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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장이 개방되면 쓰지도 못할 농기계, 팔아먹지도 못할 쌀 다 가져가라."

볏가마니가 시청사 앞에 산처럼 쌓이고 수백 대의 각종 농기계가 광장을 메울 채비를 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농민회(회상 김상현)는 오는 3일부터 서산시청 앞에 벼 3000포대를 쌓아놓고 정부의 '쌀재협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1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간 홍성군 농민회(회장 이무형)는 7일에는 군내 각 읍.면지역의 농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트랙터 등 수 백대의 농기계를 몰고 나와 '농기계 반납 시위'를 할 계획이다.

"지금도 수입쌀이 불법 유통되고 있는데 정부가 미국, 중국과 협상을 잘못하면 동네슈퍼에서도 외국쌀을 팔게 돼 '우리 쌀'이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서산시 농민회장 김상현씨는 "우리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생존권 차원에서 정부에 대해 '쌀'전면 재협상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산시 농민회는 각 지역 농민들이 내놓은 벼 3000포대를 서산시청 앞에 쌓아두고 정부가 농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쌀 재협상안을 이끌어 낼 때 까지 '살아남기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산시 농민회는"쌀시장이 개방돼도 쌀값 17만원을 보장한다는 것은 엉터리 약속이다"며 "17만원에는 논 농업 직불제 1만원이 포한된 가격이고 이 가격을 3년간 묶어두면 해마다 물가가 오르고 영농비도 따라 오르는데 이는 농민들을 기만하는 정책 이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서산시 농민회의 안아무개씨(48.서산시 팔봉면 양길리)는 "우리나라가 쌀이 부족해서 수입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것도 남는 마당에 미국이 힘이 세다는 이유로 자기나라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나라 농민들을 죽이겠다는 계략에 우리정부가 맞장구를 칠 이유가 없다"라며 정부정책을 비난했다.

1일부터 농협중앙회 홍성군 지부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 홍성군 농민회는 "이대로 가면 우리 농업은 이 땅에서 사라져간 밀의 전철을 밟게 된다"며 "지금 미국의 의도대로 우리정부가 끌려가면 곧 나타날 식량 무기화의 마각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결국은 농민들뿐만 아니라 나라가 파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국가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선언했다.

이무형 회장은 "미국의 의도대로 쌀시장이 개방되면 농기계가 필요 없게 되는 만큼 각 읍.지역의 농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트랙터와 콤바인, 경운기 등을 갖고 나와 반납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현재 쌀 소비량의 4%가 의무 도입되고 있는데도 창고마다 수입쌀로 넘쳐 나는데 미국과 중국이 사가라고 요구하는 쌀은 전체소비량의 12~14%에 해당하는 엄청난 량으로 우리나라 농민들을 다 죽으라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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