹사이트 제작자인 제임스 제틀렌은 AP통신에 "이 웹사이트가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뒤흔드는 작용을 한 것 같다"면서 "국제 사회는 방금 일어난 일(부시의 재선)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프랑스, 불가리아, 네델란드,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사우스 아프리카, 세네갈, 브라질, 중국, 한국 등 해외로부터 3000개 이상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의 일간지인 <슈피겔>과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은 이 사이트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부시의 재선에 대해 사죄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인상적(impressive)"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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