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배형규 목사 생일날 숨져

(성남=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25일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된 고(故) 배형규(42) 목사는 우연찮게도 자신의 생일날 숨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샘물교회측이 지난 20일 제시한 아프간 봉사단 출국자 명단에는 배 목사의 영문이름, 여권 번호와 함께 생년월일이 `25.JUL.65'라고 선명하게 적혀있으며 교회가 보관하고 있는 신상명세서에도 같은 날짜로 기록돼 있다.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은 "25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밝혀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배 목사는 생일날 참혹한 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성남=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26일 확인된 배형규(42) 목사는 이번 한민족복지재단 아프간 단기봉사단 단장으로 지난 13일 19명의 샘물교회 청년회 봉사단원을 이끌고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났었다.

교회 부목사와 청년회 담임목사를 겸하고 있는 배 목사에 대해 "평소 청년회 회원 300여 명의 기도 제목을 일일이 살펴줄 정도로 자상해 특히 따르는 교인들이 많았다"고 그를 아끼는 교인들은 입을 모았다.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제일중학교와 제일고등학교, 한양대,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했으나 곧 그만두고 신학대에 진학해 목회자로의 삶을 시작했다.

신학대를 졸업한 뒤 박은조 담임목사와 영동교회에서 수년간 몸 담아오다 1998년 박 목사와 함께 샘물교회의 창립에 참여했다.

신학대학 시절부터 특히 청년사역에 관심이 많아 청년회 담임목사를 맡아 20~30대 청년회 회원들과 함께 매년 봉사활동을 떠날 정도로 왕성한 외부활동을 펼쳐왔다.

한 지인은 "배 목사가 외지에서 음식을 잘 못먹고 소화가 잘 안되는 등 고생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4년 전 지병인 폐질환으로 생명이 위독할 지경에 이르러 1년간 안식년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배 목사는 병이 완치된 뒤 교회로 다시 돌아와 청년회를 이끌고 아프간.우간다 등 해외 오지 봉사활동에 매년 2차례 이상 나서는 등 더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도 지난 4월 방글라데시 봉사활동을 다녀왔으며 이번 아프간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년내에 다시 아프리카로 떠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 년 전부터 배 목사를 알고 지냈다는 한 지인은 "병이 완치된 뒤 새 삶을 얻었다며 봉사활동에 더욱 적극적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제주시 모교회 장로인 배호중(72.제주시 일도2동)씨의 2남2녀 중 차남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연립주택에서 부인과 초등학생 딸(9)과 함께 살고 있다.

press108@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