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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17대 총선 불출마와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한 박승국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상징인 노란색 점버로 갈아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우측부터 우리당 대구 북구갑 후보자인 조인호 변호사, 이강철 대구경북 선대위원장, 박승국 의원, 그리고 박 의원과 함께 우리당으로 입당한 구본항 시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욱

"우리가 준 돈이 원자탄이 돼서 돌아왔다."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출신의 박승국 의원은 지난 2002년 10월 금강산 관광 등으로 북한을 지원한 현금이 결국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왔다며 이같이 언급한 바 있다.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뒤흔든 발언이었다. 당시 이 발언은 국내 보수매체의 '말말말' 코너에까지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그의 '반(反) 햇볕정책' 철학은 같은 해 2월 대정부질문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김대중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홍위병이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느냐"며 색깔론을 들먹였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심지어 "김 대통령이 군에 지뢰제거 명령을 내렸는가 하면 북한 선박이 NLL과 제주해협을 안방 드나들 듯 유린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무해통항권을 사실상 인정해 주었다"는 발언까지 쏟아내는 등 반공주의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까지 했다.

1차 파병 당시 "차라리 잘 훈련된 전투병을 보내야 한다"

그는 지난 2003년 3월 1차 이라크 파병이 뜨거운 현안으로 등장했을 때에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다수가 파병 자체에 반대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는 "차라리 잘 훈련된 전투병을 보내야 한다"며 느닷없이 전투병 파병을 거론했던 인물이다.

여론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공병·의료부대 파병안이 제기되고 있던 와중에 이같은 발언이 터져나와 파병 반대론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기도 했다. 박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었던 김영춘 의원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전쟁에 참여해 다른 이익을 구할 수 있다는 논리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야기된다는 게 부끄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입법활동과 관련해서도 박 의원은 납득하기 힘든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8월 국회의사당과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등의 청사 주변 집회·시위 금지지역을 현행 100m 이내에서 300m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신 어떻게 국장 됐어, 그러니 나라가 망하지" 공무원에 막말 퍼붓기도

당시 그는 개정안 제출 이유에 대해 "현행법이 규정한 100m 이내 제한규정은 시위자들의 급습이 가능한 것 등 시위제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 특히 국회의사당으로부터 100m 이내에 있는 건물 입주자들은 연일 계속되는 집회와 시위로 소음공해를 앓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히긴 했으나, 한나라당 주변 시위를 금지하기 위한 의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3월 건설교통부 직원에 '막말'을 퍼부어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화려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 19일 열린 국회 건설교통위에서 박 의원은 밴형 화물승용차 개조와 관련한 문답 과정에 건교부 육상교통국장을 일으켜 세운 뒤 "당신 어떻게 국장 됐어. 당신 같은 국장이 있으니까 나라 망하지. 저런 사람을 어떻게 나라 세금으로 월급 주나"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지난달 27일 오후에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 공천탈락한 박승국 의원이 "한나라당이 완전히 패배하지 않으면 내 손가락을 불쏘시개로 써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박승국 의원 입당 쪽으로 가닥 잡아가는 듯

이같은 정치철학과 의정활동을 보여준 박 의원을 열린우리당은 "이번에는 입후보를 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 탄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입당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24일 상임중앙위원회의 뒤 브리핑에서 "박승국 의원은 입후보 문제가 없기 때문에, 탄핵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입당을) 거부한다고까지 얘기할 것이 있겠느냐는 의견 교환만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천정배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클린선거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입당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히기는 했지만 사실상 입당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상급 지도부회의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입당 불허 방침으로 선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에 반대하고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면 당 정체성과 관련 없이 '과거불문'하겠다는 태도 아니냐"는 등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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