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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일 평택교육청에서 열린 초중고 교장단 회의자료에도 "학교운영위원회 산하에 '교복공동구매추진 협의회' 구성 유도"라고 명시돼 있다.
ⓒ 임정훈
평택의 한 중학교(사립)에서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측 교원위원들의 반대로 '교복 공동구매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안(아래 교복 공동구매 안)'이 부결됐다. 교복 공동구매를 위한 시도가 좌절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서명 운동을 준비하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할 태세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평택 ㅅ중학교에서는 교복 공동구매 안을 다루는 학운위(학교운영위원회)가 열렸다. 논의를 거쳐 표결한 결과 찬성과 반대가 각각 6표씩 나와 '가부동수일 경우 부결로 한다'는 규정에 따라 교복 공동구매 안이 부결됐다.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회의에 참석한 12명의 학운위원 가운데 학교장과 교감·부장교사 3명을 포함한 5명의 교원위원과 학부모위원 1명은 반대, 나머지 학부모위원 5명과 평교사 교원위원 1명은 찬성했다. 학교 측과 학부모 측의 의견이 분명하게 나뉜 셈이다.

학운위 참가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학교장이 "회의를 빨리 진행시켜 표결하라"며 학운위원장(학부모)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개항의 안건이 담긴 문건도 학교 측이 회의 당일에서야 제공해 제대로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ㅅ중학교 학운위원이자 학부모회장인 이서용씨는 "내가 만나 본 모든 학부모들이 교복 공동 구매를 원하고 있었다. 학교장을 비롯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교사들이 왜 소위원회 구성을 무산시켰는지 알 수가 없다"며 "전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돌리고 서명을 받아서라도 반드시 교복 공동 구매를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

ㅅ중 최아무개 교장은 "교복 공동구매를 하면 값은 저렴하겠지만 (옷감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한 것"이라며 교복 공동 구매 반대 입장을 재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교복 공동구매를 원하는 측은 "다양한 업체들의 견적을 받아 저렴하고 질 좋은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공동구매의 목적인데, (실시해 보지도 않고)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한편, 평택교육청에서 지난 4일 열린 지역 교장단 회의 문건에도 '학운위 산하에 '교복 공동구매추진 협의회' 구성 유도'라고 명시돼 해당 교육청에서도 교복 공동 구매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택 ㅅ중학교는, 전임 송 아무개 교장이 매점 수익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교사들이 모은 장학금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등 18년 동안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2005년 학내 분규가 발생했던 사립재단 소속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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