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국어 능력검정시험> 책 표지
ⓒ 하늘땅기획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중 토익(TOEIC)이나 토플(TOEFL)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만큼 토익이나 토플이 인재를 뽑는 하나의 기준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그 토익이나 토플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되는데도 말이다.

여기 토익이나 토플이 아닌 ‘한국어 능력검정시험’이란 것도 있다. ‘한국어 능력검정시험’은 2005년 제정된 국어기본법 제 23조에 “문화관광부장관이 국어능력을 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데에서 시작했다. 이 법의 시행 후 한국어 시험에 대한 기업체와 취업지망생, 교육기관 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한국어 검정시험은 네 가지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토픽(TOPIK)과 한글학회에서 실시하는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은 외국인 유학생들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재)한국언어문화연구원의 ‘국어능력인증시험’과 한국방송(KBS)의 ‘한국어능력시험’은 주로 내국인을 위한 시험이다.

이 내국인을 위한 시험 중 (재)한국언어문화연구원에서 주관하는 ‘국어능력인증시험’은 해마다 4번씩 실시되어 벌써 17번을 치렀으며, 한국방송의 ‘한국어능력시험’은 2005년부터 시작하여 오는 14일이면 4번째가 되는데 해마다 3번 치를 예정이다.

현재까지 이 한국어능력시험은 토익이나 토플에 비하면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한국방송과 교육방송(EBS)이 입사시험에 한국어 능력시험 성적을 요구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한국방송 입사지원자는 반드시 한국방송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한국방송은 시험의 결과를 영어 성적과 학점만큼이나 높게 반영할 방침이라고 전한다.

교육방송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에게 이 시험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하고, 문화방송(MBC)와 서울방송(SBS)도 현재 입사시험의 국어영역을 한국어능력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방송사들뿐 아니라 고시에서도 한국어능력시험이 당락을 가름하는 주요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외무고시에 공직적성평가가 도입되면서 국제정치학과 국제법 대신 우리말 구사능력과 추리력 등 언어능력을 검증하는 과목들이 추가 되었다.

이런 경향은 이제 학교 입시에도 번지는 추세이다. 의-치의학과 전문대학원 설립에 따른 의학교육입문검사(MEET)와 치의학교육입문검사(DEET)에도 언어추론 영역 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또 부산 동의대학교는 문과에 한해 올해 수시 2차 모집부터 국어능력시험 점수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에도 시작되고 있는데 충남 공주의 특성화고교인 한일고등학교는 아예 졸업 인정의 전제조건으로 국어능력시험에서 일정 점수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또 민족사관고등학교는 2007년 입학 지원자부터 토플 성적표와 함께 국어능력인정시험(또는 한국방송의 한국어능력시험) 성적표를 반드시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국어능력이 공부나 직장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초중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무려 16년이나 국어를 배우고도 맞춤법을 모르는 것은 예사이고, 직장에서 업무보고서도 제대로 쓰지 못해 쩔쩔 매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

이 이야기는 국어능력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기본능력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젠 국어능력시험을 도입하는 학교나 기업이 부쩍 늘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어능력 관련 책의 출간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까지 3종에 불과했던 한국어시험 대비 수험서가 올해 들어 벌써 10여 종으로 늘었고, 기출문제에 대한 해설집까지 나왔을 정도이다.

특히 최근 ‘하늘땅 한국어연구소’가 김형배 박사의 감수를 받아 하늘땅기획에서 펴낸 <한국어능력시험>은 눈길을 끈다.

<한국어능력시험> 제 1권은 문법능력 마당으로 한글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표기, 로마자 표기를 다룬 어문규법, 토박이말, 한자어, 우리말 다듬기, 국어문화 유산(관용어, 금기어, 단위어)을 들어 있는 어휘능력, 문장 바르게 쓰기, 외래 어법이 있는 어법 능력을 망라한다.

제 2권은 이해능력마당으로 듣기와 읽기, 고전문학, 현대문학(현대시, 현대소설, 현대수필)을 다루고 있다. 또 제 3권은 표현능력으로 말하기(언어예절, 호칭어와 지칭어), 쓰기(쓰기의 과정, 글의 개요), 수사법(문장 안에서의 수사, 분장 밖에서의 수사, 문맥에 의한 수사), 고사성어와 속담, 한말과 한글(한말의 특징, 한글의 우수성, 북한의 문화어)가 들어 있다.

이 책의 특징으로는 친절한 설명, 풍부한 예문과 더불어 모든 장마다 실제 문제와 같은 유형의 예상문제를 담아 실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또 분문 내용 가운데 살펴 보아야할 내용은 [참고]와 [주의] 사항을 덧붙이고, 뜻이 어려운 어휘에 대해서는 [어휘력] 항목에 뜻풀이를 덧붙여서 어휘력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돋보인다.

그리고 부록에 한국방송의 ‘한국어능력시험’과 (재)한국언어문화연구원의 ‘국어능력인증시험’도 덧붙여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이 책은 책을 읽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편집에 세세한 신경을 쓰고 있으며, 3권을 한 책에 합본해서 발행했지만 쉽게 가지고 다니며, 공부할 수 있도록 분책할 수 있게 배려한 점도 칭찬할 만하다.

이제 영어능력보다 국어능력시험이 중요한 시대가 다가온다. 학교에 들어가고, 취직을 하는 데에 이젠 국어능력시험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는 데에 이런 책 한권을 갖추고 가끔 들여다보는 것도 슬기로운 일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골아이고향☜ 에도 송고 됩니다.


2019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30일 안에 다잡기! - 영역별 핵심이론 + 실전문제 + 기출문제 수록!

김훈.이수정 지음, 시대고시기획(2019)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