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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한 겨울을 넘어선 따듯한 겨울’에 중국이 놀라고 있다.

우리나라 에서는 평양의 위도에 위치한 베이징, 톈진 등 화베이(華北)지방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4도 내외다. 하지만 올해는 베이징의 최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날이 없을 만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 기상청도 예년 평균기온에 비해 1월 평균기온이 4도 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거기에 바람도 많지 않아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졌다. 성지역 최고기온이 6~12도를 기록한 20일 낮, 랴오닝성 기상국 관계자도 기상 관측이 시작한 50년만에 가장 더운 겨울 기온으로 전했다.

이런 이상 기온으로 인해 중국내에서는 황사현상의 조기-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농업생산의 감소로 인한 식량공급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겨울들어 포근한 날씨를 넘어 따듯한 날씨가 연속되면서 이상기온으로 인한 다양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유력신문인 진완빠오(今晩報)는 22일 음력 1월 6일 톈진 닝허셴(寧河縣) 주민이 일하다가 길이 80센티미터 짜리 등 4마리의 꽃뱀을 보고 놀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신문은 이 지역 노인이 한 절기 앞서 뱀이 나온 일은 처음봤다는 해설을 덧붙였다. 이 소식은 남방에서부터 차례로 전해진 뱀 발견소식이라는 점에서 결코 우연이 아니라 ‘따듯한 겨울’(暖冬)의 실질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이미 보름 이전부터 공항으로 향하는 치창로(機場路) 주변에 있는 나무들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겨울이 끝났음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신화사는 시내 중심가인 창안지에(長安街) 주변 거리에 풀이 새싹을 돋기 시작했다며 이는 20일 가량 빠른 봄소식이라고 전했다. 중국 중부 중심도시인 충칭도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포근한 날씨로 인해 한달전인 1월초부터 길거리에서 영춘화를 파는 이들이 장사진을 치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 언론은 포근한 기후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린 라운드 등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환경문제를 스스로 부각하는데 따른 자격지심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들은 이상기온으로 인해 옥란(玉蘭)이 빨리피고, 거리에 사람이 넘친다는 보도로 이상 기온의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 오히려 수목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기도 하다. 이에따라 손님이 늘어 상가들도 때아닌 호황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지난해에 비해 50% 가량의 비용을 더 투자한 스키장 관계자의 볼멘소리도 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이상 기후에 즐거운 눈빛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예년에 비해 더운 날씨로 인해 창지앙(長江 양쯔강) 상류의 얼음이 빨리 풀리면서 예측못한 홍수가 일어 몇곳의 제방이 무너지고 피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12월 중에 큰 눈이 내린 신장(新疆)성 일부와 네이멍구 일부를 제외하고는 눈이 그다지 많지 않아 봄가뭄이 예상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인해 이상 병해충이 발생해 농업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황사현상의 심각성도 대두되고 있다. 황사의 주제공처인 네이멍구 지역은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눈이 많지 않은데다 이상 더위로 인해 땅이 빠르게 건조해 심한 황사가 우려되고 있다. 황사의 심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달한 사막화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부터 베이징, 톈진 등 대도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인공강우를 내려 네이멍구나 산시(山西) 등 절대 건조지역에 강수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국 정부나 실무부서인 기상청은 미온적인 반응 보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기상계의 원로인 타오스위앤(陶詩言) 원사(院士)는 베이징칭니엔바오(北京靑年報)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 기온이 이상기온이며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0년대 영하 20도까지도 곤두박질치던 베이징의 기온이 계속해서 증가해 이 상태까지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이상 기온이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한 온실효과와 에콰도르 등에서 시발한 엘리뇨 현상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곡물생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동구권도 이상 기온으로 인해 전 지구는 올해 적지 않은 문제점이 표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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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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