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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요즘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상점들은 한산하기 이를 데 없고, 곳곳에 덤핑상품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각 가정에서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을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줄이려고 해도 뭔가 찜찜하고, 안줄이려고 하니 돈이 괜히 아까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보험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두 개씩의 보험에 가입해 있을 겁니다. 고용보험, 산재보험, 의료보험은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입니다.

지금도 국민적 논란이 한창인 국민연금은 보험과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예외로 해야겠지요. 국민 대부분이 가입해야 하는 저 보험료로 많은 비용이 지출됩니다. 그러나 저 보험으로 자신의 인생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편안한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저희 집만 해도 우리 부부와 아들이 가입되어 있는 보험으로 지출되는 돈이 한 달에 10만원이 넘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아파서 일주일 이상 입원하면 받을 수 있는 보험부터 각종 성인병 및 사고에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가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을 가입한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보면서 항상 고민에 빠집니다.

"정희야 우리 보험 내 거라도 하나 줄이면 안될까?"
"안돼. 혹시 오빠 다치면 어떻게 해? "
"그건 그렇지만 돈이 아까워서…."

이런 대화는 매달 보험료가 나갈 때마다 합니다. 매월 보험료로 10만원씩 지출되는 것을 보면 뿌듯한 생각보다는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울수록 보험을 해약하면 안 된다는 주위에 충고에 눈물을 삼킨 채 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주위에 친구들은 보험에 대한 투자가 저보다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생명보험, 교육보험 등을 포함해 한달에 20만원 가까이 하는 종신보험까지 가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서너 개의 보험에 가입한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다 차라도 한 대 있으면 보험료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겠지요.

한해에도 수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 덕분으로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각종 공해문제나 원인 모를 질병으로 일년에 몇 천만원씩 들어가는 각종 희귀병. 주위에 심심찮게 들려오는 암에 관한 얘기들. 매달 자신의 일터에서 수많은 건강보험에 많은 수입을 지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도무지 안심할 수 없는 구조 때문이겠죠. 우리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보험에 많이 가입하는 건 이러한 불안감과 위험들을 공공보험들이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일 겁니다. 집안에서 식구 중 한 사람만 큰병이 나면 집안 전체가 패가망신 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하루하루가 불안한 것은 어려운 경제보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인지 모릅니다.

얼마전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최고 15.3%나 높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세금은 선진국과 비교해 적지 않은데 국민들의 사회보장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서민들은 수많은 세금에 각종 보험료, 교육비, 육아비용에 허리를 조르고 또 조릅니다. 다시 한번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정책들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오늘도 자동차 보험료가 또 인상된다는 소식이 신문 한 곳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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