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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의 일생

석가모니는 왕자라는 화려한 지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6년이나 고행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은 뒤 중생의 구제를 위해 자신이 깨달았던 내용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사람들은 석가모니를 깨달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처(佛, Buddha)라 부르며 더할 수 없는 공경으로 모십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여 그를 요망한 이야기나 흘리고 다니는 이단(異端)이라 비난하고 시기하며 모함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은 많아졌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아예 신(神)과 같은 존재로 여기며 섬기려는 경향도 나타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석가모니는 신이 아니라 깨달은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나자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진 제자들은 “이제 스승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우리들은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하는가?”라며 고민에 빠집니다. 이 질문이 나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석가모니는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 자신에 의지하라. 남에게 의지하지 마라. 법(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여기서 법이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말합니다.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내용을 교과서로 삼고 스스로 공부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초창기 불교에는 석가모니를 나타내는 별도의 상징물이 없으며 단지 위대한 스승으로서의 인간 석가모니와 그의 가르침만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석가모니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이름은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였습니다. ‘고타마’라는 씨족과 ‘자신의 목표를 성취한 자’란 뜻의 싯다르타가 합쳐진 이름입니다.

석가모니(Sakyamuni)라는 이름은 ‘석가(Sakya)족의 성자’라는 뜻으로 부르는 이름이며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는 10개나 되는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경전에 따라 60가지, 108가지, 270가지의 이름을 나열하기도 합니다만 여기서는 주로 석가모니라는 이름으로 통일하여 부르고자 합니다.

석가모니는 기원전 624년에 태어나서 544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근거는 인도의 남쪽 스리랑카에서 전해지는 경전에다 11세기경부터 내려오는 전설을 추가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2500년이 훨씬 지난 시대에 태어났으며 또한 그의 일생을 기록한 경전들의 내용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 정확하게 언제 태어나서 언제 돌아가셨다고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주장 이외에도 기원전 565년 태어나서 485년에 열반에 들었다는 설과 기원전 463년에 태어나 383년에 돌아가셨다는 설이 있다는 것도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정확하게 언제 태어났을까라는 의문은 학문적인 부분으로 제쳐두고 석가모니의 일생을 살펴볼까 합니다. 그의 일생은 크게 탄생과 깨달음, 그리고 최초의 가르침인 전법륜(轉法輪)과 입멸(入滅)이라는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카필라성 밖의 룸비니(Lumbini)동산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정반왕(淨飯王)이며 어머니는 마야(摩耶)부인이라고 합니다. 태어났을 때의 이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싯다르타였다고 합니다.

▲ 석가모니의 일생을 8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그림을 팔상도라 한다. 그 중 그의 탄생을 묘사한 비람강생상(천은사 팔상전 내).
ⓒ 김성후

야쇼다라와 결혼을 하여 라훌라라는 아들을 두었지만 29세에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기 위해 6년 동안 고행(苦行)을 했습니다.

그리고 35세 때 마가다국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때 마왕 파순은 석가모니가 깨닫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지만 이를 물리치고 난 뒤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세상에 널리 펼치고자 합니다.

▲ 보림사 대웅보전 내. 전법륜인을 취한 석가모니
ⓒ 김성후
깨달음을 얻은 이후 베나레스의 교외 사르나트의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서 처음에 같이 수행하던 다섯 사람의 수행자를 위하여 처음으로 설법을 하였습니다. 이 때의 가르침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 하는데 맨 처음 법의 수레바퀴(法輪)를 돌려서 수레를 나아가게 하였다는 뜻입니다.

이후 45년 동안 인도 전역에서 법의 수레바퀴를 돌리듯 가르침을 널리 펼쳤습니다. 그리고 80세에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나무 아래서 돌아가셨습니다. 사람들은 석가모니의 죽음을 죽음이라 하지 않고 완전한 이상경인 열반에 들어갔다는 뜻으로 입멸(入滅) 또는 반열반(般涅槃)이라고 부릅니다.

한편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8가지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를 팔상(八相)이라 합니다. 이는 나중에 팔상전이라는 건물에서 다시 상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

석가모니는 자신이 깨달았던 내용을 말로써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자들은 그 내용을 외우고 다시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언제부터 그의 가르침이 글자로 기록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원전 3세기 중반 인도의 아쇼카왕이 “백성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도록 하는 칙령을 발표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기원전 3세기 이전에는 문자로 기록된 경전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전 또한 정확하게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자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경전은 기원전 1세기경에 남인도의 팔리(pali)어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만들어졌으니까 후대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가 포함될 가능성이 적어 석가모니가 가르쳤던 내용과 가장 가까울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전을 바탕으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알아보겠습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그는 사람이란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먼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사람입니다. 6가지를 존재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①지옥(地獄)에서 태어나 온 몸이 찢어지거나 불에 타거나 얼어버리는 등 무시무시한 고통을 받는 존재, ②아귀(餓鬼)로 태어나 늘 배고프고 굶주리는 존재, ③수라(修羅)로 태어나 전쟁을 좋아하고 늘 싸우기만 하는 존재, ④축생(畜生) 즉 짐승으로 태어나 고생을 하다 죽는 존재, ⑤인간(人間) 즉 사람으로 태어나는 존재, ⑥하늘(天)에서 태어나는 존재로 나눕니다.

지옥, 아귀, 수라, 축생은 사람보다 아래의 등급으로 고통을 받는 존재이며 하늘에 태어난 존재는 사람보다 우수한 등급으로 보다 즐거움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고통도 느끼고 즐거움도 느끼며 또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존재라고 합니다.

6가지 존재 중 사람의 몸은 지수화풍(地水火風), 즉 땅과 물과 불과 바람아 서로 섞여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라 모든 존재의 근본 요소를 이 4가지로 간주하였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는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오온은 사람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나중에 발전하여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 전체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색(色)이란 만들어지는 것과 사라지는 것들의 물질세계를 뜻하며, 수(受)는 받아들인다는 뜻인데 물질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는 등의 감각작용을 말합니다. 상(想)이란 감각작용을 통해 받아들인 바깥세계의 사물을 다시 마음속에서 상상으로 보는 마음의 작용을 의미합니다.

행(行)이란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으로 업(業)과 윤회(輪回)를 통해 인연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업(業)을 만드는 3가지의 행동으로 몸으로 짓는 업인 신업(身業), 입과 말로써 짓는 업인 구업(口業), 그리고 마음과 뜻으로 짓는 업인 의업(意業)이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識)은 안다는 뜻인데 분별하여 안다는 뜻입니다. 개념의 설명이라 약간 어려워지는데 감각적 인식작용을 거친 다음 그 감각적 판단에 따른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의 결과를 놓고 다시 반성적 결단을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지수화풍이라는 4대가 육체를 구성하는 요소라면 수(受), 상(想)과 함께 식(識)은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 회부터 업(業), 윤회(輪回), 연기설(緣起說), 열반(涅槃), 중도(中道),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 등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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