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나라당 신임대변인으로 내정된 방송인 전여옥씨가 16일 오전 입당식에서 당직자들이 선물한 한나라당 잠바를 입자 최병렬 대표가 옷깃을 매만져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새 대변인으로 내정된 칼럼니스트 전여옥씨는 16일 오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말이 앞서는 정치, 퍼포먼스가 앞서는 정치는 불안하다"며 "말이 글이 되는 대변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씨는 "보수라는 이름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거리에 나가 행동하기보다 집에서 앞날을 고민하는 침묵하는 다수를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고 입당 배경을 설명했다.

전씨는 "온건하고 부드럽고 개혁을 원하는 수많은 중도보수가 대다수 국민이라 생각한다"며 "지켜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전씨는 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에 대해 "열심히 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힘들고 고단한 때 서로 받아들이는 포용의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당부했다.

전씨는 이어 칼럼을 통해 박근혜 의원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 "지금은 서로 갈라설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전제한 뒤 "박 의원이 더 큰 정치로 나아간다면 내가 얘기했던 것에 대해 박 의원도 문제삼지 않고 나 역시 그것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탄핵정국 책임론과 관련 "탄핵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 대통령의 지난 1년이 없었다면 탄핵정국이 가능했겠는가"라고 노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전씨는 또 지난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며 국민통합21에 몸담은 것에 대해 "당시에는 좋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좋은 지도자를 원하는 한 시민의 선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시 난 어드바이스그룹에 있었고 당적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전여옥씨가 16일 오전 입당원서를 쓰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병렬 대표는 "타고난 논리로 현실을 해부하는 전여옥씨의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손잡고 나라를 바로잡는 역할을 결심해준 데 감사하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입당식만 치른 전씨는 운영위의 의결을 거쳐 당 대변인에 최종 임명될 예정이다.

다음은 전여옥 대변인 내정자의 모두발언 및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사실 나는 평범한 시민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산다는 것은 안일하고 이기적이고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고민 끝에 야당이며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 거리에 나가 행동하기보다 집에서 앞날을 걱정하고 고민하는 분들, 침묵하는 다수의 분들을 위해 한나라당에 입당하게 되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최대의 위기이며 기회인데 전략과 미래의 비전을 갖지 못하고 격랑 속에서 쪽배처럼 헤매는 것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저를 희생하기로 했다. 영화제목 같지만 정치를 하면서 버려야 했던 아까운 것들이 있었다. 또 보수라는 이름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온건하고 부드럽고 개혁을 원하는 수많은 중도보수가 대다수 국민이라 생각한다.

평생을 열심히 일하면서 지켜할 것이 많다. 자존심과 가족 등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지켜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 같이 하겠다. 오늘 제가 가시밭길 알고 들어왔다는 걸 헤아려 달라."


- 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어떻게 평가하나.
"열심히 하는 기자였다는 걸 안다. 저 역시 모자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힘들고 고단한 때 서로 받아들이는 포용의 정치를 했으면 한다."

- 최근 칼럼에서 박근혜 의원을 비판했는데 같은 당에 몸담게 되었다. 게다가 박 의원은 유력한 대표경선주자인데.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글쓰는 사람으로서 박 의원에 대해 그렇게 얘기했던 것이다. 박 의원이 더 큰 정치로 나아간다면 제가 했던 것을 (박 의원이) 문제 삼거나 나 역시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서로 갈라설 때가 아니라 양보하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나는 최 대표에게도 가장 먼저 물러나라고 한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 최 대표와 만났을 때 그 점이 송구스러웠고 글쓰는 것과 달리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이 괴롭더라. 최 대표에게 '내가 쓴 칼럼을 봤냐'고 했더니 '정치인으로 받아들여야 할 수많은 비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저도 가볍게 넘어갔다. 거기서 한나라당의 희망을 읽었다."

- 보수논객으로서 대변인이 되면 어떤 어법과 논리를 구사할 것인가.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상적 대변인상을 얘기하겠다. 말이 글이 되는 대변인이 되겠다. 말이 앞서는 정치, 퍼포먼스가 앞서는 정치는 불안하다. 말한 것이 글이 될 수 있는 예의와 논리, 부드러움을 갖추겠다."

- 누구에게 탄핵정국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나.
"가장 안타까운 것은 탄핵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국민이 선출했다. 특히 국회의원의 299명 숫자에는 좀더 촘촘하고 정밀한 지지도가 바닥에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노 대통령의 지난 1년이 없었다면 탄핵정국이 가능했겠는가."

- 지난 대선 때 국민통합21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는 처지에 있었는데.
"당시는 좋은 대통령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얼마든지 선택할 수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난 어드바이스그룹에 있었으며 당적을 갖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치를 하고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사태가 심각하고 위기라고 느껴 당적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좋은 지도자를 원하는 한 시민의 선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도 고통스럽고 아주 힘든 길을 선택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