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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텍(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범인이 한국인 조승희씨로 밝혀진 가운데, 현지 교포 사회와 한국 모두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에 대한 미국인 일반의 시각이 어떻게 변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인이 이런 참극에 연루된 것에 대한 비난 의견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의견은 희생자 애도와 총기규제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의 일부 독자의견을 소개한다. <뉴욕타임스> 독자의견은 뉴욕 홉스트라 대학의 여광균 교수(인류학)가 'Massacre in Virginia: The Day After'란 기사에서, <워싱턴포스트> 독자의견은 민경진 <오마이뉴스> 기자가 'Shooter Described as Eccentric Loner' 기사에서 발췌했다. <편집자주>
ⓒ <뉴욕타임스> 화면 갈무리

<뉴욕타임스>

"이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 있었다면 이런 일 못했을 것"

"이번 경우 살인자가 한국에서 15년 혹은 그전에 미국으로 왔다는 게 흥미롭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총기 관련사고가 아주 경미한 나란데. 난 시애틀에 산다. 몇 년 전에 미국에 좀 살던 영국인이 총을 쏴 자신과 여자 친구를 살해했다. 또, 몇 년 전엔 오하이오 대학에서 중국계 대학원생이 자기 교수를 총으로 죽인 경우도 있잖아? 세 경우 모두 이 사람들이 자기네 나라에 있었다면 이렇게 하기 아주 힘들었을 거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한동안 여기 살고나면, 정말 이곳 문화를 잘 받아들이고 총기판매에 대한 엉성한 법을 이용해(도대체 한국인이 어떻게 총을 살 수 있었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 상상력을 실천하게 되나보다. 다른 나라에도 범죄가 있지만, 미국은 개인의 자멸적인 충동을 실행하기 정말 쉽게 만들어 놓은 나라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책임져야 한다." - Denny

"궁금하네. 과연 버지니아에서 온 정신적으로 파탄한 남자애가 한국에서 총이랑 탄알을 사가지고 자기가 다니는 한국 대학에서 이렇게 쉽게 총질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제한된 지식으론,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 Ken Tanaka

"외국인 혐오자는 게거품을 무는 걸 중단해야 합니다. 살인자는 합법적 이민자로 8살 때 부모랑 미국에 들어왔어요. 미국에서 자라났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총에 대한 모든 것은 여기에서 배웠어요. 만일 그가 한국에 있었다면, 총기를 사기는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 RAS

"개인의 행동 때문에 왜 한국인 전체가 위협당해야 하나"

"여러 블로그를 읽으면서 하나 발견한 것은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쓴 댓글이 사죄의 톤이라는 것이다. 언제, 미국이 그렇듯 외국인혐오 국가가 됐을까? 소수민족이 미국민에게, 자국 출신 사람들이 다 미국인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다짐을 할 의무를 느끼는 나라가 말이다. 이제 한국계 미국인들은 전혀 모르는 한 개인이 한 행동 때문에 보복당할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건가?" - Sabrina

"앞에 글 쓴 한국계들, 사과할 필요 없어요. 어제의 총기 범인은 한 개인으로 행동한 것이지, 한 문화나 인종의 대표자로 그렇게 한 게 아닙니다." - Tony

"많은 한국인이 그 총기범이 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있네요.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린 당신들을 비난하지 않아요.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이 모든 것은 그의 잘못이고, 그만의 잘못이에요. 명확히요. 그는 인간성을 상실한 한 개인입니다. 당신들이 사과한다는 것 자체가 당신들이 인간성을 잃지 않았다는 것과, 그와는 다르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가 전체 아시아인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듯이, 당신들도 그럴 필요 없어요. 또 앞에 누군가 '그러면 그렇지, 범인은 무슬림이었군' 했던 것도 봤어요. 내 생각에 그건 아주 지독한 인종주의예요. 말도 안 되는 말예요.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도움이 되는 게 있을까요? 없어요. 그저 그 말을 한 당신을 바보이고 무식쟁이로 만들 뿐입니다. 그러니 그런 증오의 말을 하지 말아요. 도움이 안 됩니다. 우리 대부분은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그대로 남아있도록 노력하지요." - An American

"국적을 강조하는 것은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것"

