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십이지신(十二支神)

12지라는 개념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동·서·남·북 등의 방위(方位)나 시간과 관련이 많습니다. 12지를 상징하는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라는 12마리의 동물의 설화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하늘나라의 임금은 동물들의 순위를 정하고자 하였는데 어떻게 하면 그 순위를 잘 매길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임금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하늘나라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정하겠다고 마음먹고 모든 동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동물들은 저마다 빨리 도착해서 남들보다 좋은 순위를 받기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리가 짧고, 날개도 없으며, 덩치도 작은 쥐는 좋은 순위를 받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래서 꾀를 내어 믿음직하고 튼튼한 소의 등에 타고 가리라는 편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정월 초하루가 되어 모든 동물들은 하늘의 문을 열고자 열심히 달려왔는데 소가 부지런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소의 등에 타고 있던 쥐가 뛰어 내리면서 소의 앞에 서게 되어 일등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리하여 하늘에 도착한 동물들에게 차례대로 순서를 매겨서 땅의 기준을 세우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12마리의 동물을 상징하는 12지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 경북 경주 괘릉의 십이지신 중
ⓒ 김성후

12마리의 동물은 불교에서 약사여래 권속인 12지신장이 되어 12야차대장 또는 12신왕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12야차대장은 석가모니께서 약사여래의 본원공덕에 대해 설하는 자리에 참석하여 약사여래의 공덕을 듣고 크게 감명을 받아 약사유리광여래의 명호를 공경 공양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 모두 그 사람을 지켜서 일체의 고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그의 여러 가지 바람도 만족시키겠노라는 서원(誓願)을 세웁니다. 그 후로 12지신장은 약사여래의 호법신으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사물(四物)

불교에서 의식을 행할 때 소리를 내는 네 가지 물건이 있으니 이를 사물이라 합니다. 사물은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말합니다. 범종은 절에서 사람을 모으고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치거나 아침․저녁의 예불 때 치는 종을 말합니다. 범종은 지옥을 포함한 모든 중생을 향하여 베푸는 부처님의 소리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소리를 들은 모든 중생을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내용을 담은 아래의 게송을 읊으면서 스님들은 범종을 친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절에 있는 범종각의 기둥에 주련으로 많이 새겨놓기도 합니다.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願此鐘聲遍法界)
무쇠둘레 그 어둠에서 나와 다 밝아지소서(鐵圍出暗悉皆明)
삼악도의 고통을 여의고 칼의 산을 허물어(三途離苦破刀山)
모든 중생이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도록 하소서(一切衆生成正覺)


▲ 경북 안동 봉정사 내 법고
ⓒ 김성후
법고(法鼓)는 ‘법을 전하는 북’이란 뜻입니다. 법고는 짐승을 포함하여 땅 위에 사는 어리석은 축생(畜生)을 구제하기 위하여 울립니다. 법고는 소의 가죽으로 만드는데 한 쪽은 암소의 가죽을 다른 쪽은 수소의 가죽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암소와 수소의 가죽을 댄 이유는 음양(陰陽)의 조화를 꾀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음으로만 이루어지거나 양으로만 이루어져서는 결코 좋은 소리가 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조화로운 소리야 말로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끌어 준다는 말과 서로 통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목어는 물에 사는 중생을 구제한다고 하는데 그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에 게으르고 계율을 어기며 제멋대로 생활하다 일찍 죽어버린 불제자가 있었습니다. 이 제자는 물고기로 다시 태어났는데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아나 헤엄치기 힘들고 간혹 비바람이 치면 나무가 흔들려서 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답니다.

▲ 전남 강진 백련사 내 목어전설 벽화
ⓒ 김성후
어느 날 물고기가 된 제자의 스승이 배를 타고 가는데 뱃머리 앞에서 등에 나무가 난 물고기가 울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 물고기가 전생에 게으르고 방탕한 자기의 제자였음을 안 스승은 수륙재(水陸齋 : 물이나 육지에 사는 미물과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는 법회)를 열어 물고기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그날 밤 그 제자는 스승의 꿈에 나타나 감사와 함께 다음과 같은 서원(誓願)을 올립니다. “스승님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다음 생에는 진실로 열심히 정진하겠나이다. 바라옵건대 저의 등에 난 나무를 베어서 저와 같이 생긴 물고기를 만들어서 나무막대로 두드려 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는 좋은 교훈이 될 것이요, 강이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그 소리를 들으면 해탈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이 될 것입니다.”

스승은 그 부탁에 따라 나무를 베어 물고기 모양을 한 목어를 만들어 가르침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물고기는 투명한 눈꺼풀이 있기 때문에 이 눈꺼풀로 눈을 감아도 눈을 감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고 여겨 불교 수행자라면 물고기처럼 잠자지 말고 열심히 수행하라는 뜻도 담겨있다고 합니다.

운판은 하늘을 나는 날짐승을 구제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운판의 모양이 하늘을 나는 구름모양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운판이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중국 선종(禪宗)계열의 사찰에서 부엌에 달아놓고 끼니 시간을 알리기 위해 쳤다고 합니다. 또한 구름은 비를 몰고 오기 때문에 불을 다루는 부엌에서 화재를 막아내는 주술적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부엌에서 밥이나 죽을 끓일 때 세 번을 두드리므로 ‘화판(火板)’이라 하고, 끼니 시간을 알리는 경우 여러 번 길게 두드리므로 ‘장판(長板)’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주로 사용하다가 사물(四物)의 하나가 되었고 아침저녁 예불 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도서

이 글을 적다보니 많은 책들을 참고하고 또 인용하게 되었는데 그 많은 책들 중에서도 소중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을 간략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사전과 같은 형태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두산세계대백과사전>, <한국문화상징사전1~2>, <불교사전> 등이 있습니다. 불교경전은 워낙 많아서 다 말씀드리기가 힘들지만 ‘동국역경원’에서 나온<한글대장경>과 무비스님께서 번역한 <화엄경 1~12>민족사, <본생경>, <대반열반경>, <묘법연화경>, <정토삼부경>, <미륵경전>, <지장본원경>, <약사본원경> 등이 있습니다.

불교개론서로서 조계종포교원에서 나온 <불교입문>, <불교교리>, 이기영님의 <불교개론강의 上·下>, 곽철환님의 <불교길라잡이>, 성철스님의 <백일법문 1~2>, 케네스 첸의 <불교의 이해>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도 및 인도불교와 관련하여 길희성님의 <인도철학사>를 비롯 <우파니샤드 1~2>, <바가바드 기타>, <인도불교의 역사 上下> 등이 있습니다.

기타 지식과 관련하여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 <인식론>, <현상학>, <해석학> 등의 책이 있으며 종교와 관련해서는 J.B.노스의 <세계종교사 上·下>, 니니안 스마트의 <세계의 종교>, 엘리아데의 <성과 속>, 반겐넵의 <통과의례> 등과 여러 신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신증동국여지승람> 등과 함께 여러 역사서적들이 있으며 <답사여행의 길잡이 1~15>,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3> 등과 같은 책들도 있습니다. <한국건축사>, <한국의 전통건축>, <한국목조건축의 기법> 등 건축에 관한 여러 책들도 있으며 특히 대원사에서 출간한 ‘빛깔있는 책들’은 불교미술에 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글과 책들이 있지만 지면상 그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