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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번 기회에 (뉴라이트전국연합과) 확실히 분리하려고 한다. 우리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게 생겼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정치권 진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같은 흐름을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2004년 11월 보수언론의 각광 속에 뉴라이트 운동의 태동을 선언한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가 그렇다.

신 대표는 2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핵심인사들의 최근 행보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진홍 목사(두레교회)가 보수대연합을 설파하고 유석춘 교수(연세대 사회학과)가 한나라당 참정치운동 본부장을 맡는 등 전국연합은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뉴라이트 브랜드 활용하려는 유랑민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한나라당·자민련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유랑민'들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뉴라이트 브랜드를 활용하려고 한다"며 "정치권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들러리를 서는 것밖에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신 대표는 한반도선진화재단(박세일 교수)과 선진화국민회의(이석연 변호사) 등 여타 뉴라이트 단체와의 우호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전국연합에 대해서는 "이름만 같지, 다른 점이 많다" "(사상·정책운동에 대한) 생각도 없고, 능력도 안 된다"고 깎아내렸다.

비난의 화살은 뉴라이트 진영과의 연대를 꾀하는 한나라당에게도 이어졌다.

"5·31 지방선거와 7·11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전날까지 작통권 환수되면 나라가 결단날 것처럼 대중연설을 했던 사람들이 골프나 치고…. 이런 구태를 보이면서 어떻게 참정치 운동이 되겠나? 택도 없는 소리다."

"국고보조금 받아서 여의도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메이저신문이나 뉴라이트가 뭔가 제시하면 그 때서야 뒤따라오거나 맞장구치는 건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다."

"지금같은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한국사회의 불행이다. 이런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나라가 어떻게 될 지 걱정이다. 지금 야당인데도 평일에 골프나 치러 가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여당이 되면 더 심하지 않을까?"

그는 보수신문들의 논조를 대체로 호평하면서도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반미친북'식의 이념 접근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일성 수령 떠들더니 친일파 청산하자고?"

ⓒ 오마이뉴스 남소연
92년 급진적인 노동운동에 대한 자아비판 끝에 자유주의자로 전향한 그는 최근 은퇴한 리영희 한양대 교수에 대해 "옛날에 쓴 책에서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며 "극좌 맹동주의에 대한 지식인의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젊은 시절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여당의 소장파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처음에는 민주화운동이었지만 사회주의 운동으로 변질된 것도 사실이고, 좌파 운동권의 주류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위수김동)를 입에 달고 다닌 주사파였다. 자기들이 '위수김동' 떠들고 다니는 과거는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하고, 친일파는 안 된다는 것은 이중잣대이다…(중략)…그 사람들이 '친일파 청산하자'고 그렇게 설치지 않았다면 우리도 그럴 생각 없었다. 최소한 양심이 있어야지."

그러면서 신 대표는 '구 기득권세력과 무관하고 미래지향적인 인물'로서 뉴라이트 운동단체들과 얘기가 잘 통하는 인물로 김문수 경기지사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도 '한국의 대처'가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시 자유주의연대의 진로에 대해 "그 때 가서 판단하겠다, 우리가 야당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전국연합과는 '뉴라이트'라는 이름만 같다"

다음은 신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지난 2년 동안의 뉴라이트 활동을 평가한다면.
"뉴라이트 운동의 급성장 배경에는 현 정권에 대한 반발 정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는 솔직히 운이 좋았다."

- 후발주자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이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뉴라이트를 끌어안으려는 한나라당의 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뉴라이트라는 이름만 같이 쓰고 있지, 다른 점이 많다.

2004년 11월 자유주의연대 출범과 함께 뉴라이트운동이 시작된 건데, 처음에는 김진홍 목사를 모시고 같이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힘들구나' 라고 생각한 게 한나라당이나 자민련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유랑민'들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뉴라이트 브랜드를 활용하려고 접근하더라. 우리는 그런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했는데, 김 목사는 그들과 함께 한 것이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구성원) 다수가 뉴라이트 간판으로 뭔가 해보려는 사람들이다. 7월 재보선에서도 전국연합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많이 했다. 자유주의연대는 사상·정책운동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그런 생각도 없고, 능력도 안 된다."