"(중략) 마지막으로, 왜 언론에선 범인의 국적에 많은 관심을 쏟는 걸까? 언론에선 마치 오직 한국인-이방인만이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은근슬쩍 말하는 것 같다. 심지어 이 기사에서도 범인을 '외톨이'라고 한다. 그럼 모든 총기 범죄자는 한국인 외톨이가 될 것인가? 내 생각엔 이런 정보는 쓸데없는 것이다(이름을 보면 한국계라는 게 명확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조(승희)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고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강조는 그저 외국인 혐오와 이민자(그리고 외톨이)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뿐이다. 범인의 국적이나 문화가 아니라, 범죄인과 그의 범죄만 비난해야 한다." - R. Henriquez

"한국인만큼만 책임감 있었으면 미국이 더 나아졌을 것"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계 미국인이 살인자라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부끄럽다는 내용의 댓글과 위로 댓글을 많이 달았다. 만일 우리 모두에게 그런 책임감이 있었다면, 여기는 더 나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는 미국이고, 당신을 환영하며,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는다. 만일 내가 미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이 사건으로 당신을 공격하려는 외국인 혐오인이 하나 있다면, 개인적인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당신을 도우려고 하는 다른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눈을 부릅뜨고, 우리 한국계 미국인 형제자매들을 보호해 주자." - Kevin T

"범인은 '중국인', '한국인'이 아닌 미국 총기문화"

"<시카고선타임스>지를 비난한다. 신문은 살인자가 '중국인'이라는 잘못된 인종주의적 기사에 사과해야 한다. 진짜 범인은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시아인' 혹은 미국인 소수인종도 아니다. 한국, 중국, 그리고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총기 관련] 범죄율은 아주 낮다. 진짜 살인자는 혐오로 가득 찬 '개인'이고 '미국' 총기 문화의 산물이다. 모든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위로를 표한다. <시카고선타임스>지는 사과하라!" - A Helping Minority Citizen

"한국인…, 소문은 중국에서 비자를 받은 학생이라고…, 영문학 전공…, 대부분 총기 난사는 독일어 수업에서…. 언론에서 이 사실을 두고 어떤 식으로 장난할지 아주 궁금하네." - Matt

"감정적이고 격정적인 나라 사람 받지 말자"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부모가 자기 자식을 죽인 사건이 있었다. 이민법을 바꿔서 이런 감정적이고 격정적인 나라 사람들을 안 받는 수는 없을까? 스위스나 핀란드 사람들이 더 필요하다." - Michael


<워싱턴포스트>

"충격... 총기규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 <워싱턴포스트> 화면 갈무리
"믿을 수가 없다. 수백명의 희생자 가족과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있다. 이런 때에 악성 댓글을 올리는 일부 독자들은 정신이 있는 것인가? 이번 사건 이후 총기규제에 대한 내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 이번 사건이 모든 사람의 비극이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 why1201

"총기규제 문제를 시급히 다뤄야 한다. 우리가 이런 사건을 얼마나 더 겪어야 총기를 규제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인가?

버지니아 주의 총기규제는 미국에서 가장 약한 수준이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죽어가자 우리는 음주연령을 올리는 방법으로 이 문제에 대응했고, 이에 따라 음주운전 사망자는 대폭 줄었다. 우리는 지금 총 확산추세가 걷잡을 수 없는데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다." - corlissv

"총기규제? 음주운전 한다고 차량소유 불법화하는 격"

"도대체 NRA(전미총기협회)가 이 문제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런 주장을 하는 자는 그저 정신 나간 사람일 뿐이다. 이건 마치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죽는다고 차량 소유를 불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를 남용하는 사람들이다. 총기소유를 불법화해도 범죄자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총기소유를 불법화하면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할 수단만 잃게 된다." - Resident of United States

"수치스러운 일이다. 어떻게 무고한 사람들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가? 33명이 죽었다. 이 수치스러운 사태는 이들의 가족과 버지니아 공대 사람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조승희는 완전히 실패한 인간이다." – kungfukoh

"핵심은 총도 한국인도 아닌 영혼이 텅 빈 한 인간"

"절망과 걱정, 비극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이곳에 속 좁은 의견을 올리는 이들은 그냥 놓아두자. 이번 사건의 핵심은 총도, 한국인도 아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영혼이 텅 빈 한 인간이 결국 이런 참극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이런 사건은 언제든 또 일어날 것이다." - danthony

"한국인에게 전합니다. 우리는 이번 참극이 한 개인의 문제이지 한국 전체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국인은 우리의 친구입니다." - martin

(정리 : 김경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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