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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영 교육부총리
ⓒ 연합뉴스 백승렬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고 김선일씨 피살 방치·은폐 의혹이 확산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안병영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양주파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촛불 집회가 전국에서 열리던 지난 24일 밤 안 부총리가 "전국 시도 교육감들과 울산시 D동 소재 최고급 L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1인분에 4만원씩하는 식사와 함께 발렌타인 17년산 12병을 주문해 마셨다"는 언론의 보도 내용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CBS 울산방송은 "지난 24일 안 부총리와 전국 16개 시도교육감들이 자리한 방에는 1병당 25만원씩 받는 발렌타인 17년산 12병과 매실주와 백세주, 맥주, 소주 등 15병이 주문됐다"면서 "또 수행원과 보좌진들은 옆방에서 양주 대신 소주와 백세주 등 25병을 주문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며 "교육부총리 일행의 저녁 술자리는 2시간여 동안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CBS 울산방송은 또 "음식점 측은 '저녁식사값이 너무 많이 나와 지금 계산하기 어려워 내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계산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줄잡아 400만원에서 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교육부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발렌타인 술자리는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으로 온 국민들이 경악과 분노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추모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울산시 교육청은 25일 "이날 참석한 시도교육감 및 수행원은 71명"이라면서 '교육부총리의 양주파티'는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해명 자료를 내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교육부총리가 2시간여동안 술자리를 같이했다는 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부총리는 울산대학교 총장과의 면담관계로 식사시작 1시간쯤 지난 9시경 일찍 자리를 떴다. 또 양주는 1병당 25만원 하는 외산양주가 아니라 8만원 상당하는 국산 발렌타인 양주 12병이다."

▲ 24일 식사 자리가 문제가 되자 25일 울산시 교육청이 CBS 보도에 대해 해명하면서 제시한 식당 영수증.
울산시 교육청은 이어 "이날 만찬 비용은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200만원이 지원되며 나머지 주대는 최만규 교육감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시 교육청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면서 총 284만원 달하는 식당의 영수증을 첨부했다. 영수증에는 양주값이 1병당 8만원이고, 총 12병이 들어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 영수증에는 3만원짜리 정식 26개, 1만8000원짜리 정식 45개를 계산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한편 울산시 교육청이 해명자료를 통해 '국내산 발렌타인'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CBS 울산방송 장영 기자는 "교육청 회식자리에 들어간 양주는 발렌타인 17년산이 맞다"면서 "그곳에서 나온 빈병을 사진으로 찍어놓았다"고 반박했다.

장 기자는 또 "71명이 4만원짜리(일부는 2만원) 식사를 하고, 발렌타인 17년산 양주가 12병이나 들어갔는데, 식대가 284만원밖에 안된다는 교육청의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부총리 일행이 식사를 한 식당의 한 관계자는 2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산 발렌타인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국내 회사에서 수입한 발렌타인 17년산이 맞다"면서 "하지만 양주는 교육청의 심부름 차원에서 사다가 준 것이기 때문에 이윤을 붙이지 않고 우리가 사온 양주값 8만원을 그대로 받았다"고 밝혔다.

CBS 보도 이후 교육부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호화술판 챙피하다',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등 비난 일색의 글들이 25일 오전에만도 400여건 이상 올라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도 25일 "추모 물결 비웃는 고위관료의 도덕 불감증을 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통해 교육청의 '호화 양주파티'를 강력 비판했다.

전교조는 특히 "안병영 교육부총리와 시도 교육감들은 도대체 어느나라 정부의 관리인가"라고 반문한 뒤 "정부의 늑장대처와 추가파병 방침 발표를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 전체가 극심한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받고 있는 마당에 이른바 부총리라는 인물이 교육감들과 어울려 호화판 양주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은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불감증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 교육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비판글이 도배되고 있다.
ⓒ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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