- 뉴라이트 진영의 분열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래도 할 수 없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게 여기저기서 '김진홍 목사가 향후 정치계획을 밝히고 다니는데, 자유주의연대는 어떻게 할거냐'는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

- 전국연합이 정치권과의 연대 얘기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전국연합이 뉴라이트운동의 대표성을 결국 선점하게 되는 게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우리는 정치권과의 연대를 반드시 하려는 건 아니다. 짝짓기 차원에서 정치권에 접근하면 뉴라이트가 아니다. 뉴라이트라면 기존 우파와 달리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하지 않나? 질적 업그레이드가 있어야 의미가 있지, 뉴라이트 사람들을 수혈해서 한나라당의 낡은 이미지를 바꾸려는 정치 이벤트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

경쟁력있는 컨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뉴라이트 운동은 실패할 수 있다. (뉴라이트 진영에서) 가장 빨리 출범한 자유주의연대가 아직 2살이 안 됐다. 그런데 (전국연합이) 한나라당과 연대를 해버리는 게 안타깝다. 박세일 교수의 한반도선진화재단과 이석연 변호사의 선진화국민회의와는 아주 우호적인 협력 관계다."

"메이저신문에 뒤늦게 맞장구, 한나라당 한심하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한나라당의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5·31 지방선거와 7·11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전대 끝난 후 논공행상 차원에서 부대변인을 39명이나 만들었는데, 뉴라이트 따라서 '작은 정부' 얘기하는 정당이 이럴 수 있나? 작은 정부의 의미도 모르고 떠드는 것이다. 한나라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평일에 골프친 것도 그렇다. 전날까지 작통권 환수되면 나라가 결단날 것처럼 대중연설을 했던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런 구태를 보이면서 어떻게 참정치 운동이 되겠나? 택도 없는 소리다."

- 지금의 흐름으로는 '우파 혁신'이 갈수록 힘들어지지 않을까?
"지금 바깥에서 한나라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잘못된 행보에 매섭게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뉴라이트와 정치권의 관계는 그래야 한다. 참정치운동에 참여해서 정치권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들러리를 서는 것밖에 안 된다."

- 당 밖의 일방적 외침이 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의 실정이 싫어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한나라당이 좋아서 지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한나라당에 투표하면서도 한나라당도 문제라고 느끼는 많은 유권자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다.

한나라당 연찬회에 가서 '한나라당은 수비전문당'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노무현 정권이 수도이전, 국가보안법 폐지, 사학법·신문법 제정 등을 추진하면 한나라당은 안 된다고만 했다. 한번도 국정의제를 먼저 제시한 적이 없다.

정계개편만 해도 그렇다. 위기에 처한 열린우리당이 판을 흔들려고 하니까 한나라당도 불안해져서 '보수대연합' 얘기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만약 '대선이 많이 남았으니 국정 현안을 챙기자'고 했다면 열린우리당이 머쓱해지고 한나라당이 점수를 더 땄을 것이다.

이런 한나라당을 견인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가는 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의 태도가 돼야 한다."

- 오히려 보수언론들이 의제를 먼저 제시하고 한나라당은 행동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한심한 거다. 얼마나 한심하냐? 국고보조금 받아서 여의도연구소도 운영하고 있으면서 메이저신문이나 뉴라이트가 뭔가 제시하면 그때서야 뒤따라오거나 맞장구치는 건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다."

"매사 '반미친북'의 접근이 기존 보수의 문제점"

- 메이저신문과 뉴라이트의 지향은 일치하나?
"일치할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다. '세금폭탄' 저지하고 '알뜰정부'를 만들자는 주장은 우리가 먼저 외치고 메이저신문도 비슷한 논조를 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전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방향을 잘못 잡았다. 노 정권이 전작권 환수의 명분으로 자주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니까 우파는 '노 정권은 반미친북'이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작통권 이양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노 대통령보다 더 단호하게 얘기하니까 한국의 보수는 곤혹스러운 지경에 빠졌다.

이 정부에 대해 매사 '반미친북'의 시각에서 접근하려고 하는 게 기존 보수의 문제점이었다. 실질적인 안보능력 약화나 경제적 부담이라든가 하는 구체적인 삶의 문제로 맞받아치는 게 옳았는데, 반미친북이라는 앙상한 이념 접근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

- 신문법 제정에 비판적인데, 언론에 무제한의 자유를 주는 것이 바람직할까?
"신문법은 그야말로 반자유주의적인 악법이다. 시장점유율 상위 1~3위 신문이 60%를 차지하면 안 된다면 왜 방송3사는 똑같이 규제하지 않나? 앞뒤가 안 맞는다."

- 법안은 열린우리당이 추진했지만, 한나라당도 동의해주지 않았나?
"그러니까 멍청한 당이다. 그런 '희대의 악법'을 21세기에 만든 것은 국가 수준의 문제다."

- 그럼에도 한나라당의 고정 지지층이 탄탄하지 않나?
"'묻지마 투표'를 하는 사람만으로는 집권이 어렵다. 그들만 보고 정치하면 수구꼴통 소리 듣는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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