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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이민정 기자 전지은 김새남 인턴기자
사진 : 남소연 기자


▲ <오마이뉴스 재팬> 편집데스크를 맡고 있는 히라노 히데키(Hirano Hideki)가 14일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오마이뉴스 모델을 일본사회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 등에 관해 주제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히라노 히데키씨
ⓒ 오마이뉴스 남소연
'손정의·소프트뱅크·1100만 달러 투자'

올해 초 손정의 사장이 대표로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마이뉴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론시장을 긴장시킨 키워드들이다.

현재 <오마이뉴스 재팬>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은 성공도 실패도 확답을 내놓을 수 없는 상태다.

14일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일본과 아시아에 오마이뉴스 모델을 전파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오마이뉴스 재팬>뿐만 아니라 아시아에 전파될 시민참여 저널리즘이 나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오마이뉴스 재팬> 편집데스크를 맡고 있는 히라노 히데키(Hirano Hideki)씨와 강인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발제자로 나섰다. 히데키씨는 도리고에 슌타로 <오마이뉴스 재팬> 편집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이들은 인터넷 환경, 국민성 등 한국과는 다른 일본 상황을 분석하면서 시민참여 저널리즘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을 발표했다.

<오마이뉴스 재팬>이 넘어야 할 산

슌타로 편집장의 발제문을 대독한 히데키씨는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국민성을 설명하면서 대안 미디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은 근대화 이후 국민들이 자력으로 개혁이나 혁명을 일으킨 적이 없다. 본격적인 민주주의도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뉴 딜러'라는 진보적인 사람들에 의해 도입됐다. 그래서 지금도 일본인들은 정치나 사회 활동에 참가하는데 서툴다.

지금 일본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언동이 국민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미디어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본 국민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연출한 '고이즈미 극장'을 보고 있다. 총선거 때도 유권자의 투표율이 60%를 밑도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본인들의 의식이 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인들은 정치에 참가해서 뭔가를 바꾸고 싶다는 분위기가 충만하지도 않은데다 언론사가 일방적으로 흘려보내는 정보를 소비하는 일방통행 관계에 길들여져 있다"며 "하지만 최근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간 차이점으로 미디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덧붙였다. 그는 "한국은 기존 미디어에 대한 불신감이 뿌리깊고, 이에 대한 대항축으로 <오마이뉴스>가 탄생했다"며 "하지만 일본은 기존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결국 인터넷 신문의 성공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

또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해 마치 연극을 보듯 수동적인 사람들이 많고, 인터넷은 장점만큼 단점도 있기 때문에 <오마이뉴스 재팬>이 과연 얼마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실명이나 얼굴을 드러내고 발언하는 것을 꺼려 이것 또한 인터넷 매체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볼록문화 vs 일본의 오목문화

▲ 강인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14일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한국사회와 문화적 특수성에 기인한 오마이뉴스 성공 사례에 관해 주제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강인규 시민기자는 일본의 인터넷 매체인 <잔잔>과 <오마이뉴스>를 비교하면서 양국의 민족성의 차이를 분석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언론학)에서 강의 중인 그는 주로 미디어와 민족·국제 관련 기사를 많이 쓴다.

강 기자는 "2000년에 시작한 <오마이뉴스>의 경우, 6년만에 4만명 이상의 뉴스게릴라를 만들었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며 "반면 <잔잔>은 <오마이뉴스>를 모델로 2003년에 창간했지만 기자 수나 영향력, 시민기자들의 참여 측면에서 미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같은 원인부터 민족성 같은 근원적인 원인을 이유로 제시한다"며 "하지만 한국의 고속인터넷 보급률(70% 이상)이 일본의 그것(45%)보다 앞서지만, 일본의 인구가 한국의 세 배기 때문에 절대 사용자는 일본이 훨씬 더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두 민족의 차이점을 짚으며 "한국의 높은 인터넷 보급률뿐만 아니라 ▲높은 교육열 ▲지속적인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높은 인구밀도와 도시거주 인구비율 등이 상호 작용한 결과, <오마이뉴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잔잔>의 창업자인 다케우치 켄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의 성향 차이를 볼록문화(convex culture)와 오목문화(concave culture)라는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 일본인들은 한국인에 비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특정한 시기에 한 사회의 국민이 갖는 특성을 말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국민성은 결코 유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의 역사적 조건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며,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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