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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 실명게시판에 올려진 양동휴 교수의 '백분토론 후담'.
ⓒ 서울대 홈페이지

"나도 (방송을) 다 보았는데 지리멸렬이고 이영훈이 군계일학이다. 사학적·정치학적·경제학적 모든 면을 꿰뚫어볼 뿐 아니라 온갖 사료에 대한 분석을 스스로 나타내는 최고 수준의 학자임을 보였다.

리플 단 학생들은 어떤 좋은 중학교·고등학교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역사교육을 다시 받지 않고는 조금 곤란하겠다. 공부를 하든지 칼을 들고 와서 이영훈 선생과 나를 찔러라."


이영훈(53)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일제시대 정신대를 성매매 업소에 빗댄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같은 학과 동료인 양동휴(52) 교수가 이 교수를 옹호하는 동시에 네티즌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일제시대 정신대(일본군에 의한 성노예)를 두고 미군부대를 비롯해 도심 곳곳 성매매 업소에서 이뤄지는 성매매에 빗대며 '정신대가 사실상 상업적인 목적을 지닌 공창의 형태'라는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대변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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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후 인터넷에 이 교수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자, 3일 양 교수는 '백분토론 후담'이라는 제목의 글을 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 실명게시판에 올려 이 교수를 엄호했다.

특히 양 교수는 이 글에서 "리플 단 학생들은 역사교육을 다시 받지 않으면 곤란하겠다", "공부를 하든지 칼을 들고 와서 이영훈 선생과 나를 찔러라"는 극한 표현을 써 네티즌을 자극했다.

양 교수가 쓴 글 밑에는 또다른 네티즌들의 비난 리플이 잇달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맨 먼저 리플을 단 네티즌 김철중씨는 "당신 학교 다닐 때는 국사 교과서가 일제판이었냐"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 김민준씨는 "학자로서 이영훈 교수님이 훌륭하신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사료를 일본에서 구하신 것 같다"며 "나는 졸업했지만 배우는 후배들의 역사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히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학창시절 존경했던 (양 교수가) '공부를 더 하고 비판하라'는 말은 지식인 특유의 거만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며 "(그 말은) 나는 많이 배웠고 많이 알고 있으니 다른 사람은 입 닥치고 있으라는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근대사를 20년 넘게 공부했다는 현직교사 박대훈씨는 "역사라는 게 일방적 사실관계만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왜곡된 사실이라면 어떡할 것이냐"며 "당신이 좋아하는 이영훈 교수도 일본의 왜곡된 사실을 가지고 거들먹거렸다면 어떡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박씨는 "우리에게 민족이라는 단어가 그 시기에는 없었고 일본에 의해서 들어온 말이기 때문에 반민족이라는 말이 틀린 거라면, 그 시기에 암이라는 단어가 없었다고 암이라는 병이 없었던 것이냐"고 반박했다.

양동휴 교수는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지난 2003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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