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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저상버스 국회 시승식'에서 박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권박효원
▲ 11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저상버스 국회 시승식'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
ⓒ 권박효원
11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는 아주 특별한 버스 두 대가 나란히 섰다. 지난 연말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안'에 따라 오는 2006년부터 의무도입하게 된 저상버스가 바로 그것. 이 중 한 대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생태주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버스다.

이날 행사에는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를 주도해온 현애자 의원은 물론, 민주노동당 의원들과 김혜경 대표 등 최고위원이 대거 참석했다. 국회의 '장애인 대표선수'인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과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해 '장애인이동보장법추진 의원모임' 소속 의원 10여명이 참석했고 김원기 국회의장도 직접 저상버스 시승에 참여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 활동가들도 의원들과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그동안의 이동권 투쟁으로 낯이 익은 의원모임 소속 몇몇 의원들이나 민주노동당 당직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박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에게 "그동안 '행패' 부리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정겨운 격려를 보냈다.

이들은 그동안 서울 도심 곳곳에서 저상버스 시승식과 지하철 점거농성을 벌이며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사회 의제화시켰고, 지난 연말에는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여의도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박영희 대표는 "50일동안 (농성 때문에) 매일 여의도에 있어서 이제는 좀 안 왔으면 했는데 결국 또 오게 됐다"면서도 다시 여의도에 나선 것이 기쁜 표정이다.

▲ 김원기 국회의장이 휠체어를 밀고 저상버스에 시승하고 있다.
ⓒ 권박효원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장애인 동지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기쁨과 감격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건교위 소속 장경수 열린우리당 의원은 "소외받는 사람들의 희망, 열린우리당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제 이동권은 국가가 보장해야할 권리가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시승식이 마냥 기쁜 것만은 아니었다. 박영희 대표는 "2005년과 2006년 시행령 제정 및 실시가 남았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장향숙 의원은 "이번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서 한없는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저상버스) 예산에 대해 그다지 희망적이지가 않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이날 행사는 저상버스를 타고 국회 본관 앞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끝났다. 김원기 의장과 김혜경 대표, 현애자·단병호·심상정·조승수 의원 등이 버스에 함께 탔다. 장향숙 의원이 버스에 오를 때에는 다른 의원들이 뒤에서 휠체어를 밀었다.

이날 버스 안에서 심상정 의원과 장향숙 의원은 버스 시승이 끝날 때까지 장애인 콜택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해 눈길을 끌었다.

▲ 11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저상버스 국회 시승식'.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가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저보다 노약자"라며 자리를 양보하려 하자 박영희 장애인이동권연대 공동대표가 뒤돌아보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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