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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박근혜' 후보 검증 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당 지도부인 전여옥 최고위원의 고군분투가 눈에 띈다.

설 연휴가 끝난 2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의 가장 핵심 화두는 단연 후보 검증 논란이었다.

특히 이번 후보 검증 논란이 박근혜 전 대표의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로부터 촉발됐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한 박 전 대표측이 대선후보 경선준비 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의 공정성을 문제삼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여옥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진보와 좌파에 대한 국민들의 착시현상이 있었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전여옥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등 "자기 식구 잘 단속해라'

▲ 지난 13일, 정인봉 변호사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연일 검증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여옥 최고위원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날 강재섭 대표는 "후보들이 자기측 식구들을 잘 단속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수시로 라디오나 TV에 출연해 자기 주장을 얘기하다가 오버해서 상대방 얼굴을 할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승리위원회와 윤리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해 서로 시비하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당의 방침에 시비를 한다든지, 상대방에 대해 같은 당 후보라는 인식을 망각하고 지나치게 헐뜯는 일이 생기면 당의 이러한 기구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세 최고위원도 "정인봉과 김유찬 기자회견으로 시작해 (박근혜 전 대표) 지지모임까지 가세해서 본격적인 난타전을 벌이고, 후보진영에서 상대 후보의 검증을 주도하는 모습은 잘못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최고위원은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겨냥, "공작은 아니겠지만 (박 전 대표의) 특보가 나서서 이전투구를 시작하고 지지모임까지 가세해 확대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내 입으로 안 했으니까 상관없다'고 주장한다면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후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여옥 "국민들이 후보 품격에 진절머리 낼 것"

하지만 권 최고위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전여옥 최고위원의 발언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진보와 좌파에 대한 국민들의 착시현상이 있었다"며 "마찬가지로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무례함을 소탈함으로, 천박함을 소박함으로 착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음 대통령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라고 자문한 뒤, "능력과 도덕성과 품격을 갖춘 사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빗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가 지난 19일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검증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은 모르게 된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을 강조한 가운데, 당 지도부의 일원인 전 최고위원 홀로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전 최고위원은 "정말 안타까운 것은 후보들이 갖고 있는 자질들이 빛을 바라고 상처를 입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한나라당 후보들이 갖고 있는 능력과 도덕성을 버리고 후보들의 품격에 대해 진절머리를 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후보 외 사람들이 내뱉는 천박한 언어에 대해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해, 후보 검증 논란에 대한 양 캠프 관계자들의 진흙탕 설전으로 인한 지지율 동반 하락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의 비서관 출신인 김유찬씨가 폭로한 '위증 교사' 등과 관련 "후보 검증위원회에 김씨의 자료를 가져오도록 요구해서 검증위가 판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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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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