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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법 없는 세상을 꿈구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20일)는 매섭게 몰아치는 칼바람을 맞아가면서 전국에서 올라온 성난 농민들이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아스팔트 농사'를 지었더군요.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집회 참가자 가운데 크게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을 저는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통이 막혀서 불편했던 서울시민들은 그것만으로도 힘들었지만, '농민대회'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하게 되는 저같은 사진기자는 오랫만에 '피 흘리는' 사진을 찍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자유' '인권' '평화'를...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제 밤 10시에 저는 여의도 공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취재용으로 몰고 다니는 차를 농민대회 장소인 여의도공원 부근에 주차시켰는데,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면서 하루종일 지하철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퇴근길에 찾으러 간 것이죠.

어제 저녁 여의도의 바람은 참으로 매섭더군요.

며칠 전만해도 제 옷중에서 가장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나와서 낮에는 포근한 날씨 탓에 땀까지 흘리기도 했는데, 어제는 그 옷을 입고 나온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차가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여의도공원에는 국가보안법 단식농성단의 숙소가 있습니다. 어제는 단식농성자가 1000명이 넘어섰다고 합니다. 처음 농성에 들어가면서 1000명을 조직하겠다고 했을 때 과연 그 많은 사람들이 단식농성에 동참할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었죠.
그래서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낮에 국회앞에서 집회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지만, 그들의 숙소는 어제 처음 들어가 봤습니다.

부산, 울산, 공무원노조, 한총련, 한청 등등 많은 단체와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로 밤 늦은 시간에도 천막은 복잡했습니다. 늘어난 사람들만큼 천막은 더 길어져서 다른 천막으로 이사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꿈나라로 향했고, 몇몇은 책을 보거나 가족과 통화를 하거나 회의를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온 민주노동당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서 보내는 편지를 정성껏 쓰고 있었습니다.

또 단식단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참의료실천단 회원은 밤늦은 시간까지 혈압계와 혈당계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건강진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길게는 40여일에서 여러가지 사정으로 하루만 참여하는 농성자들...
그리 많이 남지않은 2004년의 남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그들의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갔습니다.

▲ 하루 일과를 정리하며...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대통령, 국회의장, 여당 원내대표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는 부산지역 민주노동당원 이성우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맨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두꺼운 침낭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 농성자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인천지역에서 활동중인 '참의료실천단' 오명신씨가 단식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독서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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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끝장 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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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란히 누워 잠들어 있는 대학생 농성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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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농성자들이 비닐로 둘러쳐진 천막안에 둘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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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농성자들의 천막에는 남성들의 숙소에서는 볼 수 없는 꽃이 생수통옆에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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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에 지쳐 잠든 농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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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 화장실에서 빨래한 옷가지와 수건들이 걸려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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